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코치 제갈길’ 가장 약해진 순간 손 내밀어줄 드라마 되길

[컬처]by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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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건 가장 약해진 순간 손 내밀어줄 한 사람만 있다면, 모든 건 다시 시작될 수도 있다는 것. 또 다른 내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4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멘탈코치 제갈길’ 8화의 엔딩 내레이션이다.


이날 제갈길(정우 분)은 자신이 그만두면 불법 스포츠도박을 자행한 쇼트트랙 폭력코치 오달성(허정도 분)을 축출하겠다는 구태만(권율 분)의 제안을 받아들여 사직서를 던졌다. 하지만 오달성이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음을 알고는 오달성과 경찰서를 함께 나서는 구태만을 향해 회심의 공중 돌려차기를 날렸다.


그리고 피스톨박(허정민 분)이 기자 행세를 하며 몰고 온 기자들 앞에서 공상두(정춘 분)를 통해 확보한 제보 녹취본을 공개했다. 이 녹취본은 얼마전 극단적 선택을 한 배구선수가 인권센터에 피해사실을 제보한 것으로 구태만은 이 제보기록의 파쇄를 지시했었다.


이날 구태만의 턱에 작렬한 제갈길의 돌려차기는 통쾌했다. 하지만 드라마 속 선수촌의 현실은 여전히 답답하다. 그것이 현실 속 엘리트 체육계의 실상이라서 더욱 그렇다.


지난 9월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대구 북구을)은 스포츠윤리센터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스포츠윤리센터는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대한체육회 산하 체육단체에 중징계 29건, 징계 77건, 경징계 3건, 수사 요구 2건 등 모두 111건의 징계를 요구했다.


그리고 이 중 49건만 징계가 결정됐다. 나머지 61건은 각 종목단체에서 여전히 심의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이중 8건은 1년 이상, 20건은 6개월 이상 징계 수위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제식구 감싸기용 시간끌기’란 논란이 일고 있다.


징계결정 49건도 내용을 들여다보면 답답하다. 윤리센터가 요구한 징계내용은 중징계 20건, 징계 26건, 경징계 3건인데, 중징계를 요구한 20건 중 40%인 8건에 대해 견책, 경고, 주의 등 경징계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고 징계를 요구한 26건 중 62%인 16건도 견책, 경고, 주의에 그쳤으며 경징계 3건 중 2건은 징계 취소, 경고 등의 처분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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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체육계의 인권침해 역사는 뿌리가 깊다. 가까이만 봐도 2019년 빙상·유도·양궁·여자축구·세팍타크로·농구 등 다방면에서 터진 ‘체육계 미투’, 2020년 가혹행위가 부른 트라이애슬론 최숙현 선수의 비극적 선택 등을 꼽을 수 있다.


지난 1월 스포츠윤리센터는 ‘초·중·고등 학생선수 및 학부모, 프로·실업선수 대상 체육계 인권침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학부모 9,000여 명과 각급 선수 12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였다.


이 조사에서 놀라운 사실은 인권침해 피해를 경험하거나 목격한 선수 2명 중 1명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초등학생의 경우는 ‘대응방법을 몰라서’란 응답이 38.1%로 가장 높았지만 중·고등학생은 29.8%, 프로·실업 선수는 39.6%가 ‘보복 피해에 대한 두려움’을 이유로 꼽았다.


‘보복 피해에 대한 두려움’이란 ‘체육계는 한통속, 짬짜미로 굴러간다’는 의식의 반영에 다름 아니다.


타이틀롤 제갈길은 왕년의 국가대표 태권도 선수 출신의 심리상담사다. 가난하고 빽없던 청춘의 분노, 불공정한 세상에 대한 저항의식으로 똘똘 뭉친 똘끼로 현역시절부터 유명하다. 이제는 심리치료사가 됐지만 타고난 성정이 어디 가진 않는다.


선수촌 멘탈코치로 합류, 국가대표 세계의 인습에 희생되는 선수들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비슷한 처지의 노메달클럽 멤버들과 함께 선수들의 열악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


드라마속 국가대표 심리지원팀 박승하(박세영 분)는 “사람의 감정과 생각은 근육에 저장돼요. 억압하고 부정할수록 풀려나오지 못한 감정들이 근육에 딱 달라붙어서 굳어버리죠. 그게 바로 입스에요.”라고 말한다.


우리나라 프로·실업 선수중 39.6%가 ‘보복 피해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산다. 그 두려움은 근육에 딱 달라붙어 굳어버릴지 모른다. 결국 경기력 저하와 선수인생의 실패까지 불러올 수도 있다.


드라마 ‘멘탈코치 제갈길’이 이들에게 ‘가장 약해진 순간 손 내밀어줄 한 사람’ 역할을 해주길 기대해본다.


​[OSEN=김재동 객원기자] ​/zaitung@osen.co.kr

2022.10.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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