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테크 ]

가솔린 엔진에 하이브리드 기술 탑재… 조용하게 강해졌다

by세계일보

페이스리프트 벤츠 ‘더 뉴 E클래스’ 시승기

디젤 모델도 변속감·출력 등 안정적

최신버전 크루즈 컨트롤 기본 옵션

날렵해진 디자인 등 스포티함 더해

미세먼지 필터링 적용 실내공기 쾌적

열선 핸들·통풍 시트 등 빠져 아쉬움

세계일보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10세대는 한국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수입차 모델이다.


2016년 6월 출시한 E클래스 10세대는 수려한 외관·실내 디자인과 탁월한 주행성능으로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얻으며 매달 베스트셀링카를 석권하며 열풍을 이끌었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전체 수입차 판매량 24만4780대 가운데 16.3%인 3만9788대가 벤츠 E클래스였다. 판매된 수입차 6대 중 1대꼴이다.


많이 팔렸다는 것은 도로에서 그만큼 흔하게 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시선 주목도가 주춤해진 지난달 E클래스가 새로운 얼굴로 다시 등장했다. 10세대 E클래스의 부분변경(페이스 리프트) 모델인 ‘더 뉴 E클래스’다.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소재 E클래스 체험공간인 ‘더 하우스 오브 E’에서 경기도 포천의 한 카페까지 왕복 100㎞ 구간을 시승했다. 가는 길에는 E220d 4Matic AMG라인을, 오는 길엔 E350 4Matic AMG라인을 운전했다.

완전변경 수준으로 달라진 외관

우선 전면부는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등 일부 디자인을 변경됐다. 일부 변경에도 전체 디자인에 상당한 변화를 준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자동차의 눈이라 할 AMG라인의 헤드램프는 눈매가 더 날렵해지면서 이전 모델보다 스포티해졌다. 그릴 부분은 윗변이 길었던 둥근 사다리꼴 모양의 이전 모델의 그릴을 위·아래를 뒤집은 형태로 바뀌었는데 강렬하면서도 안정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보닛에 자리 잡은 2개의 파워돔 디자인도 힘을 엿볼 수 있는 디자인 요소다. 둥그스름했던 이전 모델 후면부 테일램프는 트렁크 라인 안쪽까지 파고든 길쭉한 모양으로 바뀌면서 날렵해졌다.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기대가 컸고, 이전 모델의 디자인에 익숙해진 터라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 이번 부분변경 모델에 대한 호불호는 갈리는 편이다. 두 시승 차량은 휠 디자인과 휠 크기를 제외한 외관은 동일하다.



세계일보

실내엔 스티어링휠 디자인이 달라진 것 외에 언뜻 큰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D컷 형태의 스티어링휠에는 정전식 핸즈·오프 감지기능을 갖춘 센서 패드가 탑재됐는데, 물리적인 조작을 하지 않아도 차량 내 각종 보조 시스템이 운전자가 스티어링휠을 잡고 있음을 인식한다. 예를 들어 반자율 주행 운전 시 스티어링휠을 움직이는 대신 살짝 잡고만 있어도 된다. 스티어링휠 스포크는 가로 두 줄씩 배치됐고, 스포크 위엔 터치식 버튼이 빼곡히 들어섰다. 스마트폰처럼 편리하게 다양한 기능들을 제어할 수 있으나 직관성은 다소 떨어져 적응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개의 12.3인치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와이드 스크린 콕핏 디스플레이와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가 기본 탑재됐다. 다이얼로 조작해야 했던 멀티미디어 디스플레이는 드디어 터치방식으로 바뀌었다. 직관성도 향상돼 다양한 기능에 대한 사용빈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행성능은 벤츠 명성 그대로

벤츠의 주행성능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1946년 출시 이후 10세대에 걸쳐 노하우를 쌓으며 진화해온 E클래스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먼저 시승한 E220d 4Matic AMG라인은 194마력을 내는 1950cc 직렬 4기통 디젤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9G-TRONIC)가 탑재됐다. 디젤엔진의 소음이나 진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가속이 필요한 추월 등의 상황에서 과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한 힘을 냈다. 변속감 역시 부드러웠다. 도로 상태에 따른 노면 소음은 애써 의식하지 않으면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다. 코너 구간에서도 운전자의 조향에 기민하면서도 안정적으로 반응했다. 승차감 자체는 처음엔 다소 딱딱한 느낌도 있었으나 이내 편하게 느껴졌다.


1991cc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E350 4Matic AMG 라인은 E220d와는 승차감의 차이가 제법 느껴졌다. 도로의 요철에 따른 충격이나 노면 소음이 확실히 적었다. 그래서인지 나파 가죽시트에 폭 안겨들어가는 느낌이다. 299마력의 출력 역시 앞선 시승차에 비해 확연히 강하게 느껴진다. 내연기관 엔진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까지 적용됐다. 48볼트 전기 시스템인 EQ 부스트가 가속 시 22마력의 출력과 25.5kg.m의 토크를 더한다. 지그시 가속페달을 밟으면 기대 이상의 힘이 온몸으로 전달됐다.


E클래스 전 차종에 기본 옵션으로 적용되는 최신 버전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보조장치의 작동도 만족스러웠다. 차선 중앙을 안정적으로 주행하면서 급가속이나 급제동 없이 앞차와의 간격을 잘 유지했다. 특히 정체 구간에서 ‘교통체증 어시스트’가 작동되며 차간 거리를 유지하는 기능은 도심 운전 때도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간 거리를 가장 줄여 놓아도 약 5m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는데 이 때문에 수차례 끼어들기를 당하는 점은 감수해야 했다. 벤츠 모델 중 E350 4Matic AMG라인에 최초로 적용된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도 유용했다. 교차로나 나들목 등에서 전면 카메라에서 찍은 실제 영상 위에 가상의 주행라인을 멀티미디어 디스플레이를 통해 보여준다. 익숙하지 않은 길에서 경로를 지나쳐 버릴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든다.


한국과 중국에서 출시하는 E클래스 모델에만 탑재되는 에어 퀄리티 패키지는 한국과 중국 소비자를 위해 특별히 개발된 기술이라고 한다. 내·외부 미세먼지를 모니터링하고 미세먼지 필터링 및 외기 차단 등을 통해 실내를 쾌적하게 유지해 주는 기능이다.


기왕 한국 소비자를 위할 것이라면 조금 더 고려했었다면 하는 부분도 있다. 한국의 무덥고 습한 여름을 버티게 해줄 통풍 시트와 추운 날씨에 필요한 열선 스티어링휠이 적용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 내비게이션 지도의 시인성이나 다소 부자연스러운 안내음성도 개선이 됐다고는 하지만 조금 더 업그레이드가 필요해 보인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