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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보셨나요? 208이닝을 던진 에이스의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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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척, 지형준 기자] 키움이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 승리했다. 결승 홈런을 친 송성문과 승리투수 안우진이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22.10.22 /jpnews@osen.co.kr

제이미슨 테일런의 예

4년 전 일이다. 한 투수의 SNS가 화제였다. 주인공은 파이어리츠의 제이미슨 테일런(현재 양키스)이다. 그는 며칠 전 손가락을 다쳤다. 중지가 살짝 찢어진 것이다. 때문에 3이닝만에 교체됐다. 사흘 간의 고심 끝에 올린 트윗이다.

“상처가 잘 아물지 않네요. 주변의 조언을 듣고 있어요. 필요하다면 소변 치료를 권하는 사람들이 꽤 있네요. 농담이지만, (소변) 기증 약속이라도 받아야 할까봐요. 어쨌든 한다고 해도 절대 내 것(소변)으로는 하지 않을게요. 약속합니다.”

그는 2010년 드래프트 때 전체 2위로 뽑힌 유망주다. 1위가 브라이스 하퍼, 3위 매니 마차도, 12위 야스마니 그랜달, 13위 크리스 세일, 23위 크리스티안 옐리치, 38위 노아 신더가드 등을 배출한 역대급 지명이었다.


하지만 초창기는 파란만장했다. 유리몸 탓이다. 무릎, 팔꿈치, 팔뚝, 탈장으로 걸핏하면 수술대에 누웠다. 병원 가는 날이, 출근하는 날보다 많았다. 급기야 고환암 진단까지 받았다. 그런 와중에 손가락도 아프니, 무슨 생각인들 안 들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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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 치료 - 메이저리그에서는 흔한 처방

소변 치료는 MLB에서 낯선 일이 아니다. 특히 물집에 대해서는 흔한 처방 중 하나다.


올스타 6회의 강타자 모이세스 알루는 장갑을 질색한다. 그립감을 느끼려 맨손으로 배트를 잡는다. 그러다 보니 상처를 달고 산다. 굳은살은 기본이다. 물집이 터지고, 피가 나고, 아물기를 수도 없이 반복한다. 그럴 때마다 찾는 곳이 있다. 치료실? 아니 화장실이다. 자가 생산품으로 상처 부위를 진정(?)시킨다.


그 뿐이 아니다. 호르헤 포사다 역시 예찬론자다. 특히 스프링 캠프가 집중 치료 기간이었다. 아마도 오랜만에 배트를 잡으며, 상처도 많았던 탓이리라. 그런데 모처럼 만난 팀동료들과는 종종 어색해진다. 모두들 이 사실을 알고 있어, 악수하자는 그의 손을 슬금슬금 피하기 때문이다.


투수 중에는 리치 힐이 꼽힌다. 2016년 다저스 시절 민간요법 사용을 고백한 바 있다. 케리 우드도 경험을 인정했다. 그 외에도 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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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신재영의 히어로즈 시절(2018년) 얘기다. 소변 치료로 물집 문제를 해결한다고 밝혔다. “남의 걸로는 도저히 못 하겠더라구요. 그래도 뭔가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찝찝했는데, 조금 도움되는 느낌이예요.” (신재영) 그에게 이런 방식을 권한 것은 용병들이었다. 제이크 브리검, 에스밀 로저스 같은 빅리그 출신들이 알려줬다.


ESPN은 이 얘기를 기사로 다뤘다. 전문가의 회의적인 견해가 나타난다. ‘소변의 주요 성분인 요소가 일반적인 보습 크림의 피부 연화제로 사용되는 화합물인 것은 맞다. 그러나 그걸 마시거나, 바른다고 해서 효과를 얻기는 어렵다. 그러려면 아마도 5분 이상 손을 담그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냥 연고 형태의 시중 제품을 쓰는 것이 나을 것이다.’

렌즈에 담긴 에이스의 손

히어로즈가 잠실로 간다. 1등 공신은 1선발이다. 안우진이 준PO MVP로 선정됐다. 1, 5차전에서 각각 6이닝씩 마운드를 지켜냈다. 특히 두 번 모두 물집 때문에 정상은 아니었다. 통증을 참으며 던져야 했다. 본인은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며칠만에 아물 상처는 아니다.


이순철 해설위원이 기억을 꺼낸다. “예전에 선동열 전 감독도 (물집 때문에) 한국시리즈 1차전만 던지고 등판을 못했던 적도 있었어요.” 그만큼 괴로운 증상이다. 어디 그 뿐인가. 5차전 때는 타구에도 맞았다. 하필이면 오른쪽 팔뚝이다. 계속 통증을 느끼며 던져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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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척, 지형준 기자] 키움이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5차전 승리투수 안우진의 손. 2022.10.22 /jpnews@osen.co.kr

이날 OSEN 지형준 기자가 그의 오른손을 렌즈에 담았다. 1mm의 손톱도 허용치 않는다. 150 ㎞ 중후반을 뿌리며 검게 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수많은 물집과 허물이 남겨졌다. (시즌 196 + PS 12) 200이닝을 넘긴 에이스의 책임감이 느껴지는 손이다.


그런 그가 5차전에 앞서 묵직한 말을 남겼다. “오늘 빼고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 4게임 남았습니다. 더 열심히 던질 겁니다.”


칼럼니스트 일간스포츠 前 야구팀장 / ​[OSEN=백종인 객원기자] ​goorad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