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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아내의 맛' 함소원과 마마가 템플스테이 한 곳

by오마이뉴스

[경주 여름 휴가지 추천] 요가의 진수 선무도를 볼 수 있는 골굴사


경주 골굴사는 신라 천년의 향기를 간직한 국내 유일의 석굴사원이다. 동해안 감포 바닷가와 인접해 있으며 원효대사의 마지막 열반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골굴사 이름만 듣고 고즈넉한 느낌의 산사라고 생각했다가는 큰코다치는 곳이다. 깊은 산골 무림의 고수들이 수도를 하며 기거하는 사찰이기 때문이다.

선무도로 더욱 유명해진 골굴사

골굴사는 경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서라벌대로 와 산업로를 거쳐 토함산로로 이어지는 29.8km 거리에 위치해 있다. 경주 감포, 양남 해변과 가까이 인접해 있어 여름철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 중의 하나이다. 시내버스는 기림사, 골굴사 가는 안동삼거리 도로변에서 하차하여 사찰까지 도보로 15분 걸어야 하므로 승용차로 이동하는 것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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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림의 고수들이 수도하며 기거하는 경주 골굴사 선무도 공연 모습 ⓒ 한정환

출발할 때만 해도 맑은 하늘이었는데 도착하니 함월산 자락에도 비가 오락가락한다. 물안개가 살포시 보이는 함월산 골굴사 일주문(一柱門)을 통과하니 입구부터 그 모습이 범상치가 않다. 안쪽에 줄지어 세워져 있는 무림 고수들의 움직이는 선의 물결, 즉 선무도 동작을 그대로 표현한 동상들 때문이다.


굴곡사는 경주의 다른 사찰과는 다르게 입장료와 주차료가 없다. 사찰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일주문을 승용차로 통과하도록 했다. 왜냐하면 주차장에서 선무도 공연을 하는 대적광전까지는 가파른 길을 한참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골굴사가 알려진 계기는 선무도가 아닌 진도견

골굴사가 대중에게 알려진 계기는 선무도가 아닌 사찰에서 키우던 진돗개 한 마리 때문이다. 겨울에 태어났다고 해서 이름을 '동아'라 지은 진도견이다. 동아는 지금의 설적운 주지 스님과 함께 하면서 모든 예불을 대중들과 함께 했다. 참선을 하고 탑돌이도 함께 하며 기도를 하러 온 대중들을 안내까지 한 명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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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굴사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게 한 일등공신 진돗개 동아보살의 모습 ⓒ 한정환

동아는 고라니 등 산 짐승을 보면 공격을 하지 않았고 해치지도 않았다. 십수 년 전에 이러한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자 KBS 등 공중파 3사는 물론 외국 TV 등에 널리 소개되면서 골굴사는 일약 유명해지지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선무도보다는 불공을 드리는 진도견 모습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들기 시작했다.


진도견 '동아'가 유명세를 치르면서 전국에서 분양 문의가 쇄도하자 20여 차례 강아지를 분양하기도 했다. 멀리 유럽에까지 그의 강아지가 분양되었다고 하니 그 인기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말년에는 치매와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하였으나 죽는 날 아침까지 새벽 예불에 참석했다고 한다.


모든 불자들은 그를 동아보살이라 부르고 동아가 마지막 죽음을 거둔 음력 2월 15일을 기제사일로 정해 기제를 올리고 있다. 일주문을 지나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조금 걸어가면 왼쪽에 포대화상과 함께 동아보살 공덕을 기리는 동상이 세워져 있다.

중국에는 소림사, 한국에는 골굴사

골굴사를 찾아가려면 먼저 전화를 해보고 가면 좋다. 왜냐하면 선무도 공연은 매주 월요일은 쉬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연시간은 오후 3시로 정해져 있어 모처럼 찾아간 날이 공연시간이 지났거나 휴연이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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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굴사 선무도 공연장인 대적광전 앞 모습, 아래는 법당 보제루가 있다. ⓒ 한정환

동아보살상이 있는 곳에서 잠시 머물다 바로 올라가는데 방송으로 선무도 공연시간이 임박하였음을 알린다. 빠른 걸음을 옮기는데 조금 가파른 언덕길이라 호흡이 거칠어진다. 거기다 이슬비까지 내리니 흐르는 땀으로 목욕을 하는 기분이다. 오늘은 우천으로 인하여 대적광전 앞 야외공연은 취소되고 대적광전 아래 보제루 법당 안에서 실내 공연을 한다.


