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고원길 여정 중 만날 수 있는 그 곳 – 진안제일식당, 운장산칡냉면, 산마루 짬뽕
맛집으路
진안군에서 밥을 먹고 실망한 기억이 그다지 없다.
물론 개인의 입맛 차이도 있고 좋아하는 음식에 대한 취향 차이도 있겠지만, 적어도 한 번 답사를 오면 4박5일이 기본이었고 행사를 위해서는 열흘 넘게 머문 적도 있었던 진안군이다. 언제나 밥 먹을 시간이 없는게 문제였지 혹시 맛 없으면 어떡하나 걱정할 일은 없었다.
그래서일까 전국을 다니면서 올리는 ‘맛집으路’의 내용 중에서도 아마 진안군의 식당들이 가장 많이 소개되었을 것이다.
이제 방점을 찍을 때가 되었다. “제 19회 한국고갯길 투어(KHT TOUR) in 진안” 행사를 앞둔 지금, 출발지이자 도착지인 진안 읍내에서 만날 수 있는 맛집과 용담체련공원에서 맛 볼 수 있는 맛집을 소개한다. 행사에 참가할 예정인 분들은 부디 메모하시라!
1. 진안제일식당
진안제일식당 순대국 ‘특’ |
진안읍내에서 거리를 걷는 누구를 붙잡고 “순대국밥 잘 하는 곳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99%의 확률로 ‘시골순대’와 ‘진안제일식당(혹은 제일순대)’의 이름을 듣게 될 것이다.
작년, 하루에 딱 세 시간만 영업을 한다는 그 배짱 좋은 시골순대에서 순대국을 먹고 그 국물의 맑고 산뜻함(어떻게 내장을 삶아서 그런 산뜻함을 낼 수 있는지…), 피순대와 암뽕이순대의 맛에 충격을 받은 바 있다. 그리고 해가 지나 올해에야 맛 본 또 다른 맛집인 진안제일식당은 “과연…”이라는 한 마디로 모든것을 대신하게 했다.
구수하면서도 잡내 하나 없는 산뜻한 맛이 일품이다. |
시골순대가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의 말갛고 깔끔한 국물로 승부했다면 이 진안제일순대는 그보다 더 구수함과 감칠맛이 있다. (물론 여느 순대집보다 굉장히 깔끔하다.)
게다가 내장들 역시 군내 하나 없이 깔끔하여 그 자체의 맛과 식감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당연히 이 곳도 피순대를 쓰니 선지 등을 못 먹는 이들은 눈물을 삼킬 집이다.
개인적으로는 돼지국밥, 순대국밥에 있어서는 내장보다는 머릿고기파인 셈인데 워낙 내장을 잘 손질하고 잡내를 완벽히 제거하고 내어놓는, 한 마디로 끝내주게 잘하는 집이라 국물 한 방울, 내장 한 점 남기지 않고 완벽하게 다 먹었다. 내장파 마니아분들은 황홀해 할 집이다.
- 진안제일식당 : 전북 진안군 진안읍 우화4길 2 / 063-433-2246
- 메뉴 : 순대국밥 6,000원, 순대국밥 특 8,000원, 돼지머리국밥 6,000원 등
- 영업시간 : 08:00 ~ 20:00
- 주차가능
2. 운장산칡냉면
비빔냉면. 양념장이 굉장히 맛깔스럽다. |
진안 천변을 건너 읍내 북쪽으로 조금만 들어서면 만나는 운장산칡냉면.
고작 냉면? 하다가는 깜짝 놀랄 것이다. 진안읍내에서 오랜시간 냉면으로 사랑받은 집니다.
냉면 자체의 맛도 일품이지만 밑반찬 하나하나마다 정성이 가득하다. 모든 반찬을 직접 전부 만들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넘치는 사장님, 낯선 이에게 먼저 말을 걸어주고 음식에 대해 설명하는 적극적인 모습까지 참으로 마음에 든다.
