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왜 임종석 때리기 나서나…“보수통합 주도권 잡기”

[스토리왜] 야당, 임 실장 비판 안팎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이 최근 문재인 대통령 유럽 순방 기간 중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방부 장관과 차관, 국가정보원장, 국가안보실 차장 등과 함께 비무장지대(DMZ) 시찰한 것을 두고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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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7일 오후 강원도 철원군 육군 5사단 비무장지대 GP초소 앞에서 군 관계자로부터 브리핑을 듣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수야당 의원들이 보수대통합 과정에서 친노·친문의 대안의 한 명으로 떠오른 임 실장을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로 간주해 공격하면서 주도권 경쟁을 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김성태 “임종석 기고만장…왕실장 정치하나”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왕실장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 유럽순방 중에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방부 장·차관, 국정원장과 안보실장, 많은 군사지휘관을 대동해 전방부대를 시찰했다”며 “임종석 실장이 기고만장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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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김 원내대표는 이어 “그 시찰 내용을 동영상으로 제작해서 본인이 내레이션을 입혀 청와대 왕실장 정치를 이제 본격화했다”며 “임종석 실장 같은 분은 DMZ 상에서 맥아더 선글라스 끼고 그런 정치적 행위를 해서는 안 될 사람 중 한 사람이다. 자중하라”고 일침했다.

손학규 “자기정치 하려거든 내려와…최순실 보고 싶지 않아”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앞서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서실장이 왜 대통령까지 제치고 청와대 홈페이지 첫 화면에 나서서 야단인가”며 “자기 정치를 하려거든 비서실장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임 실장은 지난번에도 대통령 외유기관 중 국가정보원장, 국방부 장관, 통일부 장관을 대동하고 비무장지대를 시찰하더니, 엊그제는 청와대 홈피 첫 화면에 화살머리고지를 방문한 유튜브 영상이 방영되는 촌극이 빚어졌다”며 “이게 제왕적 대통령제 하에 측근 실세들의 모습이고 패권 정치의 폐단”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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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손 대표는 그러면서 “국민은 또 하나의 차지철, 또 다른 최순실을 보고 싶지 않다. 촛불을 똑똑히 기억하라”고 덧붙였다.

하태경 “장관 동행해간 건 잘못…황제실장 이미지”

같은 당 하태경 최고위원도 30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장관들을 동행해서 간 것은 좀 잘못한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좀 황제실장 이런 이미지를 만든 것 같다”고 거들었다.


그는 “어쨌든 비서지 않나. 만약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방부 장관, 통일부 장관과 동행에서 그걸 보러 갔다고 하면 그나마 괜찮았을 텐데”라며 “그건 좀 잘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하 최고위원은 임 실장이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방문한 것이라는 청와대의 입장에 대해서는 “이행추진위는 실무”라며 “정무적으로 판단하는 자리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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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

그러면서 “장관보다도 한 차관급이나 실무하시는 분들이 같이 동행했으면 그렇게 언론의 주목도 안 받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언주 “자신을 차기라고 생각하나…대통령 행세하는 듯해”

같은 당 이언주 의원도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최근 임종석 비서실장이 대통령 부재 시 대통령 권한을 공식 대행하는 국무총리한테 일언반구 보고조차 없이 장관들을 대동하고 폼잡고 전방시찰을 다녀온 사진을 보고 기가 막혔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청와대 정부, 청와대 정부 하더니 이제 비서실장이 대통령이 나라를 비운 새 스스로 대통령 행세까지 하는 듯해서 사람들이 혀를 끌끌 찬다”며 “비서실장 스스로 자신을 차기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매우 부적절하고 우리 헌법상 권력 구조의 정신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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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

그는 이어 “장관들 거느리고 폼잡으니 기분이 좋던가요? 과거 차지철 청와대 경호실장 흉내를 내고 있는 겁니까?”라고 묻고 “지금 나라 경제가 위기로 치닫고 있는데 다들 아무런 위기의식도 없이 방치하면서 국민들에게 이런 장면이나 보여주다니 참으로 한심하다”고 쏘아붙였다.

전문가들 “임 실장, 친노·친문의 대안…유력한 차기 후보로 간주”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30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보수통합 과정에서 주도권 경쟁을 벌이기 위해서는 문 대통령 때리기를 하거나 유력 대권 인물을 때려야 하는데 박원순, 이재명 때리기처럼 새롭게 뜨는 임종석 때리기를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이재명 경기지사는 친노·친문 적자가 아니다”며 “적자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나 김경수 경남지사인데 안 전 지사는 ‘아웃’ 됐고 김 지사는 아직 재판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청와대 친문들의 입장에서 임 실장을 띄우는 것을 나쁘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는 “(보수 야권에서) 임 실장을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로 간주하는 것”이라며 “미리 공격할 필요성을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하책이다. 좋은 전략이 아니다”며 “지금 그렇게 한가하게 임 실장을 공격할 때가 아니다. 자신들의 유력한 대권후보의 경쟁력을 키우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임 실장을 집중 포화하면 오히려 임 실장에게 훨씬 이득이 된다”며 “많은 사람들에게 임 실장이 거물이라는 인식을 주게 돼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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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청와대 “임종석 자기정치 비판 동의할 수 없어”

한편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29일 임 실장을 둘러싼 야권의 ‘자기정치’ 비판에 대해 “임 실장이 자기 정치를 했느냐”며 “그 자체에 동의하기가 어렵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임 실장의) 화살머리고지 방문은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서 현장을 방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임 실장은 지난 17일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 자격으로 철원 육군 5사단 GP 고가초소를 방문했다. 당시 선글라스를 낀 채 현장점검을 하는 모습이 논란이 된 데 이어 방문 모습을 담은 유튜브 영상 내레이션까지 임 실장이 맡은 데 대해 뒷말이 무성했다.


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

사진=뉴시스

2018.10.3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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