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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 ]

당일 새벽 도축한 한우를 오후에 맛볼 수 있는 곳 – 인천 구월동 ‘우아한날’

by로드프레스

당일 새벽 도축한 한우를 오후에 맛볼

테이블 네개가 전부인 이 곳이 육회로는 인천 제일일 것이다.

구월동 먹자골목, 즉 인천예술회관역과 올림픽 공원을 낀 그 지역은 도로 건너 구월동 로데오거리와 더불어 아마 인천에서 제일 먹고 마시기 좋은 곳으로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갈 것이다.

 

조금만 더 내려가면 인천터미널과 연결된 신세계백화점, 뉴코아아울렛(킴스마트) 등이 있어 쇼핑하기에도 좋을뿐더러 주변의 다양한 관공서, 문화시설이 어우러져 밤마다 붐비는 곳이다.

 

특히 고속버스를 타고 인천에 오고 간다면 매우 가까운 곳에 자리해 한 번쯤 그 맛에 취해볼 만한 지역이다.

당일 새벽 도축한 한우를 오후에 맛볼

당일 도축한 고기임을 확인할 수 있는 화물표와 도축일자가 문 앞에 붙여져 있다.

문에 붙어있는 종이를 보니 화물표와 도축일자표이다. 고기를 도축, 정형한 후 산지에서 바로 실어오는 것임을 증명하고 있다.

 

의외로 수도권에서 당일 도축한 고기를 먹기란 쉽지 않다. 육회용 쇠고기를 공수받을 때 도축 후 하루가 지나야 육회 등급과 마블링의 등급이 측정 가능하기 때문이다.

 

육회, 육사시미용 소 우둔살과 앞다리살을 당일 출하할 수 있는 곳은 전국에서 오직 전라남도 광주지역만이 가능하다고 한다. TV <한국인의 밥상>에서 소개되었던 “움직이는 소고기편”, 그 육회지육이 바로 그곳의 고기다.

 

이날의 소도 당연히 광주에서 올라온 소이다.

 

그렇게 크지 않은, 오히려 아주 작다고 말하는 게 걸맞은 홀, 그리고 주방. 그 안에서 신선한 고기를 써는 칼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20대로 보이는 젊은 청년 둘이 이 작은 가게를 꾸려가는데 이 정도의 훌륭한 고기를 떼어오고 또 소진시키기 위한 노력이 정말 힘들 것이란 생각을 해 본다.

 

그만치의 정성이 담긴 칼놀림에 눈을 빼앗긴다.

당일 새벽 도축한 한우를 오후에 맛볼

기본찬으로 쇠고기뭇국이 나온다. 시원한 국물 속, 고기가 굉장하다.

이곳에서 제공되는 기본 찬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쇠고기뭇국이다. 뭇국 자체가 기본 찬으로 나온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다.

 

육회와 육사시미를 메인으로 하는 곳이기에 질 좋은 고기가 들어갈 것이다, 그 양도 꽤나 푸짐할 것이라고 상상을 해 본다.

 

이 겨울에 이 뭇국을 만날 수 있다니 얼마나 호사인가. 그저 밥 한 공기만 그대로 말아도 겨울 저녁 잘 보낼 것인데.

 

상상은 적중이다. 휘휘 저어보니 바닥에 깔린 고기가 가득이다.

 

한 술 뭉근하게 익은 무와 고기를 떠 입에 넣어본다.

 

이 맛에 그냥 사는 것 아니겠나…하는 그 맛. 제일 원초적인, 간단한 두 재료가 만들어낸 이 시원함과 정직함은 그대로 삶의 원천이자 기운을 솟게 하는 샘이다.

당일 새벽 도축한 한우를 오후에 맛볼

육사시미와 육회. 그 원초적, 관능적 색감에 반하다

육사시미와 육회가 나온다.

 

그 검붉은 원초적인 색깔, 그리고 관능적인 흰 기름의 분포는 가히 아름답다고 할 수 있다.

