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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예비 부부님들, 올가을 웨딩 촬영 스팟은 여깁니다

by오마이뉴스

드넓은 단지에 펼쳐진 황금빛 물결...

경주 분황사 앞 황화코스모스 꽃밭단지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확산세가 멈추지 않는 한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기약하기 어렵다. 직장인들은 출퇴근을 제외하고는 매일 집안에서만 생활하고 외출도 자제한다. 이런 답답한 상황이 7개월째 이어지다 보니 불안 증상과 우울증으로 모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 시대 비대면이 대세인 요즘이다. 코로나19 우울증 해소 방안으로 집집마다 퇴근 후 가족들 간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을 많이 한다. 또 주말에는 가까운 공원이나 들판으로 나가 긴 호흡을 하며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 한다. 경주 분황사 앞 황룡사지 들판에 코스모스가 개화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16일 광복절 연휴 기간 찾아보았다.

경주 분황사 앞 황화코스모스 꽃밭단지

천년고도 경주에는 역사 문화유적지 외에 숨은 매력이 또 하나 있다. 바로 곳곳에 심어놓은 형형색색의 꽃밭이다. 해마다 사적지 주변에 개화 시기를 달리하는 꽃단지를 계속 조성하고 있다. 한마디로 꽃들의 릴레이 잔치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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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분황사 앞 황화코스모스 꽃밭단지 모습 ⓒ 한정환

이에 질세라, 지금 경주 분황사 앞에는 황화코스모스가 개화를 시작했다. 연일 기록적인 폭염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관수작업을 계속한 덕분이다. 분황사와 황룡사지 사이 들판에는 해마다 초화류를 심는다. 그런데 꽃의 주인공이 수시로 바뀐다. 어느 해는 꽃백일홍 또 어느 해는 청보리를 심는다. 유채꽃도 심어보고 메밀꽃도 심는다. 올해는 황화코스모스를 심었다.


긴 장마가 끝나고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무더위도 꺾일 때가 되었는데 여전히 폭염의 연속이다. 절기상으로는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가 지나고 말복도 지났다. 가을 하면 코스모스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분황사 앞 황룡사지 들판이 모두 황금물결로 출렁이고 있다. 분황사와 황룡사지 사이에 심은 황화코스모스가 만발해 코로나19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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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황룡사 절터가 보이는 경주 황화코스모스 꽃밭단지 모습 ⓒ 한정환

축구장 6배 크기 면적의 꽃밭에는 연휴 기간이라 그런지 가족단위 여행객들이 많이 보인다. 예년 이맘때쯤이면 관광객들로 북적이던 곳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올해는 사람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많이 줄어들었다.


해마다 꽃밭단지를 보려면 분황사 앞을 지나 들어갔다. 그런데 주차장에서 내리자마자 꽃밭단지로 들어가는 통로가 새로 생겼다. 관광객들이 불편 없이 편리하게 구경할 수 있도록 경주시에서 조그마한 곳까지 신경을 쓴 흔적이 보여 너무 좋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도 이제는 대부분 가족단위다. 단체 관광객들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대체로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온 사람들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스스로 철저한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황룡사지 넓은 들판에서 가족 또는 연인, 친구들과 함께 황화코스모스라는 가을의 맛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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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분황사 앞 황화코스모스 꽃밭단지에서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이 웨딩촬영하는 모습 ⓒ 한정환

올해는 꽃밭단지 취재를 하러 가는 곳마다 전문 사진 기사를 대동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일반인들도 단순한 사진 찍기에서 벗어나 멋진 인생 사진을 남기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촬영 장비도 그럴듯하게 갖추고 말이다.


코로나19 때문에 미룬 결혼식을 앞두고, 예비부부들이 한여름 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웨딩촬영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요즘은 가는 곳마다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되었다.

