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김연경에게 유독 '어려운 질문'이 쏟아진 이유

[이슈]by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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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질문이 많네요. 하하하."


'배구 스타' 김연경 선수가 1년 만에 국내리그 복귀를 선택했습니다. 여자배구 서머매치가 열린 강원도 홍천에서 복귀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홍천군 체육회 대회의실이 꽉 찰 정도로 많은 매체가 기자회견을 찾았습니다. 40분이나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수많은 질문이 쏟아졌고, 김연경은 성심성의껏 자신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김연경은 먼저 1년 만의 국내 복귀 이유를 설명했는데, '은퇴'라는 단어를 언급했습니다.


"아직 조심스러운 이야기인데, 제가 앞으로 가야 될 방향이 있었는데, 그런 방향을 고려했을 때 '국내에 복귀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고요. 어쨌든 이제 저도 어린 나이가 아니고 은퇴 생각을 어느 정도는 해야 되는 나이가 되다 보니까 여러 생각 끝에 국내로 들어오게 됐습니다. 물론 은퇴를 한다는 건 아니고요. 오해하지 마시고. 오해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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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은 흥국생명에서 2022~2023시즌을 무사히 마치면, 11년을 기다린 '국내 FA' 자격을 얻습니다. 선수에게 'FA'는 일종의 '훈장'과 같습니다. 아프지 않고, 기량을 유지한 끝에 자신이 팀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얻기 때문인데요. 벌써부터 새 시즌을 마친 FA 김연경의 행선지에 대한 설왕설래가 있을 정도로 관심이 높습니다. 김연경 역시 FA를 의식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해외에 처음 나갈 때 '6년이라는 시간을 꼭 채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 내용은 흥국생명과 이야기도 있었고, 뭐랄까요. 저만의 뭔가 지키고 싶은 그런 생각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돌아와서 2년(2020~2021시즌, 2022~2023시즌)을 채울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하고 있고요. 이번 시즌을 뛰면 FA가 된다는 것도 당연히 알고 있고요. FA에 대한 생각을 안 할 수는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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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심각했던 지난 2020년, 김연경은 11년 만에 국내 복귀를 선택했습니다. 당시 흥국생명은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와 김연경까지 가세해 단숨에 우승 후보로 떠올랐는데요. 하지만, 이듬해 2월 쌍둥이 자매의 학교 폭력 논란이 발생했고, 두 선수가 코트를 떠나면서 흥국생명을 추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김연경이 고군분투했지만, GS칼텍스에게 지면서 준우승에 머물렀습니다. 지난 시즌엔 김연경이 중국 상하이에 진출했고, 흥국생명은 약화된 전력을 메우지 못하고 7개 팀 중 6위에 머물렀습니다. 다가오는 새 시즌 흥국생명은 새 사령탑으로 권순찬 감독을 선임했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연경은 권순찬 감독과 '케미'를 자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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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찬 배구 감독 (사진=연합뉴스)

"감독님이 자신은 '부산 사나이'라고 좀 털털하시기도 하시고, '상남자'다운 그런 면이 있으셔서 되게 좀 확고하게 이야기를 해 주시는 것 같아요. '아닌 건 아니고' 또 '맞는 건 또 맞다'고 얘기를 해 주셔서 저로서는 방향이나 이런 것들이 편해서 좋습니다. 감독님과 미팅도 하고, 면담도 하면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선수들이 체력적으로도 그렇고, 실력적으로 많이 발전하는 게 보이고, 비시즌 준비를 잘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우승은 그렇게 쉽지 않을 거로 생각하고 있어요. 작년에 우승한 현대건설도 있고, 도로공사, GS칼텍스 등 상위권에 있는 팀이 너무 잘하다 보니까 어려움이 있을 거로 생각하는데, 어쨌든 선수들끼리 잘 준비해서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면서 화제가 자연스럽게 국가대표로 바뀌었습니다. 김연경은 지난해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벗었습니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과 결별 뒤 세사르 에르난데스 감독을 선임했고, 새로운 대표팀은 구축하면서 '포스트 김연경 시대'를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새 출발은 참담했습니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최근 막을 내린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12전 전패를 기록했습니다. 올라운드 플레이를 지향하는 세계 배구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취재진은 김연경에게 '대표팀 후배들에게 해 줄 조언', '세사르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는지', '일본, 태국, 중국은 선전을 보면서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등 대표팀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습니다. 김연경은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습니다.


"태국, 중국, 일본 등 이렇게 아시아 팀의 경기를 다 봤습니다. 확실히 팀의 색깔이나, 배구 스타일이 확고하게 느껴졌습니다. '아직은 우리나라가 많이 부족하구나, 따라가기엔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세 나라가 VNL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저희와 상반됐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더 들었던 거 같습니다.

배구 흐름이 빠른 배구를 추구하고 그렇게 구사하는 나라가 많습니다. 브라질이나 미국 등 많은 나라가 빠른 배구를 하고 있고, 우리가 가야 하는 방향도 결국, 세계무대에서 경쟁이 되려면 그런 빠른 배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세사르 감독도 그렇게 준비를 하고 있는데, 그렇게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거든요.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잘 준비를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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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대표팀 VNL 예선 10차전 브라질과의 경기 당시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후배들의 해외 진출을 강조했습니다.


"태국 같은 경우 주전 선수 대부분이 해외에 나가 있는 선수입니다. 태국 리그가 그렇게 수준이 높은 리그가 아니기 때문에 해외로 나가게 되는 경우인데, 선진국 배구를 경험하고 배워오고, 그게 합해졌을 때 강한 팀이 되겠죠. 지금 현재 태국이 좋은 예인 거 같아요. 일본 같은 경우는 워낙 리그 수준 자체가 높고, 외국인 선수도 수준이 높기 때문에 계속 세계적인 수준이 유지되는 거 같고요. 선수들이 선진국 배구를 좀 많이 경험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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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의 연봉은 7억 원으로 여자부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입니다. 김연경의 연봉 액수가 알려지면서 팬들은 '너무 적다', '샐러리캡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김연경 역시 과거 SNS에 샐러리캡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바 있습니다. 취재진이 샐러리캡에 대한 질문을 하자 "오늘 어려운 질문이 많다"면서도 소신을 밝혔습니다.


"어쨌든 여자부와 남자부의 샐러리캡 차이가 많은 건 사실이니까요. '차이가 너무 있다'라는 생각을 하는데, 어떤 식으로 변화가 생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구단도 입장이 다 다르고, 생각하는 게 다르고 또 얼마만큼 예산이 있는지 잘 모릅니다. 하지만 선수들이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좋은 환경에서 배구를 한다면 좋을 거 같습니다. 제가 배구를 시작할 때보다 많은 환경이 좋아졌는데요. 앞으로 더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선수들한테 책임감이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선수들도 그런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고, 연습에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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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에게 유독 '어려운 질문'이 쏟아진 이유는, 여전히 여자배구를 넘어 한국배구에 많은 영향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김연경의 말 한마디는 기사화되고, 여론이 조성되기도 합니다. 김연경 역시 자신의 영향력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답게' 기자회견에서 소신 발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아직 몸 상태가 100%가 아닌 김연경은 다음 달 전라남도 순천에서 열리는 KOVO컵 대회 출격을 위해 오늘부터 본격적인 몸 만들기에 들어갑니다.


유병민 기자(yuballs@sbs.co.kr)

2022.07.1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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