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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중국-인도군, '원시 무기' 창 · 몽둥이 사용…이유는?

by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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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언론이 9일 중국-인도 국경지대에 배치된 중국군의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사진을 보면, 중국군은 자동소총을 메기는 했지만 하나같이 손에 기다란 창을 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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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도 국경지대의 중국군 사진 (출처=인도 NDTV)

인도 언론은 중국군이 창은 물론 몽둥이와 심지어 '언월도'라 불리는 칼까지 갖췄다고 보도했습니다. 마치 '삼국지'에 나오는 장수들의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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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군 확대 사진 (출처=인도 NDTV)

앞서 두 나라 군인들은 석 달 전인 지난 6월, 국경지대인 라다크 지역 갈완계곡에서 물리적으로 충돌했습니다. 이 때도 두 나라 군인들은 몽둥이를 사용했고, 못이 박힌 쇠뭉둥이의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충돌로 인도 당국은 자국 군인 2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으며, 중국 당국은 피해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중국군도 사상자가 생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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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5일, 중국군과 인도군의 충돌 장면

중국-인도, '국경지대 총기 사용 금지' 합의

핵 보유국인 두 나라가 첨단 무기는 차치하고 이런 원시적인 무기를 사용하는 이유는 뭘까요? 두 나라는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을 치렀습니다. 이후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한 채 '실질 통제선'을 경계로 맞서고 있는데, 이 '실질 통제선'을 두고 두 나라의 해석이 달라 분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1975년에는 인도군 4명이 중국군의 매복 공격으로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이후 두 나라는 우발적인 충돌이 전면전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합의에 나섰습니다. 1996년과 2005년 두 차례 합의에 따라 두 나라 군대는 국경지대 2km 안에서는 총기나 폭발물을 휴대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총기를 휴대해야 할 경우 탄창을 제거한 채 등에 메기로 했습니다. 일종의 '비무장지대' 개념인 것입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지난 6월 '몽둥이 충돌' 이후 이런 '합의'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당시 인도군이 중국군에게 못이 박힌 쇠뭉둥이로 당했다는 주장이 사진과 함께 SNS에 퍼지면서, 인도 측 분위기가 격앙됐고, 급기야 인도군 당국은 며칠 뒤 총기 사용을 금지한 교전 규칙을 개정해, 국경지대 지휘관에게 사격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했습니다.

중국-인도, 긴장 고조…'군사 충돌'로 치닫나

두 나라의 갈등은 최근 들어 더욱 증폭되고 있습니다. 7일 두 나라 국경지역에서 또 충돌이 발생한 것입니다. 충돌 원인을 놓고는 두 나라의 주장이 다릅니다. 먼저, 인도 당국은 7일 저녁 6시쯤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 판공호수 남쪽에 있는 인도군 진지를 향해 중국군 50~60명이 공격적으로 접근했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인도군은 중국군을 향해 소리 치며 자신들이 가진 무기를 보여줬고, 그러자 중국군이 10~15발가량 허공에 위협 사격을 하며 물러났다는 게 인도 측 주장입니다. 반면 중국군은 인도군이 먼저 '실질 통제선'을 불법적으로 넘어왔으며, 위협 사격도 인도군이 먼저 했다고 주장합니다. 여하간 총기가 사용된 것은 맞아 보입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75년 이후 양국 국경에서 처음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45년 만에 두 나라 국경에서 다시 총기가 사용된 것입니다.


중국군은 최근 국경지대에서 여러 차례 실탄 훈련을 하고 신형 곡사포를 배치했습니다. 이에 맞서 인도군도 국경 인근에 탱크를 투입하고 전투기와 공격 헬기까지 전진 배치했습니다. 인도 외교부 장관은 "라다크 국경지대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은 인도와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전쟁이 발발할 경우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자칫 조그마한 불씨가 하나만 더 떨어져도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두 나라는 군사·외교 채널을 통해 긴장을 완화하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충돌이 있기 전인 지난 4일 두 나라 국방장관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만나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두 나라 외교장관도 10일 만나 국경 문제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전 세계 인구의 36%를 차지하고 있는, 나란히 핵을 보유한 두 나라가 군사적 충돌이 아닌 평화적 해법을 찾기를 바랍니다.


김지성 기자(jisu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