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로 불린 1타 강사 “억대연봉 포기하고 은퇴한 이유는요”

[자동차]by 피클코

인플루언서들을 소셜미디어에서 자주 접하다 보면 마치 아는 사람인 것 같은 착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인터넷 강의 화면 속 강사님들의 얼굴을 유독 친근하게 느끼기도 하죠. 전성기는 조금 지났지만, 90년 대생이라면 학교 담임 선생님만큼이나 익숙할 유명 학원 1타 강사들도 몇 있는데요. 2017년, 한 사건으로 인해 여러 명의 1타 강사들의 운명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제일 먼저 만나볼 강사는 오마이스쿨의 대표강사이자 이투스에서 사회탐구 영역을 담당했던 최진기 강사입니다. 본래 증권계에 종사하던 그는 사업을 시작했다가 IMF 여파로 인한 연쇄 부도에 휘말려 신용불량자가 되었죠. 이후 강의 쪽으로 방향을 전환해 10여 년 만에 신용을 회복했다고 합니다.


개념 정리에서 시작해 문제풀이, 초압축 개념 정리, 파이널로 이어지는 최진기 강사의 수업은 특히 개념 설명에서 빛을 발했는데요. 대형 TV를 이용한 판서, ‘가장 편한 자세로 수업을 들으라’라고 조언하는 자상함, 어려운 내용도 쉽게 이해시키는 것으로 유명한 최진기 강사의 강의는 수험생들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또한 그는 명실상부 사탐영역 1위 강사로 등극할 수 있었죠. 하지만 2015년 즈음부터 무서운 속도로 성장한 스카이 에듀 이지영 강사에게 차츰 밀리기 시작하더니, 곧 홍보문구마저 ‘사회탐구 독보적 1타’에서 ‘Q&A 게시글 1위’라고 바꾸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실력자가 나타나 잠시 주춤한 것으로 끝났다면 좋았겠지만, 최진기 강사의 시련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이다음에 만나볼 삽자루 강사와 이투스 간의 계약 위반 손해배생 소송 과정에서, 최진기 강사가 댓글 조작 홍보활동에 연루되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죠.


2017년 ‘사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는 학부모 모임’이 이투스와 최진기 강사가 댓글 조작에 연루되어 있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하자, 그는 수능 강의에서 은퇴하고 대중 인문학에 매진하겠다는 입장을 유튜브 영상을 통해 발표합니다. 2018년 1월 검찰은 최진기 강사에게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죠. 하지만 사건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데요. 더 최근의 내용은 아래 삽자루 강사의 이야기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삽자루(본명 우형철) 강사는 ‘수포자들의 구세주’라 불리는 수학 강사입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한 그는 “아직도 너는 1등급이 가능하다”라며 수학을 포기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었죠. 그의 별명이 ‘삽자루’가 된 것에 대해서는 ‘체벌 사실은 없으며 동영상 강의에 삽자루를 들고 등장했기 때문이다’ 등 의견이 분분하다네요.


중간에 잠시 제빵사가 되겠다며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거나 ‘메가 스쿨’이라는 학원을 차렸다가 실패하는 등 독특한 이력도 있지만, 강사로서 삽자루 우형철 씨는 늘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왔습니다. EBS, 비타에듀, 이투스, 스카이 에듀 등을 거치며 1타 강사로서 명성을 얻죠.


이런 그가 유독 참을 수 없어하는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불법 댓글 조작’이었습니다. 위의 최진기 강사와 악연이 된 것도 모두 댓글 조작 때문이었죠. 몸담고 있던 이투스에서 불법으로 댓글을 조작한다는 정황이 발견되자, 그는 처음 계약 당시 명시한 대로 계약을 파기하고 학원을 떠나겠다는 입장을 밝힙니다.


이후에는 타 업체인 ‘스카이 에듀’에 인강을 제공하기 시작했죠. 이에 이투스는 일방적인 전속 계약 해지를 이유로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항소심에서 감액을 받았지만 삽자루 강사는 결국 75억 8,300만 원의 배상금을 물어주어야 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2018년 8월, 딴지일보 방송 ‘다스뵈이다’에 출연한 삽자루 강사는 최진기 강사의 댓글 조작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는데요. 자신이 체험적으로 밝혀낸 댓글 조작의 최신 경향을 설명하면서 다시 한번 최 강사의 연루를 주장합니다. 이 당시에는 최 강사도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공식 SNS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29회에 대한 최진기의 입장’이라는 영상을 게재한 최 강사는 “이미 경찰 조사를 받았으며. 댓글 작업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라고 반박하면서 김어준 씨를 향해 “사실은 확인하고 방송하라. 당신은 나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라고 항의한 바 있습니다.


한편, 삽자루 강사는 2018년 수학 강사로서의 자리를 내려두었습니다. 2019년 본인의 닉네임을 내건 삽자루 수학학원을 목동 오목교역 부근에서 개원했습니다. 그러던 지난 3월, 삽자루 강사가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져왔는데요. 이후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구체적인 그의 근황은 공개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시원한 헤어스타일과 살짝 신경질적인 말투로 유명한 한석원 강사는 대성마이맥 소속의 수학 강사로, 학생들 사이에서 ‘빡빡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곤 합니다. 잡담이나 훈계, 정신교육 없는 재미없는 강의를 지향한다지만 수업을 듣다 보면 의외로 웃음이 터지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 수강생 들의 후기인데요. 특히 실전 개념과 문제풀이 중심으로 구성된 대표 강의 ‘알파 테크닉’은 꾸준히 인기 좋은 수업이죠.


