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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안아키’
믿음이라 쓰고 학대라고 부른다

byㅍㅍㅅㅅ

‘안아키’ 믿음이라 쓰고 학대라고 부

출처: 중앙일보

부모님으로부터 ‘건강한 신체’라는 최고의 재산을 물려받아서 감기도 잘 걸리지 않고, 감기 기운이 있어도 병원에 잘 가지 않습니다. 항생제나 약을 통해서 감기 바이러스를 몰아내기보다는 음식 등을 통해서 자연치유를 유도합니다.

 

아무리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려도 공기청정기를 사지 않습니다. 공기청정기를 사기보다는 공기정화에 도움을 주는 식물을 집에 들이며 가드닝에 신경을 쓰고, 무엇보다 집 안에서 미세먼지를 발생시키지 않는 생활습관을 가집니다. 공기정화 식물의 공기정화 능력이 공기청정기의 공기정화 능력보다 떨어질지 몰라도 자연주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저는 기계에 의한 공기정화보다는 자연에 기댑니다.

 

자연주의 그리고 자연치유. 한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이자 방식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는 건강한 사람에게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아직 완전히 면역력이 갖춰지지 않은 영아나 유아, 어린이에게는 부적절합니다. 이 연령대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자립하기에는 부족하기에 어른의 보살핌이 있어야 합니다. 자연치유와는 어울리지 않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최근 사이비 종교에 대한 맹신처럼 자연치유를 고수하며 아이를 힘들게 하는 부모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인터넷 카페 ‘약 안 쓰고 우리 아이 키우기(이하 안아키)’ 등의 방식은 일부 부모에게는 광범위하게 퍼져 있습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들은 병원 대신 아래와 같은 방식 아이의 질병을 치유한다고 합니다.

안아키식 치유방법 및 의사의 지적

1. 아토피 피부염

  1. 안아키: 로션을 바르지 말고 햇볕을 쬐고 땀을 내줘라
  2. 의사: 땀이 나면 피부에 남은 세균 번식이 쉬워져 아토피는 햇볕 알레르기를 쉽게 유발

 

2. 눈병

  1. 안아키: 죽염 탄 물로 눈을 씻어줘라
  2. 의사: 식염수 농도보다 진한 죽염수나 오염된 물은 오히려 눈에 안 좋다

 

3. 배탈

  1. 안아키: 숯가루를 먹여라
  2. 의사: 설사가 심하면 의학용 활성탄소를 먹이기도 하나 아주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4. 고열

  1. 안아키: 대변을 보게 하고, 잘 못 보면 관장을 하라
  2. 의사: 변비에 의해 열이 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해열 효과는 거의 없다
‘안아키’ 믿음이라 쓰고 학대라고 부

출처: MBC

‘안아키’ 믿음이라 쓰고 학대라고 부

출처: TV조선

최근 끔찍한 사진과 함께 확산되고 있는 논란이 안아키의 전부는 아닐 것입니다. 자유치유를 통해서 효과를 본 사람도 있겠지만 아이는 면역력이 약하다는 사실이 핵심입니다. 적절한 독과 백신은 우리의 신체를 건강하게 만들고 면역력을 키워줍니다. 어린 시기에 반드시 맞는 수많은 예방접종들은 그래서 필요한 것입니다. 괜히 필수라는 말이 붙은 게 아닙니다.

 

확실히 대한민국은 무분별하게 항생제를 많이 사용하는 국가입니다. 지나치게 병원에 의존하고 약을 통해서 치유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의학적 물질이 아닌 자연주의로 내성을 키울 수도 있습니다. 인간은 균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생명체입니다. 균이 있어야 음식물을 소화시킬 수 있고, 술도 만들 수 있으며 고추장이나 된장도 만들 수 있습니다.

 

한국은 너무 ‘무균’을 강조합니다. 인간은 결코 무균으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무균은 균 하나로 인해서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중환자나 전염병 환자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맞습니다. 괜히 나쁜 균을 없앤다고 인간에게 유익한 균까지 없애는 일도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 흙을 마음껏 만지게 하고 집에 돌아와도 손을 바로 씻게 하지 않게 하여 좋은 균을 신체에 머물게 하고, 나쁜 균에 대한 내성을 키우게 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이미 효과가 입증되었고 건강에 해롭지 않은 방식이라면 아무 문제 없겠지만, 안아키에는 무모할 정도로 위험한 방식이 많습니다. ‘병원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어린아이에게 적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각종 질병에 대한 치료법이 모든 사람에게 효과를 볼 수는 없지만 과거부터 쌓여 온 경험과 효과를 토대로 처방되는 것이 치료법입니다. 최고는 될 수 없지만 ‘최선’이라는 의미입니다.

 

그 방식이 아이에게 맞지 않고, 점점 증상이 악화되면 당장 그만두고 병원으로 가야 합니다. 소금물 관장을 통해서 모든 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 선전하는 것과 고열로 힘들어하는 아이를 관장시키며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다를 바가 뭘까요?

 

세상의 모든 것은 지나치기에 문제가 됩니다. 항생제의 남용과 의학에 대한 지나친 맹신은 문제가 되지만 적절한 치료와 항생제는 건강을 지키는 데 큰 힘이 됩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게는 그러합니다. 일부 부모들의 자연치유에 대한 믿음, 그 믿음이 심해지면 아동학대가 될 수 있습니다.

필자 보헤미안 (블로그)

글을 쓰는게 좋은 활자 중독자이자 할 말은 하고 살아야 하는 리얼리스트입니다. 조금이나마 글을 통해서 소통하고 싶고, 상식이 깨어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