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사도북을 가다!

김태일 팀장의 깔딱고개

불수사도북? 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의 다섯 개의 산으로 서울특별시 한수이북의 강북 5산을 의미한다. 언제부터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이산 저산을 이어서 걷는 ‘종주 꾼!’ 이 등장하고, 산악마라톤 선수들은 대회를 열기도 하며, 수도권 사람들이 한번쯤 종주하고 싶어 하는 서울의 매력적인 산길이다.


로드프레스 공식 답사를 다니면서 장재원 팀장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러다보면 결국은 길 이야기, 산 이야기가 주가 된다. 그 동안 가봤던 장소나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대화는 산(山)으로 간다.


백무동에서 장터목 대피소를 지나 천왕봉에 도착하여 다시 세석 대피소에서 백무동으로 내려오는 당일치기 지리산 탐방. 직장인이나 주말 밖에 시간이 없는 수도권인구가 지리산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이다. 12년, 13년, 18년 총 3번의 백무동~천왕봉 당일치기 탐방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저런 산 이야기로 계속 대화가 산으로 가던 중, 팀장님이 ‘불수사도북’에 대하여 알려준다. 목 뒤의 잔털이 서고 팔에 닭살이 돋는다.


지리정보팀장을 맡고 있는 나의 주중일정은 KHT TOUR 행사의 기획과 진행, 그 외 길 조성 등을 위한 답사 및 정밀화 과정이다. 답사를 시작하면 평균 20~30km씩 걷기 때문에 평소 건강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주말은 온전한 나만의 시간으로(회복기간) 로드프레스는 주말행사 후 대체휴무를 받고, 업무 간 번 아웃을 막기 위한 휴가를 매달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 하였다. 즐기는 사람인 나는 2018년 9월 9일 일요일 ‘불수사도북’ 종주를 시작한다.

Part 1. 생각과 다짐

언제 시작할까? 어떻게 시작할까?


스스로에 대한 질문으로 이번 산길걷기를 준비해본다. 산. 등산. 걷기. 어떻게 보는 것이 맞을까? 질문에 대한 나의 생각은 하나. 두발로 걸어가면 그건 모두 길이다. 제주도를 한 바퀴 걸으면서 서건도(썩은 섬)라는 곳을 들어간 적이 있다. 물이 없어서 들어갔는데 평소에는 바닷물에 잠겨 길이 없다고 한다. 그럼 물이 빠졌을 때는 길이고 물이 차있으면 길이 아니다?


요즘 드는 생각에는 길은 있는데 물로 인한 일시적인 길의 통제로 보고 있다. 길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기에. 결국 물이 차있어도 길이다.


등산이란 생각을 버리고 부담을 덜자.


불수사도북. 강북 5산 중에 순서상 마지막인 북한산의 경우 중학교 특별활동 시간에 등산부원으로 족두리봉과 몇몇 봉우리 탐방을 시작하여 대학시절에는 불광역에서 백운대를 거쳐 우이동으로 내려가 본 경험이 있어서 크게 부담이 없었다. 도봉산은 아는 형님과 Y계곡을 힘들게 넘어봤던 기억에 부담이 있던 산이고, 사패산은 차량으로 터널만 지나가보고 처음 방문하는 산, 수락산과 불암산은 서울둘레길을 걸으며 잠시 지나갔던 경험이 있다.


인터넷에서 자료를 수집한다. 가장 많은 자료는 산악마라톤 선수들이 참가하는 불수사도북 마라톤대회. “따라하면 다칠 수 있으니 절대 따라하지 마세요.” 라는 문구가 떠오른다. 아날로그 지도를 스캔하여 올린 사진부터 디지털 지도와 GNSS로 수집한 자료를 종합하여 검토한다.


