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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 ]

꼰대와 먹방 이미지에 갇힌 '방송인' 현주엽의 한계

by오마이뉴스

[주장] 방송인으로서의 2막 위해 자신의 캐릭터 고찰해야


최근 스포츠 스타들의 방송계 진출이 활발하다. 안정환, 서장훈, 허재 등은 이제 전문방송인으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방송가의 대세로 떠올랐다.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귀>(당나귀귀), JTBC <위대한 배태랑> 등에 고정출연하고 있는 농구인 출신 현주엽도 이러한 스포테이너 열풍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현주엽은 현역 은퇴 이후 방송계에 진출하면서 '먹방'으로 화제를 모았다. 상상을 초월하는 역대급 먹성을 선보인 Olive <원나잇 푸드트립>에서의 활약은 대중에게 '예능인' 현주엽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이후 현주엽은 프로농구 창원 LG 감독으로 재임하던 기간에 현역 프로스포츠 감독으로서는 최초로 예능프로그램 <당나귀귀>에 고정출연하며 프로그램의 인기를 이끌기도 했다. <당나귀귀>에서도 현주엽은 '고기 마니아'로서의 기질을 어김없이 드러냈다.


현주엽은 올해 LG 감독직에서 물러난 이후 다시 방송계로 돌아왔다. 최근에는 <당나귀귀>에 다시 고정멤버로 복귀한 것을 비롯하여 주로 예능물에서 활발하게 활약중이다. 저조했던 농구인으로서의 성적표를 떼어내고 예능인으로 돌아온 현주엽을 더 반기는 분위기도 있다.

오마이뉴스

▲ KBS2 한 장면. ⓒ KBS2

'방송인' 현주엽의 가치

하지만 최근 들어 '방송인' 현주엽의 가치와 매력에는 점점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농구인을 본업으로 하여 잠시 일시적인 외도에 가까웠던 게스트 시절과는 달리, 본격적인 전업 방송인으로서 평가받는 상황이 되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


현주엽은 최근 그의 예능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당나귀귀>에서 '태도 논란'으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인기 유튜브 크리에이터 도티와 함께 '먹방 유튜브'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도티나 담당 PD에게 무례하게 행동하는 모습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현주엽의 태도 문제는 사실 갑작스러운 게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꾸준히 지적받아 온 부분이다.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상대에게 고압적인 명령투의 어조로 말하거나 혹은 정색하는 표정을 보여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의 특성상 이런 현주엽의 '밉상' 캐릭터가 웃음으로 포장돼 큰 문제로 지적받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대중들이 이런 현주엽의 태도에 문제의식을 느낀 건 <당나귀귀>에 프로농구 감독 신분으로서 출연했던 시기였다. 당시 현주엽은 부상을 호소하는 선수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훈련을 강요하는가 하면, 슈팅 폼에 대한 지적에 선수가 이견을 보이자 정색하며 선수단 전체에게 단체 슈팅훈련을 명령하는 등, 시종일관 권위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예능임을 고려해도 선수들이 단체로 현주엽의 눈치를 보는 게 피부로 느껴질 정도였다. 당시 방송을 본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실망했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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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2 한 장면. ⓒ KBS2

먹방 이외에는 별달리 더 보여줄 게 없어 보인다는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지난주 방송된 <당나귀귀>에서도 현주엽의 출연분량은 별다른 내용없이 도티-PD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소고기 부위별 먹방하는 것으로 채워졌다.


그런데 현주엽은 정작 또다른 고정 출연작인 JTBC <위대한 배태랑>에서는 '체중감량'에 공식적으로 도전중이다. 한쪽에서는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면서 한쪽에서는 여전히 폭풍먹방을 계속하고 있으니 프로그램 출연의 진정성조차 의심될 수밖에 없다.


현주엽보다 먼저 예능에 진출하여 자리를 잡으며 롱런하고 있는 스포테이너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확실한 장점을 갖추고 있다. 안정환은 투덜거리면서도 출연자들과 잘 어울리며 분위기를 살리는 츤데레 매력이 있고, 서장훈은 '보급형 김구라'에 가깝게 의외의 달변과 예리한 분석력으로 토크 위주의 진행프로그램에서 강세를 보인다. 허재는 농구인 시절의 거침없던 상남자 이미지를 방송에서는 역으로 활용하여, 뻥뻥 큰소리를 치다가도 쉽게 망가지는 '허당 아재'로 친근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그에 비하여 현주엽은 토크에 능한 달변가도 아니고, 다른 출연자들과 호흡이 척척 맞는 것도 아니다. 방송에서는 그때그때 엄연히 요구하는 역할이 정해져 있음에도 먼저 솔선수범하는 모습은 찾기 어렵다. 오히려 자신이 원하지 않는 상황을 요구받을 때는 무성의한 자세로 임하거나, 기분이 좋지 않으면 바로 정색하면서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기도 한다.


현주엽이 농구인 이후의 인생 2막이나, 방송인으로서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면 자신의 이미지와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비치는지 한 번쯤 성찰해 봐야 한다.


이준목 기자(seaofle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