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Y] 작품과 윤리는 별개?…홍상수X폴란스키, 논란의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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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funE | 김지혜 기자] 홍상수 감독과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각각 독일과 프랑스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며 '뜨거운 감자'가 됐다.


물론 두 감독의 수상에 대해 같은 잣대로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홍상수 감독이 개인 사생활이라는 윤리적인 문제라면 폴란스키 감독은 도덕성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경우기 때문이다.


홍상수 감독은 2월 29일(현지시간) 열린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신작 '도망친 여자'로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봉준호 감독의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에 이은 한국 영화계의 또 하나의 쾌거다.


이 상의 성취는 인정받아야 마땅하지만 국내에서는 홍상수 감독의 사생활을 이유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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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졌다시피 홍상수 감독은 2016년 자신이 연출한 영화 '그때는맞고지금은틀리다'로 만난 김민희와 연인 사이로 지내고 있다. 홍상수 감독은 가정이 있고, 김민희는 미혼이다.


베를린국제영화제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개인사와 별개로 두 사람의 능력을 인정했다. 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 열연한 김민희에게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안겼고, 3년 만에 홍상수 감독에게도 은곰상 감독상을 안겼다. 오롯이 작품과 연기로만 평가하겠다는 뜻이다.


베를린국제영화제는 칸, 베니스와 더불어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힌다. 홍상수 감독은 '밤과 낮'(2008)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3)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 '도망친 여자'(2020)까지 총 네 차례나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을 받았다. 감독상 수상은 그가 베를린과 인연을 맺은 지 12년 만에 거둔 쾌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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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상 수상을 맡은 클레버 멘도사 필로 감독은 무대에 올라 "위대한 홍상수"라고 지칭하며 홍상수 감독을 향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홍상수 감독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김민희와 뜨거운 포옹을 나눈 후 무대 위로 올라갔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수상 자체에 문제를 제기할만한 결과가 나왔다.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열린 제45회 세자르영화제 시상식에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장교와 스파이(An Officer and a Spy)'는 감독상과 각본상을 수상했다. 미술상까지 포함하면 3관왕이었다.


같은 시각 시상식장 밖에서는 여성단체가 폴란스키 감독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장교와 스파이'의 프랑스어 제목 '나는 고발한다(J 'accuse)'를 인용해 '나는 고발한다, 폴란스키와 세자르를' 등 피켓이 등장했다. 폴란스키의 이름에 '강간하다'란 뜻의 프랑스어(violer)를 더한 '비올란스키(violanski)'란 합성어도 나왔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으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아델 하에넬은 폴란스키가 감독상에 호명되자 반발의 의미로 시상식을 박차고 나갔다. 저항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SNS에서는 '#merciadelehaenel' 해시태그가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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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만 폴란스키의 수상은 프랑스 내에서도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성범죄 전력 때문이다. 유대계 폴란드 감독인 폴란스키는 1977년 배우 잭 니콜슨 집에서 당시 13살이었던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후 미국에서 재판을 받던 중 런던을 거쳐 프랑스로 도피했다. 미국으로의 입국도, 할리우드에서의 활동도 불가능해진 폴란스키는 프랑스 국적을 취득해 유럽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2002년 발표한 '피아니스트'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을 받기도 했지만 체포를 우려해 시상식에 불참했다. 이번 세자르영화제에도 "공개적인 린치가 두렵다"며 참석하지 않았다.


폴란스키의 '장교와 스파이'는 세자르영화제뿐만 아니라 지난해 베니스영화제에서도 2등상인 그랑프리(은사자상)을 받았다. 알베르토 바르베라 베니스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예술의 역사는 범죄를 저지른 예술가들로 가득 차 있으나 우리는 그들의 작품을 존경한다"고 수상 결과를 합리화했다.


예술의 절대적 가치를 우선하는 유럽은 오래전부터 창작자의 작품과 사생활은 분리해 평가하는 경향이 짙었다. 이번 수상 결과에 대해 국내 대중들은 "가히 유럽답다"는 시선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이라는 엇갈리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ebada@sbs.co.kr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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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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