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때도 벌어졌던 기자 폭행, 그때는 왜 조용했나?

박근혜 때도 벌어졌던 기자 폭행, 그

기자가 중국 측 경호원에게 폭행을 당하자, 대통령 경호원을 찾는 기자들과 문재인 대통령 중국 방문을 외교 참사라고 보도한 언론 ⓒTV조선, 한국일보 화면 캡처

청와대 출입 기자로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취재하던 한국 기자가 중국에서 폭행을 당했습니다. 폭행 사건은 한국 코트라(KOTRA,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진행한 행사에서 벌어졌습니다. 한국 기자를 폭행한 중국 측 경호원들은 코트라와 계약한 중국 현지 보안업체 소속일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공안의 개입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벌어진 한국 기자 폭행 사건으로 국내 언론은 ‘홀대받는 문재인’,’방중 무리수에 외교 참사’라는 표현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 책임론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대통령 경호원을 기자가 찾았다는 사실 자체가 이상하다는 등 싸늘한 반응을 보입니다.

 

폭행 사건은 안타깝지만, 한국 언론은 이번 사태를 무리하게 확대하고 있거나 고자질하듯 기사를 작성하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언론이 저널리즘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있는 문제를 알아봤습니다.

주가 폭락이 한국 기자 폭행 사건 때문에?

박근혜 때도 벌어졌던 기자 폭행, 그

노컷뉴스는 한국기자 폭행 사건이 주가 폭락 등 경제 산업에도 파장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주가 하락은 기자 폭행과 무관했다.

<노컷뉴스>는 <“中 경호원 韓 기자 폭행, 있을 수 없는 일”…한국기업들 ‘당혹’>이라는 기사에서 ‘이날 중국 경호원들의 한국기자 폭행 사건 직후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는 등 경제·산업계에도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12월 14일 주가 폭락은 한국 기자 폭행과는 그리 큰 연관성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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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3개월에 한 번씩 돌아오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이다. 주가지수선물과 주가지수옵션, 개별주식선물과 개별주식옵션 등 4개 계약의 만기가 함께 도래해 주가 방향성을 예측하기 힘든 날로 꼽히며 ‘쿼드러플위칭데이’(Quadruple Witching Day·네 마녀의 날)로 불린다.

 

네 마녀의 날은 주가지수 선물·옵션, 개별주식 선물·옵션 등 네 가지 파생상품 만기일이 겹치는 날로 장 막판에 주가가 요동칠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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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하락에 대한 경제지의 분석이나 경제 관련 기사를 봐도 한국 기자의 폭행은 원인이 아니었습니다. 정확히 명시되지 않아 관련 기업이 누구인지 파악할 수 없지만, 뚜렷한 외교적 요인은 아니었습니다.

 

국내 언론은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사드 때문에 별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노컷 뉴스를 보면 대기업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양국 관계가 화해 모드로 가는 상황’이라며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계속 암시합니다. 언론의 이런 보도는 한국 기자의 폭행은 외교적, 경제적으로 엄청난 사건임을 강조하려고 나온 무리수라고 보입니다.

박근혜 때도 벌어졌던 기자 폭행, 그때는 왜 조용했나?

박근혜 때도 벌어졌던 기자 폭행, 그

2013년 청와대 출입 기자 폭행 사건은 국내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 2017년 12월 14일 대부분의 언론은 문재인 대통령 중국 방문보다 한국 기자 폭행 사건을 더 길게 보도했다.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청와대 출입기자가 폭행당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2013년 6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중국 시안을 방문했을 때 중국 측이 과잉경호를 하면서 청와대 취재기자를 밀쳐내는 등 폭행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2013년 기자 폭행 사건 관련 기사를 찾아봤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관련 사건이 당시에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봐야 합니다. 그러나 폭행 사건이 벌어진 2017년 12월 14일, 국내 언론은 거의 빠짐없이 한국 기자 폭행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언론은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 소식보다 오히려 기자 폭행 사건을 더 길게 보도했습니다. 박근혜 정권 시절 ‘극진 예우’,’외교 성과’ 등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보도했던 상황과 비교하면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외신 보도와 다르게 문재인만 비난하는 언론

박근혜 때도 벌어졌던 기자 폭행, 그

BBC코리아는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충칭시 방문을 긍정적으로 보도했다. 문 대통령의 해외 방문 때 현지 방송에는 보도되는 내용이 국내에는 나오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를 방문하면 청와대 출입 기자가 따라갔지만, 현지 뉴스를 찾아봐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국내 언론이 자세하게 보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방문 지역을 놓고 국내 언론과 외신은 확연한 입장 차이를 보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방문하는 충칭시를 BBC 코리아는 아래와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1. 대한민국 마지막 임시정부로 한국의 항일 유적이 잘 보존되어 있다
  2. 현대차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음, 사드 배치로 매출이 급감한 한국 기업 격려 차원이다.
  3. 시진핑의 최측근인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가 있다, 충칭은 시진핑 주석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구상의 출발점으로 시 주석을 배려하는 차원이다.

 

하지만 경향신문은 전혀 다른 견해를 보였습니다.

 

  1. 충칭 임시정부는 (대만)국민당의 지원으로 이전, 적절치 않아 보인다.
  2. 충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적인 보시라이가 당서기를 맡았던 곳이다.
  3. 천민얼은 상무위원에 진입하지 못하면서 확실한 후계지정을 받지 못했다.

 

국내 언론을 분석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무조건 실패한 외교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중국 언론과 외신을 보면 몇 가지 의미가 있는 등 처참할 정도는 아닙니다.

 

뉴스1의 <[시나쿨파]국민은 자존심이 상처받는 것을 용서하지 않는다>라는 기사를 보면 기자 폭행에 ‘하나는 ‘기레기(기자+쓰레기)’들은 당해도 싸다는 것이다.’라는 누리꾼의 반응이 놀랍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댓글을 보면 ‘언제부터 국민의 자존심이 기자가 되었나?’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기자건 일반 시민이건 폭행은 있어서는 안 됩니다. 기자들은 폭행 사건에 대한 책임자 처벌과 사후 대책을 강력하게 요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기자들의 폭행을 네티즌들이 싸늘하게 외면하는 이유가 그동안 언론의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점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필자 아이엠피터 (블로그, 페이스북)

정치·시사 블로거지만 따뜻한 이야기를 더 좋아하고, 상식적인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사람.

2017.12.1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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