아! ‘종주꾼’으로 불리는 탐방객이 걷는 길과 마라톤 선수들이 뛰는 길이 약간의 차이가 있다. 백운대를 지나친다거나 날머리(종점)를 암석 구간을 피하여 안전한 구간으로 선정한다든가 아니면 본인이 가고 싶은 불수사도북 코스를 소개하는 분들도 계셨다. 중요한건 안전이고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걷는다는 것이지만 “그래도!” 가장 인기 있고 많이 탐방하며 공식적으로 굳어진 주봉우리를 지나가는 코스로 선정한다!

Part 2. 준비 그리고 확정

종주를 위한 필수적이지만 최소화된 준비물

언제 시작할까? 답변은 ‘내일’이다. 급했다.


불수사도북을 알게 된 건 9월 초. 고민하고 결정한 날은 9월 8일. 시행한 날은 9월 9일. 너무 빠르게 진행된다. 하지만 이렇게 결정한 이유가 있다! 8월에서 9월로 넘어오며 해가 점점 짧아지기에 야간산행을 되도록 하지 않는 나에게는 동트자마자 출발하여 해가 지기 전에 내려오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하였다. 추석 연휴에 다녀오고 싶었지만 피곤함을 꾹 참고 9월 8일 오후 11시에 모든 계획을 마쳤다.


디지털기기에 문제가 생길 것을 대비하여 아날로그 지도와 주요 지명 그리고 미니 나침반도 챙기고 오랜만에 정말 필요한 장비만 넣는 것 같다.


100oz의 카멜 백(낙타의 물혹처럼 물주머니가 있고 호스가 달려있어서 걸으며 물을 섭취할 수 있다. 물을 가득 채우면 약 2.8kg)을 가방안쪽 부분에 넣고 호스를 밖으로 빼어 가방 끈에 결속한다. 이마에서 잔뜩 흐를 땀이 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 줄 헤어밴드와 따가운 햇살을 막아 줄 안면마스크(버프)를 챙긴다.


오르막은 괜찮은데 내리막에서 무릎이 상할 수 있으므로 무릎 보호대와 출발 전 새벽에 해야 할 테이핑을 준비한다. 발가락과 발바닥의 물집을 예방하기 위하여 종이반창고와 바디로션을 준비하고 풀을 대비한 긴 바지와 긴팔 상의를 준비한다. 속옷도 가장 통풍 잘 되고 가벼운 소재로 선택. 양말은 목이 긴 양말로 모래나 흙이 들어갔을 때 조금이라도 무뎌질 수 있도록 두툼한 것을 선택한다.


가장 중요한 식량은 비상식으로 쿠키와 포도당을 챙긴다. 행동식은 현장에서 두 번의 보급지가 있으므로 철저한 계획에 맞게 움직인다. 출발 전 사진을 찍는다. 사진 속 빠진 물건이 더욱! 중요한 것들이다.


10000mAh의 보조배터리(휴대폰 2번 이상 충전)와 헤드램프이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항상 휴대하여야 할 물품이라고 생각한다. 오전 4시에 일어나려면 자야지. 00시에 졸린 눈을 비비며 눕는다.

Part 3. 출발!

공릉산백세문

4시에 일어나 고양이 세수와 개운함을 위한 양치를 한다. 목표 도착시간은 5시10분. 서울특별시 노원구 공릉동의 ‘공릉산 백세문’이 거의 공식적인 들머리(시점)로, 요즘 날이 밝아지는 경계인 5시30분에 출발할 예정이다.


불수사도북의 5개의 산을 지나기만 해도 괜찮지만 이번에 정한 길은 능선위주로 그 길이 가진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반드시 주봉인 최고봉을 지나도록 선정한다. 내가 선정한 탐방코스는 다음과 같은 필수 체크포인트가 있다.


[공릉산 백세문(들머리) → 불암산 → 덕능고개 → 도솔봉 → 철모바위 → 수락산 → 기차(홈통)바위 → 도정봉 → 동막골초소 → 발곡역 → 호암사 → 범골능선 → 사패산 → 사패능선 → 산불감시초소 → 포대능선 → 도봉산 → 우이암 → 원통사 → 우이동 → 육모정고개 → 우이능선 → 영봉 → 하루재 → 깔딱고개 → 백운산장 → 위문 → 백운대 → 용암문 → 동장대 → 대동문 → 보국문 → 대성문 → 대남문 → 청수동암문 → 문수봉 → 승가봉 → 사모바위 → 비봉 → 향로봉 → 족두리봉 → 대호아파트/불광역(날머리) & 하비에르 국제학교]로 약 43~46km.