그런데 한석원 강사 역시 삽자루 강사의 불법 댓글 알바 의혹 대상자로 지목된 바 있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강사들의 불법 댓글 조작 사실을 폭로하던 삽자루 강사는 해당 영상에서 한석원 강사의 이름도 언급했죠.


이에 화가 난 한 강사는 지난 5월, 대성마이맥 자신의 웹사이트 내 공지사항에 입장을 밝힙니다. 다만, 다소 과격한 말투였죠. “나와 관련된 누가 시켰든 어느 고릿적 일이든 단 한 줄이라도 댓글 알바가 쓴 걸 대봐. 이 개XX 잡X아”라거나 “에라이 퉤!”라며 분노한 자신의 심경을 여과 없이 드러냈죠.


이 공지사항을 본 삽자루 강사 역시 유튜브 댓글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는데요. “제 뒤에 누가 있건 없건 제가 누군가의 꼭두각시이건 아니건 학생들을 가르치는 강사들이 불법적으로 자신을 홍보하는 일에 관여했거나 알고도 눈 감고 돈만 벌었다는 팩트가 바뀌지 않는다”라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죠. 이에 한석원 강사는 “봤다. 이건 너 승. 붙어봐야 나 패. 깨끗이 인정.”이라며 패배를 인정합니다.


대성 측에서 한석원 강사 모르게 댓글 알바를 고용한 것인지, 한석원 강사가 알고도 모른 척했던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고 하네요. 한편, 한석원 강사는 여전히 대성마이맥 소속의 강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1타 강사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논란으로 시끌시끌했던 1타 강사는 최진기, 우형철 강사 외에도 더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만나볼 강사는 한양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비타에듀, 메가스터디, 스카이 에듀 등을 거쳐 에듀셀파에서 언어영역을 강의하고 있는 이근갑 강사인데요.


그는 거쳐온 모든 업체에서 전 사이트 통합 언어 영역 1위를 10년간 유지할 정도로 인기 있는 강사였죠. 강의마다 EBS 지문을 변형해 새로 만드는 교재, 많은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비문학 지문의 이해도를 넓혀주는 강의 방식으로 “강의력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라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이근갑 강사는 2016년 큰 실수를 저지릅니다. 6월 수능 모의고사 문제를 미리 빼내 족집게 강의를 한 혐의로 구속되고 만 것이죠. 현직 교사 및 교수와 친분을 쌓고, 금품을 대가로 출제될 문항과 출제위원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진 그는 결국 징역 10개월의 형을 살고 출소합니다.


실형을 살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근갑 강사가 다시는 학원계로 돌아오지 못할 거라 생각했지만, 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갑니다.  이근갑 강사는 모든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며 2018년 3월 복귀했습니다. 복귀 당시 그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모든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후 그는 모두의 공무원, 에듀셀파 독학 기숙 학원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근황이 공개되었습니다.


‘청솔학원’이라는 소규모 프랜차이즈 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치던 신승범 강사는 꼼꼼한 문제 유형 분석으로 유명했습니다. 이후 자신의 학원 브랜드인 ‘형설 학원’을 낸 뒤, 2004년에는 스카이에듀로, 2006년에는 메가스터디로 자리를 옮기죠.


그의 전성기는 메가스터디 시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국민일보>에 따르면 2009년 그의 매출은 233억 원에 달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는 성북동의 성북 더 게이트힐즈 한 호실은 물론, 신사동 빌딩 등 소유한 부동산 가치가 208억 원에 달한다고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90년 대생 분들은 신승범 강사의 로봇처럼 딱딱한 말투, V자 형의 독특한 눈썹, 색색의 분필을 활용한 화려한 판서, 자와 컴퍼스를 이용한 듯 정확한 도형 그리기 등을 기억하실 겁니다. 신 강사는 빠르게 수학 문제를 풀어 보이다가 혹시 실수라도 하면 “이렇게 풀면 틀려!”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죠. 출제 경향을 반영해 매년 업그레이드된다는 교재 ‘고쟁이’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습니다.


2014년 메가스터디를 떠나 이투스로 이적한 신승범 강사 역시 삽자루 강사의 저격을 피해 가지 못합니다. ‘사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는 모임’에서 최진기 강사가 고발 당할 때, 신승범 강사도 함께 고발당했죠. 이런 상황이 알려지자 학생들은 “실망했다”라며 입장 표명을 요구하기에 이르는데요. 결과적으로는 신 강사 역시 최진기 강사와 마찬가지로 불기소 처분을 받게 됩니다. 이투스에서 댓글 조작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해당 강사들이 직접 연루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는 이유였죠. 결국, 신승범 강사는 2019년 11월 은퇴를 결정했습니다.


2020.12.1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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