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억울하다"던 변호사, 두 번째 사임… "그동안 무료로 변호"

A 변호사, 첫 공판 이후 가족건강 우려 "변론 포기"

A가 고용한 B 변호사는 변론 계속하기로

세계일보

‘고유정(사진 왼쪽) 사건’의 변론을 맡아 12일 첫 공판에 나섰던 ‘판사 출신’ 변호사 A씨가 하루 만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번이 두 번째 사임이다.


13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A 변호사는 고유정 사건 변론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첫 공판 이후 들끓는 여론에 결국 ‘백기’를 든 것으로 보인다.


A 변호사는 또 고유정 사건 수임을 앞두고 그만두기로 했던 소속 로펌에서도 퇴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A변호사는 지난달 초 ‘초호화 변호인단’ 논란에 변호사 4명과 함께 고유정 사건과 관련해 사임계를 제출했지만, 고씨의 첫 공판을 앞두고 재선임됐다. 당시 그는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기 싫다”며 법무법인이 아닌 개인 변호사 자격으로 고씨의 변론을 맡는다고 밝혔다.


그는 고씨 사건 법률대리를 다시 맡기로 한 데 대해 “우발적 범행에 대한 증거가 많고, 피고인에게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어렵게 복귀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후 12일 오전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A 변호사는 고씨가 계획 범행이 아닌 우발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며 “숨진 강모(36)씨는 변태성욕자였다”, “졸피뎀이 검출된 혈흔은 고유정의 것”, “(고씨가)인터넷 등에 ‘뼈 무게’ ‘뼈 강도’ 등을 검색한 이유는 현 남편에게 보양식을 끓여주려고 찾아본 것”이라는 등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들을 나열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해당 소식이 알려진 후 누리꾼들은 A 변호사의 정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그가 과거 판사 재직 당시 집시법에 대한 위헌법률신청을 제청해 ‘촛불판사’로 불렸던 인물이란 사실이 화제가 됐다.


그는 지난달 사임계를 제출한 이후에도 고유정이 수감된 제주교도소를 수시로 방문해 여러 상황들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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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첫 공판을 위해 모습을 드러낸 고유정(붉은색 원). 연합뉴스

A 변호사는 13일 소속 법무법인 단체 대화방에 글을 올려 “억울한 죄인(고유정)을 후배 소개로 만나 차비 외에는 별 비용 없이 소신껏 도우려 했다”면서 “법인에는 피해가 가지 않게끔 할 수 있는 노력을 했지만 죄송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어제(12일, 첫 공판일)는 제게만 화살이 날아왔길 바란다”라며 “가족 중 스트레스로 쓰러지는 분도 있어 제 소신을 완전히 꺾기로 했다”고 적었다.


A 변호사는 매체에도 “변론을 무료로 진행하다 졸피뎀이 고씨에게서 나왔단 증거를 접하고 억울한 사정을 살펴보려 했었다”라며 “하지만 어머니 건강 문제로 소신을 꺾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유정 사건 1차 공판에 참여했던 또 다른 변호사 B씨는 계속 남기로 했다. 그는 A 변호사가 고용한 개인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로 알려졌다.


한편 고씨는 지난 5월25일 제주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6)씨를 흉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여러 차례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아직까지 강씨의 시신을 찾지 못해 시신이 없는 상태에서 재판이 열리게 됐다.


2차 공판은 다음달 2일 오후 2시 제주지방법원 201호에서 진행된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2019.08.1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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