평소 걷는 평지의 40km도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면 힘이 들고 귀찮아진다. 사연이 있는 나의 다리이지만 ‘두발로 건강 찾기’라는 초심을 잃지 않고 도전하여 이겨낼 수 있을까? 이번만큼은 욕심내본다! 계속 마음속으로 ‘할 수 있다’라는 다짐을 새긴다. 현재시각 05:00, 공릉동 ‘공릉산백세문’ 앞에 도착하였다. 새벽은 춥다. 스트레칭으로 부상을 예방하고 출발을 준비한다.

Part 4. 불암산 (공릉산 백세문~불암산~덕능고개)

어라? 시작점에서 5분만 걸어보니 서울둘레길을 완주하며 걸었던 코스와 연결된다. 새벽이라 다른 느낌을 받았지만 서울둘레길 리본도 있고 걸었던 기억도 있다! 이번에는 그 불암산의 정상을 향한다.


드문드문 가로등의 하얀 불빛이 ROAD人을 나방으로 만든다. 몽롱하다. 당직근무를 마친 후 걷는 기분. 얼른 해가 뜨길 바라며 천천히 이동한다. 약 15분쯤 걸었을까 오른쪽 숲을 바라보니 마치 사바나의 정글 같다. 그리고 보이는 건물들. 도시정글이 맞긴 한가보다.


불암산 정상까지 2.2km지점. 어느덧 땀이 주르륵 흐른다. 몸이 덜 풀려서 호흡도 가쁘고 충분한 수면을 하지 못한 탓에 머리도 살짝 아프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으니 산초 잎 두 장을 비벼 인중에 바른다.

불암산 거북바위

거북바위! 정말 엄청나게 큰 거북이와 닮았다. 그 옆의 거북산장에 걸려있는 불암산 수묵화가 정감 있다.


이제 계단만 올라가면 불암산 정상이다. 계단을 오르다가 고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학생들과 선생님으로 추측되는 사람 두 명이 후후거리며 부지런히 내려온다. 얼마나 빨리 올라갔다 내려가는 것인지 대단하다!


그들의 패기에 용기를 얻고 계단에서 서울의 풍경을 눈에 담아본다. 제2롯데월드와 용마산, 아차산이 보이고 반대편에는 조금 있다가 가야 할 북한산과 도봉산이 멋진 기상으로 솟아있다. 명산은 명산이다. 높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정말 멋진 모습에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다.

불암산 508m

불암산에서 바라본 북한산과 도봉산

불암산 508m.


현재시각 06:30, 정상에 도착하였다. 넓게 깔린 안개가 산과 산 사이, 건물과 건물 사이를 감싸고 있다. 새벽에 올라오니 이런 매력적인 풍경을 볼 수 있어 행복하다. 불수사도북 중 첫 번째 산인 불암산을 걸어봤다. 수락산과 이어지는 덕능고개 하산 길 까지 매우 위험한 구간이나 큰 어려움 없이 걸을 수 있는 적당한 난이도의 산이라고 느껴졌다.


하지만 계속 이야기하듯 명산이 명산인 이유는 높이나 난이도가 아닌 그 산이 가지고 있는 기운이 있다고 생각한다. 불암산의 정기를 받고 다음의 수락산으로 발길을 옮긴다.

Part 5. 수락산 (덕능고개~도솔봉~철모바위~수락산~기차(홈통)바위~도정봉~동막골초소~발곡역)

덕능고개에서 수락산 도솔봉을 향하여 걷는다. 완만하고 소나무가 우거진 좁은 숲길을 올라간다. 우측의 철책이 인근에 부대가 있음을 알려준다.


