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아닙니다. 김희애, 이영자, 정보석, 옥주현 모두 이 직업으로 불리죠"

김희애, 이영자, 정보석, 옥주현

교수로도 활약하는 연예인들

전임교수부터 겸임교수, 강사까지

스타 교수 채용, 양날의 검인 이유

김희애, 이영자, 정보석, 옥주현은 모두 연예인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김희애, 정보석은 배우이며, 이영자는 코미디언, 옥주현은 뮤지컬 배우이죠. 이들의 공통분모는 비단 연예인뿐만이 아닙니다. 바로 대학교수로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최근 들어 풍부한 현장 경험과 남다른 실기 능력으로 교수로 임용되는 연예인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예 주요 활동 무대를 방송국에서 강단을 옮겨 후학 양성에 매진하고 있는 연예인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죠. 연예인들은 작게는 3개월 객원교수에서 길게는 전임교수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순재부터 정보석까지, 실력파 전임교수

드라마, 영화, 연극 무대를 오가며 왕성하게 활동하는 중견 연기자 이순재가 갖고 있는 또 다른 직업이 있는데요. 바로 가천대 연기예술학과 석좌교수입니다. 그는 세종대 석좌교수를 거쳐 현재 가천대 석좌교수로 재직하며 20년 넘게 학생들에게 연기론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명지전문대 연극영상학과 정교수로 있는 중견 연기자 장미희도 지난 1998년부터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죠.

뿐만 아니라 드라마와 연극 무대에서 정교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 정보석은 현재 수원여대 연극영상과 부교수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를 주름잡던 솔로 가수인 김원준은 2012년 10월부터 강동대학교 실용음악과의 전임교수이자 학과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개콘에서 강단으로 무대 옮긴 개그맨들

개그맨들의 대학 강단 진출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데요. 국민 약골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개그맨 이윤석은 서울 예술 전문학교 방송 연예학부 학과장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 개그계의 주역으로 꼽히는 이봉원, 김한석은 한국 방송 예슬 진흥원에서 개그맨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희극 연기론을 강의하고 있죠.

정글의 법칙 등의 다큐 예능과 슬랩스틱 코미디로 유명한 김병만은 현재 방송활동을 계속하며 백제예술대학 방송연예과 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마빡이로 대한민국을 강타했던 개그맨 박준형은 현재 경인여자대학 방송연예과에서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죠.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개구우먼 이영자도 2001년 예원예술대학교 코미디학과 교수로 활동한 적이 있습니다.

방송인, 모델, 쇼호스트 출신 교수

이 밖에도 연예계에 진출한 다양한 사람들이 속속 대학 상단에 오르고 있습니다. KBS ‘아침마당’ 등에서 명진행자로 활동하는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이금희는 모교인 숙명여대에서 언론홍보 강의를 진행하고 있죠. 모델 출신인 박둘선은 한국예술원 모델과 전임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유난희를 비롯한 쇼호스트 역시 대학의 방송학과 나 쇼호스트 학과에 출강하고 있습니다.

학생들까지 사로잡은 뮤지컬 배우들

일반 배우뿐만 아니라 뮤지컬 배우들의 강연 등단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뮤지컬 가수로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김려원은 2014년 명지대학교 객원 조교수로 임명됐죠. 국내 정상급 뮤지컬 여배우로 꼽히는 옥주현은 2009년 동서울대학 공연예술학부 겸임교수, 2015년 단국대 공연영화학부 뮤지컬학과 초빙교수로 임용돼 학생을 가르친 바 있습니다.

연기 활동과 병행하는 객원교수

전임 교수로 활동하는 배우 외에도 겸임 교수로 강연을 펼치는 배우들도 많은데요. 드라마 대조영으로 유명한 배우 이덕화는 2014년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연극학부 객원 교수로 임용된 바 있습니다. 영화 연가시에서 주연으로 활약한 배우 문정희도 모교인 한국예술종합학교에 객원교수로 임용돼 1년간 강의를 진행했죠.

올해 방영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북한군으로 열연한 배우 오만석은 2016년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객원 교수로 임명된 바 있습니다. 최근 성공리에 막을 내린 부부의 세계의 주역 김희애도 과거 수원 전문대 방송연예과 겸임 교수로 활동한 적이 있는데요. 당시 자신의 모교인 중앙대 신방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해 여러 곳에서 교수 권유를 받았다고 합니다.

스타 강사 초청, 알고 보면 무늬만 교수?

교수로 임용된 연예인들은 유명세만큼 높은 연봉을 자랑할 것처럼 보이는데요. 실상은 어떨까요?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교수 임명 시 전임교수가 아닌 겸임이나 객원 교수의 직책이 주어집니다. 보통 전임교수가 아닐 경우에는 시급도 낮을뿐더러 고용 안정성도 보장되지 않습니다.

대학교수는 보통 전임교원과 비전임 교원으로 나뉘게 되는데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고액의 연봉을 받는 교수는 전임교원에 해당됩니다. 전임교수의 경우에는 전문적 연구 실적이 필요하고 연차가 쌓일수록 연봉도 올라가는데요. 반면 시간강사, 겸임교수, 객원교수를 포함한 비점임 교원은 비전임 교원으로 시급을 받으며 수개월에서 연단위로 계약하는 방식입니다.

객원 교수들이 받는 시급은 학교별, 주/야간, 급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만~7만 원대 정도입니다. 특히 수도권, 국립대, 4년제 대학에 비해 지방, 사립대, 전문대학의 시급이 박한 편이죠. 실제로 개그맨 김수용은 작년 말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경험담을 전하며 “ 시간 강사나 겸임교수는 한 시간에 2만 원을 준다"라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연예인 교수들은 풍부한 현장 경험을 토대로 학생들에게 생생한 교육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데요.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학 교육의 부실화 및 일부 지방대학의 홍보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연예인들의 철저한 강의 관리로 학생들에게 양질의 강의가 제공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글 신유정 기자

2020.07.0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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