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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길어진 방콕에 확 늘어난 몸무게… “심혈관질환 이상 없나요”

by세계일보

건강검진 때 확인해야 할 사항


‘코로나 이후 체중 3㎏ 이상 증가’ 46%

‘운동 안하는 사람’ 18%→32%로 늘어


혈당·혈압·콜레스테롤 수치 잘 살펴야

방치땐 뇌졸중·심근경색 등 악화 위험


40세 이상은 2년마다 위 내시경 검사

50세 이후 5년 간격 대장 내시경 필요


방사선 노출량 많은 엑스선·CT검사

건강염려증에 잦은 촬영 되레 안좋아

세계일보

게티이미지뱅크

연말이면 많은 병원이 건강검진을 받으려는 사람들도 북새통을 이룬다. 예약이 꽉 차 한 달 이상 대기하는 사례도 많다. 특히 1일부터는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병원 방문과 건강검진을 미루던 사람들이 더 많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건강검진은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하고 끝내면 아무 의미가 없다. 검진 후 자신의 건강에서 문제가 되거나, 문제의 가능성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건강검진을 통해 고위험군에 속하는 질병, 비만도, 혈압, B형간염의 면역상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등에서 한 가지라도 비정상 소견이 있으면 식단조절, 금연, 운동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코로나19 ‘확찐자’ 시대… 심뇌혈관 질환 항목들 살펴볼까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은 평소 환자들이 건강검진에서 소홀한 경향이 있는 항목들이다. 암처럼 당장 수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환자가 느끼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뇨 전단계, 고혈압 전단계 등 수치는 높아도 당장 질병 진단이 나오지 않는 ‘경계’에 있을 때면 “아슬아슬하게 잘 피해갔다”고 안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올해는 관련 수치를 좀 더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2년 가까이 지속된 코로나19로 ‘확찐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대한비만학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이후 체중이 3㎏ 이상 증가한 사람이 46%였고,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의 비율은 코로나 유행 전 18%에서 32%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이 늘면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가능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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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김정환 교수는 “비만인 경우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이 잘 발생하므로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눈여겨봐야 한다. 아울러 지방간으로 인한 간기능 이상이 나타날 수 있어 간효소 수치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전단계의 경우 아직 약물치료를 해야 할 정도의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간과하는 경향이 있지만, 환자 중 상당수가 시간이 지나면 당뇨병과 고혈압으로 발전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병을 방치했다가 뇌졸중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치명적인 심혈관계질환 합병증이 발생하면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고 식습관 관리와 운동을 통해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건강검진은 건강할 때 받는 것이다. 피로감과 두통, 체중감소 등의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면 검진이 아니라 진료를 받아야 하는 단계”라며 “환자들이 가끔 ‘소화가 잘되는데 위암 검진을 받아야 하느냐’는 질문을 하는데 소화불량이 몇 년 지속하거나 체중이 줄어드는 등 증상이 나올 때면 조기를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의 경우도 첫 증상이 중풍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신에 대한 관심이 커진 이때, 백신 접종 여부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30∼40대의 A형 백신이 대표적이다. 통상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유년기에 A형 간염을 앓고 지나간 경우가 많고 20대 이하는 예방접종을 대부분 마친 반면, 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랐지만 백신은 맞지 못한 30∼40대가 A형 간염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친척 중 암 환자 있는데, 나도 걱정해야 하나?

검진 항목 중 암과 관련한 검진은 표준화가 잘 돼 있는 편이다. 위암은 소화가 잘되고 복통이 없는 경우 40세 이상에서는 2년마다 한 번씩 위내시경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대장암의 경우는 50세 이후에 매년 대변의 잠혈 검사를 시행하면 되지만, 조기 대장암이 생기기 전인 선종 단계에서부터 발견하려면 5∼10년 간격으로 직접 대장내시경을 실시해야 한다.


자궁경부암과 유방암은 각각 20세 이상, 40세 이상 여성이 2년에 한 번씩은 검사하는 것이 좋다. 자궁경부암은 자궁경부 도말검사, 유방암은 유방 촬영술을 시행하면 된다. 40세 이상의 B형이나 C형 간염 환자나 간경화 환자는 6개월에 한 번씩 혈액검사와 간 초음파검사를 통해 간암 검사가 권유되고, 54세부터 75까지 흡연을 오래한 폐암 고위험군은 저선량 CT 촬영이 필요하다.


가족 중 암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암에 대해 유독 예민하게 반응하게 된다. 유방암과 난소암 발병 위험인자인 BRCA1, BRCA2 유전자 돌연변이 등이 방송을 통해서도 많이 알려지면서 ‘가족력’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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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성 교수는 “유방암과 대장암의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는 발견 순간부터 검진에 더욱 신경 써야 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그러나 대장암은 이런 경우가 전체의 1% 수준이다. 이 외에 일반인들이 유전성을 걱정해야 하는 것은 없다. 무엇보다 이런 가족력에 따른 암 발생 위험은 1∼3배 높은데, 흡연에 따른 위험도는 2∼3배 높기 때문에 흡연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일부 환자들은 위암, 대장암 등 6개 암 외에 전립선암, 난소암 등은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부분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효용성과 연결된다.


김정환 교수는 “폐암 검진이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되면서 학계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조기 발견 어려움과 실제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가에 대한 논란이었다”며 “같은 맥락에서 (국가건강검진 포함에는) 검진 방법의 위험도와 용이성, 수검자의 형평성, 검진의 의학적 영향력, 사회적 비용의 효과를 고려하게 된다. 전립선암, 난소암 등은 이런 측면에서 현재까지 부정적인 견해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건강염려증도 문제

자신의 건강에 대해 무심한 것도 문제지만, 지나친 과민함도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건강염려증’ 얘기다. “문제가 없으니 2년 뒤에 검사를 받으면 된다”는 전문가 조언에도 TV에서 본 정보를 토대로 추가 검사를 받겠다고 고집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잦은 검사가 능사는 아니다. 검사 자체로 건강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모든 의사가 입을 모아 경고하는 것이 바로 CT. CT는 방사선 노출량이 매우 높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 없이 건강검진 목적으로 찍는 것은 좋지 않다. 통상적으로 CT 검사를 통한 체내 방사선 흡수가 자연계에 노출되는 방사선량과 비슷해지는 시점을 약 2년 정도로 보고 있기 때문에 CT 검사는 최소 2년의 간격을 두고 촬영해야 한다.


김정환 교수는 “유방 엑스선 검사도 방사선 노출로 너무 자주 받을 필요는 없다. 유방암 검진을 몇 살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혹은 몇 살까지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는데, 너무 젊은 여성은 유방 엑스선 촬영보다는 유방 초음파 검사를 우선 받는 것을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이전 검사에서 선종과 같은 대장암 위험성이 높은 용종이 나온 경우에는 2∼3년 후 추적 검사를 권고하지만 특별한 이상이 없었거나 대장암과 관련이 적은 단순 용종이 나온 경우 5년 후 추적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선우성 교수는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며 건강검진을 받게 되면 기존에 있던 단순 용종에 대해서도 추가 검사를 하는 등 불필요한 부분이 생기기도 한다”며 “되도록 한 병원에서, 혹은 한 의사에게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