여기서 위성신호가 잡히지 않았는데 많은 경로수집가들이 같은 증상을 겪은 모양이다.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세상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이들에게 감사하다. 안 되면 어떠한가? 지금 두 다리와 눈과 마음은 이 순간을 느끼고 기억한다.


어둑어둑한 숲길을 지나니 능선과 연결된다. 도솔봉과 철모바위를 지나는데 여기서 암벽의 로프를 만나게 된다. 이 부분에서는 반드시 주의를 요한다. 로프를 잡거나 바위 사이를 잡고 암벽 옆길을 지나가야 하는데 아래는 낭떠러지 이므로 반드시 옷이 더러워지더라도 낮은 자세로 안전하게 지나가야 한다.


우회로가 있는지 확인하지는 못하였지만 대부분 우회로가 있는 편. 천천히 바위를 지나 다시 수락산 주봉으로 향한다.

도솔봉과 철모바위를 지나며 로프구간을 지난다

뾰족뾰족한 바위들을 지나 잠시나마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수락산 637m 정상에 도착. 현재시각 08:05 정상비가 한반도모양 같다. 평화를 꿈꾸는 요즘시기와 잘 맞는 모양이다.


뜬금없지만 갑자기 진정한 평화를 위하여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을 해봤다. 시베리아횡단열차, 백두산트레일, 금강산트레일, 개마고원트레일, 백두대간. 거짓이 아닌 진정한 마음으로 평화가 찾아와야 할 텐데 걱정은 항상 든다. 잠시 쉬었다가 바로 하산길로 향한다.

수락산 637m

멋진 수락산의 암릉

기차(홈통)바위의 우회로 안내이정표가 보인다. 그리고 곧이어 “로프는 반드시 3인 이하로 사용하세요.”라는 경고문구가 눈에 확 들어온다. 조금 더 내려가니 쇠로 만들어진 안전레일이 보이고 그 앞으로 멋진 능선과 고층건물들이 나타난다. 굵고 하얀 로프 두 줄이 깎아지른 암벽 아래로 축축 늘어져있다.


내려가는 기준 우측의 로프를 선택한다. 올라오는 경우에도 아래에서 우측방향(위에서는 좌측방향)의 로프를 선택했을 것이다. 우측의 로프가 바위 사이에 홈과 가까워서 혹시 몸이 돌아갈 경우 예비로 다리를 넣을 공간이 나올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대로 올라올 때는 우측의 밋밋한 바위가 올라올 때 심리적 부담이 덜 하다고 생각되었다.

기차(홈통)바위 진입로

로프사용 안내. 두 줄의 로프에 대한 경각심을 위한 경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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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프를 다리 사이에 두고 자세를 낮추고 천천히 로프를 잡고 내려간다. 흡사 서울 관악산의 말바위와 가평 운길산의 암릉구간이 떠오른다.


전문 산악인이 아니기에 달팽이의 속도로 내려가며 양 옆의 경치를 감상한다. 우측은 북한산과 도봉산이 기상을 드러내고 좌측은 남양주 방향으로 산맥이 끊임없이 이어져있다.

기차(홈통)바위에서 로프를 타고 내려가며 바라본 위

기차(홈통)바위에 매달려 아래를 바라 본 모습

기차(홈통)바위에서 바라 본 우측 도봉산의 멋진 모습

중간에 경치가 너무 좋아 잠시 매달려 이마를 훔친다. 무사히 내려와서 의정부시의 경고문을 다시 한 번 보고 도정봉으로 향한다.


도정봉으로 향하는 길은 무난한 흙길과 바위구간이 조금 있어 큰 어려움 없이 걸을 수 있는 구간이다. 도정봉에 도착하니 옛 관악산의 느낌을 받았다. 사람은 없었지만 넓은 바위로 된 봉우리에는 인삼천으로 만든 그늘과 아이스박스가 덩그러니 놓여있었고 최근에도 사용한 흔적이 있었다.


