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설사·피멍·코피 등 이상 증상 나타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피난민 가토 유토

"후쿠시마 식자재, 방사능 수치 ‘0’ 아니야”

세계일보

폐로 작업이 진행 중인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4호기(오른쪽에서 왼쪽). 마이니치신문 제공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직후) 매일 밤 복통이 없는데도 설사를 했다. 5개월 뒤에는 팔 안쪽, 그리고 허벅지 안쪽, 무릎 뒤에 보지 못했던 퍼런 멍이 들기 시작했다. 겨울쯤 갑자기 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일본인 가토 유토씨가 10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피난민이다. 가토씨는 후쿠시마현 후쿠시마시에서 태어났지만, 지금은 교토에 살고 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전까지 환경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지금은 일본 정부와 전력회사를 상대로 진행 중인 간사이와 규슈 겐카이 원전 소송의 원고가 되어 탈원전 문제에 앞장서고 있다.

“설사, 피멍, 코피 등 이상 증상 나타나”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사고 기점인 제1 원자력발전소에서 20㎞ 이내 거주민에게만 대피 명령을 내렸다. 가토씨는 사고 기점에서 60㎞가량 떨어진 곳에 살고 있어서, 정부로부터 대피 명령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몸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자 피난을 스스로 결정했다. 가토씨는 “매일 설사를 해서 피폭에 의한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을 하게 됐다”며 “여기(후쿠시마 원전)서 더 떨어진 곳으로 피난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가토씨는 딸과 피난을 했지만,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다. 원전 사고 5개월쯤 뒤인 2011년 여름 팔과 허벅지 등에 멍이 생겼다. 같은 해 겨울에는 충치 치료했던 이의 주변 이가 계속 떨어져 나갔다. 그는 “처음에는 신경을 안 썼는데 몇 년이 지나서 다른 피난자들을 만나 ‘이런 증상을 겪었어요’라고 이야기를 했더니 그분들도 ‘그랬다’고 이야기를 해서 ‘많은 분이 이런 피폭 증상을 입었구나’라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가토씨 딸에게도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 그는 “후쿠시마에서 한 500㎞ 정도 떨어진 곳에 피난을 갔었는데, 한 달 후에 아이의 코피가 멈추지 않았다”라며 “교토 쪽으로 피난을 갔는데 제 옆 동에 살고 역시 피난자였던 중학교 남학생도 매일 코피를 흘렸다. 많은 아이가 이런(코피가 멈추지 않는) 일을 겪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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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 피난민끼리 대립하게 해”

가토씨는 피난을 한 뒤 지인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그는 “피난을 가고 싶은 친구가 있었는데, 병을 앓고 있는 부모님 때문에 (피난을) 가지 못했다”라며 “저의 그런(피난) 결정을 (친구들이) 시기, 질투하는 그런 면도 없지 않아서 후쿠시마에서 사귀었던 친구들과 거리가 멀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인들의 이러한 변화에 대해 가토씨는 일본 정부가 피해자들을 이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린 미오코 스미스씨의 ‘미나마타병과 후쿠시마 사고에 대응하는 정부와 문제 기업의 10가지 수법’을 언급하면서 “열 가지 수법 중 3번, 피해자끼리 대립시킨다는 부분에서 (일본 정부의) 이용을 당한 것 같다”며 “미움, 질투, 이런 것이 정부를 향한 게 아니라 그 주변인(피난을 간 사람)에게 마음이 향하게 됐다”고 밝혔다.

“후쿠시마산 식자재, 방사능 수치 0은 아니야”

가토씨는 후쿠시마산 식자재, 먹거리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후쿠시마현도, 정부도 (식자재에 대한 방사능) 검사는 하고 있다고 하지만 검사 결과가 0은 아니다”라며 “검사를 하면 하한치라고 낮은 숫자가 나오는데, 그 식자재에 방사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것을 계속 먹으면 몸에서 (방사능) 축척이 된다”며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의 피폭을 입은 사람들이 ‘(방사능에 오염된 식자재를 섭취하면서 생기는) 내부 피폭이 가장 위험하다’라고 말을 했기 때문에 나는 후쿠시마산의 식자재를 먹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2019.12.1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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