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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열 손가락 없이…세계 첫 히말라야 14좌 완등 보인다

by월간산

김홍빈 대장, 7월 중 브로드피크 정상 공격…성공 땐 장애인으론 최초

2018년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선 김홍빈 대장.

장애인으로서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을 노리고 있는 김홍빈 대장이 마지막 봉우리인 브로드피크(8,047m) 등정을 위해 지난 6월 14일 출국했다. 원정대는 김홍빈 원정대장을 주축으로 류재강 등반대장을 포함해 총 6명으로 구성됐다. 실제 등반에는 김 대장과 류 대장, 정우연, 정득채 대원까지 총 4명이 참여할 계획이다.


김 대장은 2006년 가셔브룸 2봉(8,035m) 등정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히말라야 8,000m 14좌 중 13개 봉우리를 올랐다. 1991년 북미 최고봉 데날리(6,194m) 등반 중 사고로 동상에 걸려 손가락 10개를 모두 잃었지만, 불굴의 의지로 장애인 세계 최초 7대륙 최고봉을 완등한 산악인이다.


이번 원정이 성공하면 김 대장은 장애인 세계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자가 되며, 앞으로 이 기록은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히말라야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김 대장을 제외하고 장애를 안고 있는 산악인 중 네팔 지역 히말라야 14좌를 가장 많이 등정한 사람은 에콰도르의 산티아고 킨테로 실바Santiago Quintero Sylva(양쪽 다리 의족으로 5좌 달성, 2017년 이후 등반 기록 없음)며, 그 이외에는 2~3개 봉우리만 등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문가들은 네팔 당국이 갈수록 히말라야 등반 허가 요건을 강화하는 경향도 김 대장의 기록을 공고히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네팔 당국은 2018년에는 시각장애인 및 두 다리를 잃은 장애인의 고봉 등반을 금지시켰고, 2019년 에베레스트 정체사고를 겪은 뒤에는 등반 허가를 더욱 엄격히 발급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다음은 출국 전 김홍빈 대장과 나눈 1문 1답.

브로드피크 정상. 사진 셔터스톡.

Q 원래 계획은 지난해 출국이었는데 코로나로 하늘길이 막혀 1년 늦어졌다. 힘들었던 점은?


A 코로나 때문에 원정 계획이 백지화될까봐 무척 불안했다. 또한 원정을 함께 가기로 한 기존 대원 1명도 회사 일정으로 이탈해 무척 아쉬웠다.


하지만 전화위복이 된 점도 있다. 매년 연달아 해외 원정을 다녔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작년에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 그래서 1년의 준비 기간을 가지면서 컨디션을 충분히 회복할 수 있었다. 올해는 스키와 배드민턴, 사이클 등 다양한 체육종목에 도전해서 종합적으로 훈련했다. 나를 포함해 대원들 모두 코로나 백신 예방 접종도 마쳤다.


Q 이번 브로드피크 원정 성패는 어디서 갈린다고 보나.


A 상행 캐러밴부터 베이스캠프 도착, 고소적응, 캠프 설치까지 모든 계획은 완벽하게 짜였다. 현재까지는 계획대로 딱 들어맞고 있어 큰 걱정이 없다.

원정을 앞두고 지난 3월 대둔산에서 암벽 등반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김홍빈 대장.

Q 코로나로 현지 등반 상황도 열악할 것 같다.


A 네팔 셰르파들이 브로드피크 등반에 한 명도 들어오지 못한다. 우리 원정대도 캐러밴 포터만 고용하고, 고산 등반 셰르파는 고용하지 않는다. 같이 등반하는 동료들이 30년 이상 산을 함께 다닌 친구들이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다.


오히려 우리는 이런 상황이 좋다고 보고 있다. 도전의 가치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 온전히 우리 원정대만의 힘으로 등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해서 등반 로프도 총 3km를 챙겨간다. 다른 나라 원정대의 참여 소식은 아직 들은바 없는데, 개인적으로는 산에 아무도 없이, 우리끼리만 있었으면 좋겠다. 무산소 등반도 고려하고 있다.


Q 이번 도전에 임하는 각오는?


A 코로나로 모든 국민들이 힘든 상황이다. 이번 원정이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선사하고 싶다. 덧붙여 마지막 봉우리라고 해서 욕심을 내진 않을 생각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보답은 정상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안전히 집으로 귀환하는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즐겁고, 안전하게 살아 돌아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