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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 ]

'가왕' 조용필도 못이룬 기록,
이효리가 세웠다

by오마이뉴스

가요계 역사상 처음으로 9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1위 차지


<놀면 뭐하니?>의 김태호PD와 유재석은 <무한도전> 시절부터 방송을 통해 많은 음원을 만들어 발표한 바 있다. '키 작은 꼬마이야기'를 시작으로 '냉면', '바람났어', '순정마초', '말하는 대로', '해볼라고', '레옹' 등 '무도가요제'를 통해 대중들에게 알려지며 음원차트 상위권에 오른 곡도 수 없이 많다. 하지만 이 노래들은 <무한도전>이라는 방송을 위해 제작된 노래들이기 때문에 공식적인 앨범 발매로 이어지진 않았다.


하지만 <놀면 뭐하니?>를 통해 유재석과 이효리,비가 결성한 싹쓸이는 다르다. 싹쓸이는 혼성그룹으로 정식 등록해 포털사이트에 싹쓸이를 검색하면 다른 아이돌 그룹처럼 세 멤버의 이름이 나온다. 여기에 7곡이 수록된 공식 앨범을 발표했고 뮤직비디오까지 촬영하며 다른 가수들과 다를 게 없는 준비과정을 거쳤다. 프로그램을 위해 싹쓸이의 노래가 나온 게 아니라 <놀면 뭐하니?>가 신인 혼성그룹 싹쓸이의 데뷔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이 된 것이다.


이미 공식적으로 데뷔를 하고 활동을 시작한 싹쓸이는 음악프로그램 출연은 물론 연말 시상식에서 신인상이나 음원대상까지 노릴 수 있다. 이미 싹쓸이의 데뷔곡 <다시 여기 바닷가>는 7월30일 <엠카운트다운>에 이어 1일 <쇼!음악중심>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팀의 홍일점 린다G 캐릭터를 맡고 있는 이효리는 90년대와 2000년대, 2010년대, 2020년대까지 각기 다른 네 번의 10년 동안 순위프로그램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최초의 가수에 등극했다.

'가왕' 조용필의 역사

오마이뉴스

▲ 전성기 시절 조용필은 한 앨범에 최소 두 곡 이상의 1위곡을 배출했다. ⓒ 케이비에스미디어

대한민국 가요계 역사상 최고의 가수 한 명을 꼽으라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양대 방송국의 가요대상만 11차례나 휩쓴 '가왕' 조용필을 떠올릴 것이다. 조용필은 데뷔곡 '돌아와요 부산항에'부터 최신곡(?) 'Bounce'까지 그야말로 발표하는 노래마다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20대부터 60대까지 정상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조용필도 4번의 10년에 걸쳐 순위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진 못했다.


1976년에 발표한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조용필의 데뷔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당시엔 순위를 집계해 발표하는 순위프로그램이 없었다(한국 최초의 순위집계 프로그램 <가요톱텐>은 1981년에 시작됐다). 80년대 앨범만 발표했다 하면 <가요톱텐> 1위와 연말 가수왕을 휩쓸던 조용필은 1990년 '꿈'과 '추억 속의 재회'를 끝으로 대중성보단 음악성을 쫓는 음반을 발표하며 대중가수로서는 인기가 떨어지고 말았다.


그렇게 대부분의 대중들이 '조용필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하던 2013년, 조용필은 10년 만에 정규 19집 앨범 < Hello >를 발표했다. 특히 선공개곡 'Bounce'는 중·장년층은 물론이고 젊은 대중들의 귀까지 사로 잡으며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고 조용필을 무려 23년 만에 순위 프로그램 1위로 이끌었다. 하지만 조용필은 활동이 상대적으로 뜸했던 2000년대에 공백이 생기면서 역대 최초의 각기 다른 4번의 10년 동안 1위에 오르는데는 실패했다.


