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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100년 만의 폭우,
침수된 자동차 보상 절차는?

by피카미디어

절기 상 입추가 지난 여름의 끝자락에 반갑지 않은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기상 관측 115년 사상 최악의 집중 호우가 수도권을 덮치면서 각지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랐는데요. 각종 건축물과 도로 피해도 속출했지만, 무엇보다 갑자기 불어난 물로 주행 중이던 차량들이 침수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손해보험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8일 집중 호우로 하루 새 5,000대 가량의 침수차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며칠 간 폭우가 이어질 예정이라 추가 피해 우려도 큰데요. 이처럼 자동차 침수 피해가 발생할 경우 내가 입은 손해는 어떻게 보상 받아야 할까요?

물에 잠긴 내 차, 보상 받으려면 "OO"보험 필요

일반적으로 자동차가 침수될 경우 엔진룸은 물론 트렁크, 캐빈룸 내부에도 물이 들이칩니다. 엔진은 물론 내부의 각종 전자장치가 망가지고 시트나 카펫에 곰팡이가 슬기도 하죠. 이론 상으로야 차를 완전히 분해한 뒤 건조, 세척해 새차처럼 만들 수 있겠지만, 엄청난 수리비 때문에 통상 침수차량은 전손 처리 후 폐차를 진행합니다.


자동차 침수 피해를 입은 경우, 본인이 가입한 자동차 보험을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단, 반드시 자기차량손해담보, 즉 자차 특약과 차량단독사고손해보상 특약에 가입돼 있어야 합니다. 태풍, 홍수 등 천재지변에 의한 피해는 자차 보험을 통해서만 보상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운전자 과실로 자차 보험을 통해 전손 처리를 하는 경우 보험료가 할증되지만, 이처럼 천재지변으로 인한 피해를 보상 받을 때는 보험료가 할증되지 않습니다. 다만 보상은 차량 가액 한도 내에서만 이뤄지며, 차량 내부나 트렁크에 둔 물건의 피해는 따로 보상되지 않습니다.

침수차량에 대한 보상 여부는 각 사안 별로 개별 심사되지만, 주차장에 세워뒀다 침수 피해를 입은 경우, 홍수로 차량이 파손된 경우, 홍수 지역을 지나는 도중 불어난 물에 휩쓸리거나 침수되는 경우 등 일반적인 침수 피해에 대해서는 보상이 이뤄집니다.


이처럼 수해를 입어 차량이 전손된 뒤 새 차를 구입할 경우, 보험사에서 자동차 전부손해 증명서를 발급 받아 차량 구매 시 첨부하면 취득세와 등록세를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새롭게 취득한 차량 가액에서 기존 피해차량 가액을 공제한 차액에 대해서만 취·등록세를 내게 됩니다.


가령 3,000만 원 가량의 차량이 침수로 전손 처리된 뒤 5,000만 원 가량의 신차를 구매한다면, 기존 차량 가액을 공제한 2,000만 원에 대해서만 취·등록세를 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차 담보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는 아예 보상 받지 못하는 걸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건물 내 주차장이나 유료 주차장 등에 주차했다가 침수가 된 경우, 관리책임자가 침수 방지를 위한 관리 의무를 소홀히 했다면 건물소유관리자의 배상책임보험을 통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단, 관리책임자가 관리 의무를 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침수 피해에 대해서는 배상 받을 수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알고도 간 경우는 보상 안 돼

침수차량이 자차 및 단독사고 담보에 가입한 경우라도, 모든 차량이 보상을 받는 건 아닙니다. 침수 피해에 운전자의 과실이 있는 경우 고의 사고로 판단해 보상이 제한되는 것인데요. 침수 피해를 악용한 보험 사기를 막기 위한 방책입니다.


가령 창문이나 선루프가 열려 있어 차가 침수됐다면 자연재해로 인한 침수로 볼 수 없어 보상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물론 물이 불어나 차량이 물에 잠긴 뒤 탈출을 위해 창문이나 선루프를 연 경우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또 폭우 예보가 이뤄졌음에도 상습 침수 지역에 주차하거나 침수 위험이 있는 곳에 차를 대놓고 이동 조치에 불응한 경우, 경찰 통제에 불응하거나 침수 위험을 알고 있음에도 차량을 무리하게 운행하다 침수된 경우 고의적인 사고로 판단돼 보상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그 밖에도 불법 주정차 구역에 주차 중 침수 사고를 당한 경우 일부 과실금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하이브리드, 감전 안 되나?" 침수 시 안전 운전 요령은?

