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0원, 휴직이어도 은행에서 두 팔 벌려 환영한다는 직업군
위 사례처럼 잠시 주춤했던 의사 대상 대출이 다시금 완화되고 있는데요. 일명 닥터론, 메디컬론으로 통하는 의사 대상 대출은 2001년 세상에 처음 출시된 이후 빠르게 성장해왔습니다. 은행권에선 의사 고객을 서로 모시기 위해 경쟁이 붙는가 하면, 직접 찾아가는 상담 서비스를 하기도 했는데요.
은행권 관계자는 “신용대출은 대출 대상자의 사회적 지위와 수입의 지속성 등이 평가의 중요한 수단이 된다”라며 “의사는 신용이 우수하고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경우가 많아 주요 마케팅 대상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의사 고객을 유치하려는 은행권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과도한 영업활동이 화두가 되기도 했는데요. 국내 대학병원의 한 교수는 당시를 회상하며 ”대출을 유도하는 우편물을 보내거나 병원으로 직원이 직접 찾아오기도 하고 수시로 대출상담을 유도하는 문자를 보내는 통에 결국 전공의의 도움을 받아 대출상담 관련 연락처 전부를 차단한 적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는 정부가 대출 억제 정책을 펼침에 따라 닥터론도 주춤했던 것이 사실인데요. 그럼에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의사들의 대출이 훨씬 쉽다는 것은 여전히 유효한 말입니다. 실제로 올해 초 정부는 고소득자의 고액 신용대출을 콕 집어 억제하는 ‘핀셋 규제’를 실시했는데요.
그럼에도 씨티은행은 개원 예정의와 봉직의를 대상으로 판매 중인 ‘닥터론’ 상품의 최고 한도를 5억 5000만 원 수준으로 유지했습니다. 정부의 대출 규제 총량 관리 압박에도 한도를 굳건히 유지한 것인데요. 물론 이 경우 씨티은행은 일반 시중은행과 달리 외국계 은행이기에 상대적으로 금융당국의 눈치를 덜 봤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조치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내 은행의 경우 어떨까요? 올해 1월 정부가 여전히 대출 억제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사이 KB국민은행은 금융 당국의 요구에 따라 4억 원에서 2억 원으로 낮췄던 의사·변호사 대상 신용대출 한도를 다시 3억 원으로 올렸는데요. NH농협은행도 지난해 11월 고소득자에 대한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2배 이내로 축소했다가 올해 원상 복귀시켰습니다. 이에 따른 NH농협은행의 신용대출 최대한도는 2억 5000만 원에 달합니다.
특히 애초 중금리 대출 확대를 목표로 출범했으나 고소득자에게 더 많은 대출을 내어준 인터넷 은행을 겨냥해 금융당국은 중금리 대출 실적을 늘리지 않을 시 신사업 진출에 제한을 두겠다고 경고까지 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