비빔냉면의 양념장은 ‘터프’한 스타일이다. 전체를 곱디곱게 갈아 거의 초고추장 수준의 양념장을 끼얹어 오는 여느 집들과는 달리 고춧가루의 입자가 그대로 드러난다. 그 양념장의 맛은 정확하게 정도를 지키고 있다. 단 맛, 매운 맛, 적당한 산미가 정말로 조화롭게 입맛을 돋운다.
뭉근하게 끓인 육개장 |
몸이 으슬으슬하는 이가 있어 시켜본 육개장도 기대이상이다.
듬뿍넣은 토란대와 얼큰한 쇠고기 국물은 그 자체로 궁합이 맞다. 지금은 보기 힘든 계란을 풀어 끼얹은 모습은 매콤함에 구수함과 부드러움까지 더해주는 멋진 조화이다. 뭉근히 끓인 국밥에 정성 가득, 무엇 하나 손이 안 가는게 없는 밑반찬이 더해지니 이 이상의 한 끼가 또 있을까?
- 운장산칡냉면 : 전북 진안군 진안읍 진용로 24 / 063-433-3472
- 메뉴 : 물냉면 7,000원, 비빔냉면 7,000원, 돌솥비빔밥 7,000원, 육개장 7,000원 등
- 영업시간 : 10:00 ~ 19:00
- 주차가능 (진안천변 주차장)
3. 산마루
용담체련공원 인근에 위치한 산마루 |
“짬뽕이 유명하다고 합니다!”
내륙의 ‘바다’도 바다로 쳐서 짬뽕이 유명한 것은 아닐 터이다. 물론 쏘가리와 붕어, 그외 민물고기들이 짬뽕에 들어가지 말라는 법은 없다쳐도 그게 꼭 ‘짬뽕’이라는 결과물로 나오기엔 또 아쉽다. 차라리 민물매운탕이나 어죽이 낫지…
여기까지는 용담체련공원 인근에 있는 짬뽕집이 유명하다는 지리정보팀장의 말을 듣자마자 혼자서 되뇌인 ‘뇌내망상’이다.
‘해물(海物)’짬뽕이 유명하단다. 뇌내망상에서 민물고기들이 사라진다. 도대체 내륙중의 내륙, 오지중의 오지인 진안군에서도 용담면에 있다는 짬뽕은 얼마나 맛있길래?
그릇이 미어터지는, 국물이 보이지 않는 해물 양에 놀란다. |
비단가리비, 동죽, 새우, 홍합… 까도 까도 끝이 없다. |
해물짬뽕을 시킨다. 이윽고 놓인 그릇, 국물이 안보인다. 해물이 탑을 쌓았다.
물론 조개류가 껍질의 부피가 큰 편이라 도드라지게만 쌓으면 많아보인다지만 그런 수준을 한 참 넘어섰다. 비단가리비는 먹고 또 먹어도 계속 나온다. 동죽의 부드러움도, 새우의 단 맛도 모두 기대 이상이다. 소라나 오징어는 다른 해물에 가려져 명함도 못 내밀고 있다.
여느 바닷가에서도 이렇게나 푸짐한 해물짬뽕은 보기 힘들다. 도대체 이 내륙에서 이런 꾸미는 무엇일까?
사장님과 이야기를 잠시 나눠보니 여사장님이 부산 출신이라고 한다. 그래서 해물 넣는 것에 아낌이 없다고. 거기에 몸에 좋으라고 시금치로 면까지 반죽한다고 하니, 맛과 양에 건강에 대한 고민까지 함께 넣었다.
깊게 우러난 국물은 진득한 것이 그대로 밥을 부른다. 그러나 어찌하랴, 이미 해산물과 면 만으로도 임계점에 도달했으니 어디가서도 먹는 양은 남에게 안 뒤지는 필자도 이 곳에서는 넉아웃이다.
- 산마루 : 전북 진안군 용담면 안용로 1010 / 063-433-0345
- 메뉴 : 짜장 5,000원, 간짜장 6,000원, 해물짬뽕 9,000원, 탕수육 中 20,000원 등
- 영업시간 : 10:30 ~ 20:00
- 주차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