 

육사시미가 처음인 사람이라면 이 자태에 숨을 죽일 것이다. 처음 맛보는 이라면 당연히 긴장할 비쥬얼이다. 스테이크도 살짝 굽고 육회는 아예 굽지도 않지만 그것과 이 육사시미가 주는 차이는 상상외로 큰 법이다.

 

흔히 전라도에서 “생고기”라 하는 육사시미는 쇠고기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진미중의 진미로 통한다.

 

야구 좀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국야구의 전설인 이종범 선수가 4할을 달성 못 한 이유가 그 전날 육사시미를 먹다가 너무 맛이 있어서 과도하게 먹는 바람에 속이 탈이 나서 다음 경기를 망치고 컨디션이 내려갔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알 것이다.

 

풍문이 아닌 이종범 선수가 수차례 TV에서 직접 이야기한 사실이니 그만큼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이 육사시미, 그것도 싱싱한 한우를 사용한 육사시미다.

당일 새벽 도축한 한우를 오후에 맛볼

육회의 자태는 우아하기까지 하다.

앞다리살로 육사시미를 저며냈다면 우둔살로는 이 육회를 꾸몄을 것이다. 그 찰기 어린 조직감과 싱싱한 검붉은 색이 주는 농축된 고기 자체의 맛과 향, 그래서 나는 육회를 사랑한다.

 

싱싱한 고기로 양념을 잘한 육회는 질 좋은 쇠고기를 구워 먹기만 하는것은 참으로 아깝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그 맛이 ‘우아’하다.

 

계란을 깨고 척척 비비기야 하지만 그런 맵시와는 별개로 입안에서 퍼지는 고기의 풍미를 아는 이는 뷔페에서 나오는 냉동 육회를 볼 때마다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자리를 뜨게 만든다.

 

자태에 취한 채 한 입 먹어보니 생고기를 써도 참기름과 설탕 등으로 범벅이 된 여타 고깃집의 육회와는 차원이 다르다. 고소함을 북돋을 정도로 최소한으로 양념이 되어있다. 이 싱싱한 고기, 그 고기가 가진 진짜 쇠고기의 참맛을 놓치지 말라는 뜻일 것이다.

 

그리고 그만큼 내가 떼어온 고기는 정말로 자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당일 새벽 도축한 한우를 오후에 맛볼

그 찰기어린, 아직 육편에 남아 감도는 듯한 생명력의 자욱에 취한다

고기칭찬을 하니 사장님이 웃으며 이야기한다.

 

젊은 사장 둘 다 전라도 출신인데 어렸을 때 맛보던 그 육회와 생고기의 맛을 도저히 인천에서 찾을 수 없어 과감히 이 구월동먹자골목에 작은 규모이지만 육회, 육사시미 전문점을 열어봤다고 한다.

 

당일 도축된 고기를 받아 당일 소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데 이 정도의 정성과 노력이면 구월동의 날고 기는 맛집에서도 가히 독보적인 아이템과 맛으로 살아남을 만하다고 보여진다.

 

수 많은 고깃집들을 거느린 인천에서 누구도 하지 못할 일을 이 작은 가게에서 젋은이들이 하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감동할 일이다.

 

무엇보다 자신이 최고로 훌륭한 고기를 쓴 육회와 육사시미의 맛을 정확히 알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나고 자란 곳이니 당연히 그 지역의 고기가 가지는 특성또한 완벽히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식당은 ‘맛있는 식당’을 넘어 ‘믿어도 되는 식당’이다.

 

언제까지라도 구월동먹자골목의 그 자리에서 지금같은 육사시미와 육회의 맛을 유지하고 있는 맛집으로 남기를 바래본다.

  1. 우아한날 : 인천광역시 남동구 문화서로23번길 13 / 032-426-5772
  2. 메뉴 : 한우육회 26,000원 / 육사시미 32,000원 / 모듬한판 55,000원
  3. 영업시간 : 17:00 ~ 03:00
  4. 주차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