법당에 도착하니 벌써 3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앉아 선무도 공연을 기다리고 있다. 곧 공연이 시작되면서 먼저 선무도 기본 동작을 수련생들이 보여준다. 처음 보는 느낌은 무예라기보다는 선무도라는 이름 그대로 움직이는 선의 숨결 같은 동작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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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골굴사 선무도 공연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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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수련생의 선무도 공연 모습 ⓒ 한정환

골굴사 안에는 선무도를 배우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모인 외국인 수련생들이 많다. 푸른 눈을 가진 외국인들과 피부색은 다른 멀리 아프리카 등지에서 온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외국인 한 분이 가면을 쓰고 선무도 묘기를 보인다.


뒤이어 스님 한 분이 나와 바라춤 동작으로 이어지는데 한마디로 예술성까지 겸비한 멋진 공연을 보여준다. 좁은 법당 안에서 선을 그리며 하는 선무도의 동작 하나하나를 보고 있노라면 다른 곳에 눈을 돌릴 여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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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무도 바라춤 공연 모습 ⓒ 한정환

마지막으로 보여준 스님의 선무도 요가 공연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입이 딱 벌어진다. 하나하나의 동작들이 전부 예술 그 자체이다. 공연을 보면 "이게 진정 선무도 요가이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두 손을 마룻바닥에 집고 두 다리를 들어 공중부양하는 모습을 보자 모두들 일제히 탄성을 지른다. 한마디로 요가의 진수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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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무도 요가 공연 모습 ⓒ 한정환

법당 안이라 양발을 일자로 벌리고 공중부양하는 묘기를 볼 수 없어 못내 아쉬웠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중국 하면 소림사가 떠오른다. 그러나 선무도 공연을 보고 나니 소림사 못지않은 곳이 바로 골굴사로 느껴진다.

'아내의 맛'에도 나온 템플스테이도 인기

TV조선에서 방영된 '아내의 맛'에 함소원, 진화 부부와 중국인 마마가 함께 템플스테이를 한 곳이 바로 경주 골굴사이다. 본격적인 템플스테이로 들어가 첫 식사 시간 모습이 떠오른다. 스님이 그릇을 씻으며 발우공양을 한다. 함소원의 시어머니는 배고픔에 발우공양은 뒷전이고 그만 물을 원샷을 하여 폭소를 자아냈다. 함소원이 웃자 카리스마 있는 스님의 눈초리가 따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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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무도 연습이나 명상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오륜탑 모습 ⓒ 한정환

사찰음식이 맞지 않는 시어머니와는 달리 채소 등으로 차려진 음식이 너무 잘 맞는 함소원의 먹방 모습도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경주 골굴사 템플스테이라 더 관심 있게 본 프로그램이다. 골굴사 템플스테이는 외국인 수련생과 함께할 수 있어 더 뜻깊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

보물 제581호인 경주 골굴암 마애여래좌상

선무도 공연을 마치고 대적광전으로 올라가면 동남쪽에 경주 골굴암 마애여래좌상이 보인다. 언핏 보아도 제법 가파르고 높은 곳에 모셔져 있다. 골굴암의 높은 암벽에 있는 자연굴을 이용하여 만든 12개의 석굴 중 가장 윗부분에 있는 4m 높이의 마애여래좌상이다. 조선 중기 화가 겸재 정선이 그린 '골굴 석굴도'에는 목조전실이 묘사되어 있으나 지금은 곳곳에 흔적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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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골굴사 마애여래좌상 모습 ⓒ 한정환

마애여래좌상을 보려면 제법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다리가 후들거려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올라가면 안 된다. 기자가 직접 찾은 7일 오후는 비가 내리는 관계로 올라가지 못했다. 맑은 날씨에도 석회암 재질의 암벽 바위가 미끄러워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곳이다. 비바람 등으로 암벽에 새겨진 마애여래좌상의 마모를 방지하기 위해 마애여래좌상 위를 차광막으로 씌워 놓았다.


골굴암 마애여래좌상은 높다란 상투 모양의 머리와 뚜렷하고 독특한 이목구비와 얼굴 전체에 온화한 웃음을 띤 형태 등은 9세기 신라 불상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신라 문화의 걸작품으로 손꼽힌다. 직접 가까이서 보면 더욱더 친근감이 가는 좌상이다. 늦깎이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고 어디로 갈까 망설이고 있다면 바로 여기 경주 골굴사를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다.

* 찾아가는 길

- 주소 : 경북 경주시 양북면 기림로 101-5(골굴사), Tel (054) 744-1689

- 입장료 및 주차료 : 무료

한정환 기자(jhhan5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