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산 BEST 4
가을빛 물드는 9월, 산행하기 좋은 명산 BEST 4. 응봉산, 장안산, 황석산, 운악산 코스와 함께 억새·단풍 절경을 안내합니다.
응봉산 鷹峯山 (999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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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삼척과 경상북도 울진 경계에 있는 산이다. 날아오르는 매를 닮은 데서 산 이름이 유래한다. 14km에 이르는 ‘한국의 그랜드 캐니언’ 덕풍계곡이 이 산에서 발원하는데 지리산 칠선계곡, 내설악 백담~수렴~구곡담 계곡과 더불어 국내에서 가장 긴 계곡이다. 덕구온천 등 보고 즐길거리가 풍부한 산이지만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일반인들은 들어가 볼 엄두를 내지 못하던, 한국의 대표적 원시림이었다.
고려시대 사냥꾼에게 쫓기던 멧돼지가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계곡물에 몸을 담그고 상처가 아물었다는 온천수가 덕구온천이다. 외상과 피부질환 치료에 효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주민들이 노천온천탕으로 만들어 사용해 왔다. 산행은 온정골과 옛재능선길 두 코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옛재능선길을 통해 능선을 따라 정상에 선 뒤 온정골로 내려와 덕구온천으로 원점회귀하는 코스가 인기 있다.
추천 코스: 덕구온천-원탕-정상-덕구온천 (5시간)
장안산 長安山 (1,237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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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정맥과 호남정맥을 거느리며 백두대간의 기세를 충청도와 전라도에 전하는 호남의 종산이다. 여름에는 피서지, 가을에는 억새와 단풍으로 유명하다. 정상에 서면 남덕유가 바짝 다가서 있고 백운산은 엎어지면 닿을 듯 가깝다. 무령고개에서 정상을 거쳐 밀목치에 이르기까지 갈지자 형태로 산줄기가 이어지고 남북으로 괴목골, 지소골, 지실가지, 덕천계곡 등 여러 골짜기가 깊이 파여 있다.
무령고개~정상 왕복 코스가 가장 인기 있는데 고갯마루의 높이가 해발 1,027m에 이르다 보니 정상까지 표고차가 210m밖에 나지 않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기 때문. 무령고개~장안산 정상 왕복 산행은 6km로 3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덕산제 아래 위치한 방화동자연휴양림에는 산림문화휴양관, 숲속의 집 등의 숙박시설이 있다.
추천 코스: 무령고개-정상-중봉-하봉-어치재-법년동 (3시간50분)
황석산 黃石山 (1,19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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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거창 남쪽에 솟은 바위산이다. 백두대간 줄기에서 뻗어 내린 네 개의 산인 기백·금원·거망·황석산 가운데서 남쪽 끝자락에 솟구친 이 봉우리는 덕유산에서도 선명하게 보인다. 가을에는 거망에서 황석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광활한 억새밭이 장관이다.
봉우리 주변에 노르스름한 바위가 많아 붙여진 이름으로 함양의 마터호른으로 불린다. 범상치 않은 바위산으로 풍수로 보면 불기운이 많은 화산火山이라는데 산봉우리가 뾰족하고 멀리서 보면 타오르는 불꽃을 닮아서라고 한다.
정유재란 때 왜군에 맞서 마지막까지 항거하던 안의 고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한다. 산행은 용추계곡 종점인 삼거리에서 서쪽 계곡길로 올라가거나, 용추폭포 직전의 왼쪽 계곡길로 많이 올라간다. 황석산 중턱에 있는 황석산성은 고려 때 쌓은 석축산성이다.
추천 코스: 우전마을-시구목길-황석산-망월대-유동마을
운악산 雲岳山 (936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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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감악산, 가평 화악산, 개풍 송악산, 서울 관악산 등과 함께 경기 5악의 하나로 이름처럼 바위가 많은 명산. 어지간한 돌산들도 울고 갈 골산骨山이다. 사방 어디에서 봐도 돌로 뒤덮여 있다. 산봉과 능선이 정상으로 수렴하는 모양새로 ‘경기의 금강’으로 불려왔다.
동쪽 기슭에 보조국사 지눌의 사리탑이 있는 현등사가 있다. 서쪽에는 수직의 소꼬리폭포, 30m 깊이의 무지개폭포가 있어 빙벽등반을 즐기는 산악인들이 즐겨 찾는다. 한북정맥의 마지막 900m급 산이다.
망경대, 신선대, 아기바위, 운악산성, 무지개폭포, 소꼬리폭포 등과 어우러진 기암괴석들과 천년 고찰 현등사와 백년폭포, 무운폭포, 미륵바위, 병풍바위 등 처처에 비경들이 온 산을 도배하고 있어 ‘경기의 금강’은 틀린 말이 아니다.
추천 코스: 운주사-신선대-애기바위-정상-절고개-현등사-석거리 (4시간20분)
월간산 9월호 기사입니다.
이재진 기자 jaeji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