어릴 적 추억이기도 하지만 요즈음 산에서도 볼 수 있는 모습에 신기하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도정봉으로 향하는 무난한 흙길

동막봉과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평범한 동네 뒷산의 느낌으로 동막골초소에 도착한다. 이제 불암산과 수락산의 이어진 능선이 끊어지고 행정구역 의정부시의 발곡역으로 향한다.

연결통로에서 만난 산악마라톤 동호인들

토끼굴을 지나며 산악마라톤 동호인들을 만났다. 대회가 아니라 동호인들이 모여서 가볍게? 수락산과 불암산을 뛰어서 간다고 한다. 배번이 있어 대회처럼 보였지만 아마도 동호회 자체적으로 하는 친목대회처럼 보였다. 매서운 눈빛을 선물로 받고 발곡역에 도착. 첫 번째 보급지인 편의점에 들러 물과 식량을 보충한다.

Part 6. 사패산 (발곡역~호암사~범골능선~사패산~사패능선~산불감시초소~포대능선~도봉산)

마을을 지나며 들머리(사패산의 시작점)인 범골 ‘산행도 행복’토끼굴을 지나간다. 호암사까지 800m라고 적혀있는 파란색 이정표를 참고한다. 범골통제소를 지나 포장된 도로를 따라 급경사를 올라간다. 보통의 산속 절과 같이 진입로가 과거의 산길이기에 경사가 가파르다.


사패능선 1.6km이정표를 보고 사패능선 방향으로 진행한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사항으로 사패능선으로 쭉 가면 바로 도봉산으로 이어지기에 반드시 이정표를 잘 확인하여 사패산으로 향한다.

범골통제소로 향하는 ‘산행도 행복’연결통로

불암산과 마찬가지로 짧은 시간에 사패산 정상을 만날 수 있다. 현재시각 11:10 사패산 552m. 정상에서 도봉산의 산세에 감탄하고 그 뒤에 있는 북한산의 솟아오름에 다시 한 번 감탄한다.


사패산 정상을 왔다면 다시 돌아내려가 도봉산으로 이어지는 사패능선으로 향해야한다. 비법정탐방로가 중간 중간 보이긴 하지만 최대한 넓고 안전한 길로 가도록 노력해야한다. 로프를 쳐놓거나 경고문이 있는 비법정탐방로를 찾기가 더 어렵다. 안전을 위하여 국립공원에서 관리를 조금 더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패산 552m

사패산 정상에서 바라본 도봉산의 능선과 그 뒤의 북한산

다시 내려와 이번에는 갈림길에서 사패능선방향(자운봉 방향)으로 향한다.


호우피해 복구공사로 곳곳에 나무계단을 재 설치중이다. 그렇기에 길이 있던 자리를 피해 그 옆으로 새롭게 나있는 작은 흙길을 올라가는데 이게 보통이 아니다. 경사가 가파른 지역을 흙길로 오르니 발가락 끝에 힘이 들어가고 평소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여기서 조절에 실패하면 계속 컨디션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여 속도를 늦추고 천천히 올라간다.

곳곳에 공사 중인 나무계단을 볼 수 있었다

어느덧 시간도 점심 무렵. 행동식인 비스킷과 양갱 그리고 두유로 허기를 채운다.


오늘 가시거리가 좋아 멀리 산들도 맑게 잘 보이고 좋지만 생각보다 더워서 물을 많이 마셨다. 다음 보급지는 도봉산을 내려가서 우이동까지 가야하는데 이거 조절에 실패다. 적당히 조금씩 끊어서 마셔야하는데 이번 불수사도북 종주를 위하여 카멜백(호스가 달린 물주머니)을 가져와서 살짝만 목이 말라도 계속 마셔서 벌어진 상황이다.


등에서 쫄랑쫄랑 움직이고 있는 물에 희망을 가지고 나머지구간을 버텨보도록 한다.


*해당 기사는 로드프레스 2018년 11월호에 실린 기사로 현장의 상황 및 풍경은 현재와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by 장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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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2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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