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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이효리가 유행시킨 ‘향테리어’…인센스 스틱 올바른 사용법

by세계일보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콕’ 길어지자 향 활용한 ‘힐링템’으로 인기

잘못 사용시 실내공기 오염…힐링은 커녕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

탈 때 나는 연기에 미세먼지·입자상 물질·벤젠 등 유발 위험성 커

사용 전·후 충분한 환기 필요…홀더 사용 등 화재 위험도 줄여야

세계일보

가수 이효리가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사용한 인센스 스틱(사진의 하얀 원)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 JTBC '효리네 민박' 캡쳐화면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가수 이효리가 ‘나그참파’라는 인도산 죽향을 태우는 장면이 화제가 되면서 최근 ‘인센스 스틱’(Incense Stick)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 제품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한 이른바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향을 활용한 실내장식인 ‘향테리어’, 향을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힐링템’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잘못하면 실내 공기를 오염시켜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센스 스틱은 숯이나 나무 반죽 등에 향료를 첨가해 향기 나는 연기를 방출하도록 만든 막대기 모양 제품을 말한다. 인센스는 ‘불태우다, 밝게 하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인센데르(Incendere)’에서 유래한 단어이다.


이 제품은 집안 냄새를 제거하거나 심신을 안정시키는데 주로 쓰이며, 에센셜 오일이나 프레이그런스 오일 등을 섞은 재료를 대나무 심지에 입힌 ‘죽향’, 별도 막대 없이 향료를 묻혀 굳힌 ‘선향’이 대표적이다. 침향, 백단향 등 어떤 나무를 택하느냐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이처럼 좋은 향기로 방안을 쾌적하게 하고,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하는 인센스 스틱이 자칫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인센스 스틱이 타들어 갈 때 나오는 연기다. 미세먼지를 비롯한 입자상 물질(PM), 벤젠 같은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 등을 내뿜을 위험성 때문에 환경부가 ‘안전확인 대상 생활화학제품’으로 지정·관리할 정도다.


백도명 서울대 환경보건학과 명예교수는 ”식물 수지 ‘레진’을 이용해 응고하기도 하는데, 이 물질이 타면서 유해 물질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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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 피워 놓은 인센스 스틱. 게티이미지뱅크

실제 연구를 통해서도 이 같은 위험성이 드러났다. 지난 2018년 미국 암 연구학회 논문에 따르면 인센스 스틱 연기 속 추출물을 ‘비소세포폐암’(NSCLC) 세포에 24시간 노출한 결과 암의 진행을 촉진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2013년 미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팀이 3시간 동안 피운 침향, 백단향 등의 연기를 포집해 인간 폐 세포에 24시간 쐬었을 때 역시 담배 연기에 노출된 것과 유사한 변화가 관찰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향 연기로 인한 공기 오염은 호흡기·심혈관 질환 악화, 폐 세포 구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정재호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호흡기센터장은 ”일산화탄소 때문에 두통·어지럼증이 생기거나 저산소증, 일산화탄소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초미세먼지 속 유해 물질에 의한 폐 기능 저하, 만성 폐 질환 악화 등이 입증된 만큼 아직 국내 연구는 없지만 인센스 스틱 연기도 장시간 되풀이해 흡입하면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국내 실험 결과 발암물질이 검출된 사례도 있다. 2018년 한국소비자원이 전용면적 59㎡ 아파트 욕실과 비슷한 크기 공간에서 인센스 스틱을 15분 켜놓은 뒤 공기 중 유해 물질을 분석한 결과, 10개 중 5개 제품에서 신축공동주택 실내공기 질 권고기준(30㎍/㎥ 이하)을 초과한 벤젠이 측정됐다.


이중 벤젠이 가장 많이 나온 제품(186㎍/㎥)은 거실만 한 면적에서도 관련 기준을 초과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다량의 벤젠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암에 걸릴 수 있는 것은 물론 면역 체계를 파괴하고 정상적 세포 기능을 방해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당시 소비자원은 환경부에 인센스 스틱 연소 시 유해 물질 방출량에 관한 기준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 현실화하지 않은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사용법만 정확히 지킨다면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일단 좁고 밀폐된 곳에서 불을 붙이는 것은 절대 안된다. 앞서 소비자원 실험에서도 화장실 등 협소한 공간일수록 벤젠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환기 후 다시 측정했을 때는 유해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센스 스틱에 불을 켤 때 창문을 살짝 열어 환기골을 만들어주되 다 태우고 나면 활짝 여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인센스 스틱으로 인한 화재 위험을 막으려면 평평한 내열성 바닥 위에서 전용 홀더를 올려두고 커튼 등 인화성이 강한 재질의 섬유는 되도록 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어린이나 반려동물이 먹거나 만지지 않도록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는 것도 좋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