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까지 왔는데 비라니... 걱정 뚝, 이색박물관 있잖아요

[여행]by 서울경제

비 오는 날 둘러볼 만한 제주 박물관

 

본태박물관

건축계 노벨상 탄 안도 타다오 설계 건물

전통 공예관·백남준 작품 등 볼거리 풍성

 

넥슨컴퓨터박물관

애플I·IBM PC 등 컴퓨터 발전사 한눈에

스페이스 인베이더 등 70년대 슈팅게임도

 

브릭캠퍼스

초대형 모자이크 월로 브릭 작품 만들고

브릭 車경주도 체험...어른들이 더 좋아해

서울경제

넥슨컴퓨터박물관에 그래픽카드·사운드카드·저장장치 등 컴퓨터 내부 기기들이 전시돼 있다.

서울경제

본태박물관에 전시된 일본 작가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무한 거울방-영혼의 반짝임, 2008’.

서울경제

다양한 레고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브릭캠퍼스.

제주도는 비가 잦다. 보통 2박3일 일정으로 제주여행을 가면 하루는 비를 맞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제주까지 간 마당에 숙소에서 뒹굴 수만은 없다. 비가 와서 제주의 자연풍광을 즐길 수 없다면 실내에서 볼거리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비를 피해 실내에서 구경할 곳을 찾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실내 구경거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 어느 곳을 가야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를 쫄딱 맞은 기자가 제주에서 가 볼 만한 박물관 세 곳을 골라봤다.


비 오는 날 둘러볼 만한 박물관을 먼저 꼽으라면 우선 떠오르는 곳이 본태박물관이다.


본태박물관은 세련된 외관부터 눈길을 끄는데 그도 그럴 것이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안도는 고졸 학력으로 설계를 독학한 일본의 입지전적 인물로 지난 1995년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바 있다. 그가 설계한 건물로는 일본 나오시마의 베네세하우스가 유명하며 국내에서는 원주에 있는 뮤지엄 산과 본태박물관 등이 있다.


본태박물관은 제1관인 전통공예관에 소반·목가구·보자기 등 수공예품을 전시하고 있고 2관에는 현대미술과 건축가 안도에 대한 콘텐츠가 전시돼 있다. 2관에서 한 층을 더 올라가면 우리나라가 배출한 천재 미술가 백남준의 작품이 전시돼 있는데 해프닝과 비디오아트를 연결하는 상징적인 작품 ‘TV 첼로’ 등이 눈길을 끈다. 3관인 쿠사마 야요이관에서는 점무늬를 배열한 호박 상징물로 유명한 일본 작가 쿠사마의 작품들을 일별할 수 있다. ‘무한 거울방-영혼의 반짝임, 2008’ 등 두 점이 영구 전시돼 있다. 4관에는 ‘피안으로 가는 길의 동반자 - 상여와 꼭두의 미학’이라는 주제로 상여 등이 전시 중이다. 이 밖에 5관인 기획전시관과 본태 가든 등이 있어 관람으로 지친 다리를 쉬어 갈 수 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박물관으로는 넥슨컴퓨터박물관을 꼽을 수 있다. 기자가 찾은 날도 쏟아지는 비 때문인지 박물관 전체가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 박물관 1층 웰컴스테이지는 브렌다 로럴의 책 ‘컴퓨터는 극장이다’에서 모티브를 얻어 컴퓨터의 머더보드(mother board)를 신체 사이즈로 재현한 공간이다.


박물관 안에는 머더보드에 연결된 저장장치·그래픽카드·사운드카드와 같은 컴퓨터 내부 기기들의 발전사를 정리해놓았고 이 과정에서 애플 최초의 컴퓨터이자 초기 개인용 컴퓨터인 애플I, 세계 최초의 마우스 엥겔바트마우스, 처음으로 PC라는 이름을 사용한 IBM의 PC 5150, 최초의 가정용 게임기 마그나복스 오디세이 등이 전시돼 있어 컴퓨터 발전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이 밖에 넥슨컴퓨터박물관에서 복원을 시작한 세계 최초의 그래픽 MMORPG ‘바람의 나라’ 디지털 아카이빙 과정도 관람할 수 있다.


2층 오픈스테이지는 ‘게임,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넘어’라는 주제로 컴퓨터의 발전을 이끌어낸 게임의 역사를 조망하는 공간이다. 슈팅게임 전시 앞에서는 ‘스페이스 인베이더’와 ‘갤라가’ 등 1970년대 슈팅게임의 시작을 알린 아케이드 게임 등을 통해 슈팅게임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펴볼 수 있다. NCM 라이브러리에는 지금은 유물이 된 게임팩·게임기기·게임잡지와 같은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유치원이나 초등학생 자녀들을 둔 부모들에게는 브릭캠퍼스를 추천할 만하다.


브릭캠퍼스 입구에서는 어른들 앞에 어린이들이 앞장서고 있지만 막상 박물관 안에 들어서면 전시물에 더 몰입하는 쪽은 어른들이다. 그만큼 전시된 레고 작품들의 완성도가 높고 규모도 크다.


입장객이 브릭으로 작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가로 17m, 세로 2.1m의 초대형 모자이크 월(wall)이 준비돼 있으며 브릭으로 만든 자동차로 경주를 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끄는 곳은 국내외 브릭 아티스트 40여명의 대작들이 전시된 공간이다. 이곳에는 250개의 브릭 작품이 전시돼 있는데 그 규모와 디테일에 눈을 뗄 수 없다.


글·사진(제주)=우현석객원기자

2019.08.09원문링크 바로가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Copyright © ZUM internet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