홍수로 인한 침수 피해가 우려될 때는 운전자의 안전 운전 또한 중요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침수나 산사태 우려가 없는 고지대에 주차하고 집중 호우 중 가급적 운전을 자제하는 것입니다. 폭우가 쏟아질 때는 침수가 아니더라도 시야가 나쁘고 노면이 미끄러워 사고를 겪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지하주차장이나 저지대에 차를 댄 경우 주차장 상황을 확인하고 침수가 우려되면 차량을 이동해야 합니다.


물에 잠긴 도로를 통과할 때는 어느 정도의 깊이까지 들어가도 될까요? 얼핏 보기에는 무릎 높이까지 차오른 물도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내연기관 자동차는 흡기 라인이 범퍼 하단부터 연결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생각보다 얕은 물에서도 물이 흡기 라인을 통해 엔진 내부로 유입될 수 있습니다.

SUV도 마찬가지입니다. 별도의 스노클을 장착하지 않는 한 도심형 SUV도 승용차와 도하 능력이 크게 차이 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지상고가 높다고 해서 무모하게 물에 들어가선 안 됩니다. 더욱이 물 밖에서 육안으로 깊이를 가늠하기는 불가능한 만큼, 침수 구간은 가급적 우회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만약 갑작스럽게 도로가 물에 잠기거나 부득이하게 침수 구간을 통과해야 하는 경우라면, 속도를 낮추고 저단 기어로 변속한 뒤 중간에 멈추지 않고 단숨에 물을 건너야 합니다. 너무 빠른 속도로 진입하면 범퍼가 파손될 수 있고, 파도가 일면서 엔진에 물이 유입될 수도 있습니다. 또 물의 저항이 생각보다 크므로 토크가 강한 1~2단 기어를 사용해야 하며, 가급적 통과 중에는 변속되지 않도록 합니다.

물 속에서 정차할 경우 물이 일렁이면서 흡기 라인에 유입되거나 머플러를 타고 역류할 우려가 큽니다. 따라서 "건널 수 있을 만한" 물이라면 중간에 멈춰선 안 됩니다. 먼저 진입한 차량이 있다면 해당 차량이 무사히 통과하는 것을 확인한 뒤에 진입하고, 통과에 실패했다면 우회해야 합니다.


만약 물 속에서 시동이 꺼지거나 부력으로 차가 떠올라 운행이 불가능한 경우, 즉시 차량을 버리고 탈출해야 합니다. 물이 유입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시동을 걸다가 차량이 더 망가질 수 있고, 차를 살려내려고 하다가 탈출을 위한 '골든 타임'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뒤 물이 빠지면 견인차를 호출해 사후조치를 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최근에는 순수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량이 많이 늘면서, 이러한 전동화 차량들의 침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됩니다. 특히 고전압 배터리가 침수 시 감전 사고를 일으킬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차량용 고전압 배터리가 감전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전기차의 배터리와 고전압 배선, 모터는 생산 단계부터 강도 높은 방수 테스트를 거칩니다. 만에 하나 방수 실링이 손상되더라도 수분이 유입되면 즉시 전원을 차단하는 기능이 탑재돼 있습니다. 때문에 되려 내연기관차가 침수돼 시동이 꺼질 만한 깊이의 물이라도 전기차는 시동이 꺼지지 않고 통과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기차라고 해서 침수에서 자유로운 건 아닙니다. 안전 장치가 있다고는 하나 가급적 침수된 전기차의 배터리나 고전압 배선을 맨손으로 만지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며, 배터리가 아니더라도 차량의 각종 금속 부품이 침수로 인해 부식될 수 있으므로, 침수 상황에 유의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전기차든 내연기관차든, 차체 일부가 물에 잠기는 침수 위기를 가까스로 벗어났다면 비가 그친 뒤 야외에서 차량을 충분히 건조하는 게 좋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차량 내부 곳곳에 스며든 물이 부식이나 곰팡이 증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차량 내부에 제습제를 충분히 비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글 · 이재욱 에디터 <피카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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