조용필의 뒤를 이어 90년대 '문화대통령'으로 군림했던 서태지에게는 2010년대가 걸림돌이 됐다.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로 데뷔해 <난 알아요>,<환상 속의 그대>,<하여가>,<Come Back Home> 등으로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서태지는 가요계 은퇴 후 앨범만 발표하며 두문불출하다가 2000년 솔로 2집과 함께 대중들 곁으로 돌아왔다. 서태지는 복귀 후 <울트라맨이야>로 음악방송에서 3주 , < Moai >로 1주 동안 1위를 차지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하지만 서태지는 솔로 활동 이후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의 대중성을 버린 채 뉴메탈과 펑크 스타일의 노래들로 앨범을 채웠다. 여기에 뜸한 방송 활동으로 인해 대중들과 가까워질 기회를 갖지 못했다. 서태지는 2014년에 발표한 솔로 5집에서 아이유가 부른 <소격동>이 SBS <인기가요>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이를 '가수 서태지'의 순수한 2010년대 1위곡으로 분류하기는 힘들다.

2020년대까지 휩쓴 이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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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효리는 결혼 후 발표한 5집 앨범에서도 로 음악방송 1위를 차지했다.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1998년 5월 핑클의 맏언니로 합류해 가요계에 데뷔한 이효리는 4개월 만에 1집 후속곡 '내 남자친구에게'로 SBS '인기가요'에서 1위를 차지하며 '레전드 걸그룹' 핑클신화의 시작을 알렸다. 1집에서만 '내 남자친구에게'와 '루비'로 16번의 1위를 차지한 핑클은 2집에서도 '영원한 사랑'과 '자존심'으로 음악방송 13관왕에 오르며 1999년 서울가요대상과 SBS <가요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솔로 데뷔 후에도 이효리의 승승장구는 계속 이어졌다. 청순 걸그룹이었던 핑클 시절의 이미지를 깨고 섹시가수로 변신한 이효리는 솔로 1집 타이틀곡 '10Minutes'를 통해 SBS <가요대전>과 서울가요대상, KBS <가요대상>을 휩쓸며 가수 데뷔 6년 만에 그룹과 솔로로 모두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효리는 2008년 'U-GO-GIRL'로 5관왕, 2010년 '치티치티뱅뱅'으로 3관왕에 등극하며 2000년대와 2010년대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솔로 가수가 됐다.


롤러코스터 출신 기타리스트 이상순과의 열애와 결혼 이후 제주도로 거처를 옮긴 이효리는 결혼 후에도 2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하며 싱어송 라이터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가수 이효리'는 이미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고 이제 이효리는 화려한 무대보다는 자연을 사랑하는 털털한 소길댁, 또는 효리네 민박을 경영하는 카리스마 회장님으로 캐릭터가 변했다.


하지만 역시 이효리에게는 90년대와 2000년대, 2010년대를 호령하던 에너지가 남아 있었고 2020년 여름 린다G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유재석, 비와 함께 혼성그룹 싹쓸이를 결성한 이효리는 직접 가사를 쓰고 남편 이상순이 곡을 붙인 타이틀곡 '다시 여기 바닷가'로 음악방송 2관왕을 차지했다. 이로써 이효리는 90년대와 2000년대, 2010년대, 2020년대까지 네 번의 각기 다른 10년 동안 순위프로그램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역대 최초의 가수에 등극했다.


지난 7월25일부터 예약 판매가 시작된 싹쓰리의 공식 앨범에는 '다시 여기 바닷가'와 '그 여름을 틀어줘', '여름 안에서' 외에도 유두래곤과 비룡, 린다G의 솔로곡이 수록돼 있다. 특히 린다G, 즉 이효리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긴 'LINDA'에는 국내 최고의 여성래퍼 윤미래가 랩 피처링에 참여해 노래의 완성도를 높였다. 올 여름 대한민국을 강타한 싹쓰리 활동은 왜 이효리가 여전히 이 시대 최고의 슈퍼스타인지 한 번 더 증명했던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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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효리는 유재석과 비라는 든든한 동료들과 함께 각기 다른 4번의 10년대에서 1위에 오르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 MBC 화면 캡처

양형석 기자(utopia69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