분황사 앞 꽃밭단지에 얽힌 사연

분황사 앞 꽃밭단지를 찾을 때마다 우리 역사에서 최초의 여왕인 선덕여왕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삼국유사 <기이편>에 선덕여왕이 미리 안 세 가지 일이 기록돼 있다. 그중 하나가 분황사와 관련한 모란꽃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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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물결로 넘실대는 황화코스모스 모습 ⓒ 한정환

당 테종이 선덕여왕 앞으로 붉은색, 자주색, 흰색의 세 가지 색으로 그린 모란과 그 꽃씨 석 되를 보내왔다. 선덕여왕은 당 태종이 보낸 그림의 꽃을 보고 신하들에게 말하기를 "이 꽃은 정녕코 향기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왕의 말이 무슨 뜻이지 모르는 신하들이 의아해하며 여왕을 바라본다. 그러자 여왕은 신하들에게 당 태종이 보낸 꽃씨를 바로 앞뜰에 심도록 한다. 꽃을 심은 후 신하들이 앞뜰에 나가 꽃이 피고 지는 동안 여러 번 꽃의 냄새를 맡아보니 꽃에 향기가 없다. 당 태종에게 그림과 꽃씨를 받고 바로 선덕여왕이 신하들에게 했던 말과 같았다.


당시 여러 신하들이 여왕에게 "어떻게 그렇게 될 줄 아셨습니까?"라고 하니 왕이 말하기를 "꽃을 그렸는데도 나비가 없었으므로 그 꽃이 향기가 없음을 알았다. 이는 당 황제가 나에게 배우자가 없음을 빗댄 것이다"라고 했다. 이에 여러 신하들은 여왕의 깊은 뜻과 예지력을 알고 모두 선덕여왕의 뛰어난 지혜에 감복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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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여행지로 최적인 경주 분황사 앞 황화코스모스 꽃밭단지 모습 ⓒ 한정환

신라불교를 진흥시키고 불력으로 외침을 막으려고 했던 선덕여왕이다. 선덕여왕은 분황사를 향기로울 분(芬)에, 임금 황(皇)을 넣어 향기가 나는 임금의 절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향기로운 여왕 선덕여왕의 숨결이 느껴지는 분황사이다. 해마다 분황사 앞에는 여러 가지 특색 있는 꽃을 심어 선덕여왕의 영혼을 달래주고 있다.

황화코스모스와 함께하는 경주 구황동 당간지주

천년고도 경주는 역사 문화유적지만으로는 관광객 유치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여 유적지 주변에 꽃을 심기 시작했다. 역사 공부에, 보는 즐거움을 가미할 것으로는 꽃만 한 것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경주 구황동 당간지주도 마찬가지다. 들판에 우뚝 솟아있는 두 기둥만 보고는 아무도 가까이 접근할 생각을 안 한다. 주변에 꽃을 심은 덕분에 구황동 당간지주도 이제는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경주 구황동 당간지주는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높이는 360c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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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구황동 당간지주가 보이는 분황사 앞 황화코스모스 꽃밭단지 모습 ⓒ 한정환

당간이란 절에 불교 행사를 할 때 멀리서도 불자들이 알 수 있도록 당(幢)이란 깃발을 달았던 깃대를 말한다. 이 당간을 고정시키기 위해 양옆에 세운 돌기둥을 당간지주라고 한다. 경주의 다른 당간지주와 달리 구황동 당간지주는 당간을 받치는 거북 모양의 받침돌이 있는 특이한 형태이다.


당간을 고정시키기 위해 파 놓은 구멍 사이로 꽃이 보인다. 여기에 초점을 맞추어 사진을 찍는 게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이다. 꽃과 연인의 모습을 찍어 각종 SNS에 올려 사진 찍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작년부터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 보호 철망이 설치되어 있어 이제 가까이서 촬영은 하지 못한다. 특히 당간지주를 배경으로 꽃 사진을 찍은 것이 각종 대회에 입상하는 바람에 더 유명한 사진 포인트가 되었다.


경주시 도시재생사업본부 오종주 사적관리과장은 "황화코스모스 꽃밭단지가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에게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고,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는 힐링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하고 "철저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으로 코로나19 퇴치에 협조해 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찾아가는 길

  1. 주소 : 경북 경주시 분황로 94-11(황화코스모스 꽃밭단지)
  2. 입장료 및 주차료 : 무료
  3. 분황사 입장료 : 유료(어른 1300원, 청소년 및 군인 1000원, 어린이 800원)

한정환 기자(jhhan5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