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인 "긴 무명생활, 한 번도 '갑'이었던 적 없다"…기자회견서 눈물로 해명

[연예]by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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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까지 한 번도 갑의 위치가 되어본 적이 없습니다.”


30일 오후 배우 박수인은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직접 해명의 자리를 마련하고 최근 불거진 ‘골프장 갑질 논란’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해당 논란을 최초 보도한 매체에 정정보도, 골프장과 갑질 의혹을 제기한 캐디 A씨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최근 연예계에 잇단 갑질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기자회견까지 자처한 박수인의 입에 많은 이목이 집중됐다. 기자회견 현장에는 일찍부터 수많은 취재진이 자리했다. 이날 법률대리인 하유준 변호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박수인은 어두운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박수인은 “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대중과 여론은 오로지 최초 기사 내용으로만 저를 판단하여 저에 대한 많은 기사와 댓글로 인터넷에 도배가 됐다. 이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수많은 인터뷰를 했지만 혼자 대응하기엔 너무 벅차 직접 제 사비로 이 자리를 준비했다”고 기자회견을 열게 된 이유를 밝혔다.


박수인의 이번 논란은 지난 23일 수도권의 한 골프장에 근무하는 캐디 A씨가 기사를 통해 박수인으로부터 ‘갑질’를 당했다고 주장하면서부터 불거졌다. A씨는 박수인이 지난 6월 라운딩을 마친 후 골프장에 전화를 걸어 캐디 비용을 환불해달라고 했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골프장 홈페이지에 “쓰레기”, “캐디들 몰상식에 X판” 등의 글을 남겼다고 주장했다.


해당 캐디는 박수인이 코스마다 사진을 찍고 일행과 대화를 하느라 진행이 다소 지연됐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박수인은 “이는 사실이 아니다. 제가 그날 찍은 사진은 라운딩 시작 전과 끝나고 한 장씩 찍은게 전부다”라고 반박하며 “캐디 분은 제가 골프를 칠 때마다 사사건건 ‘느리다’ ‘점수 계산하는 법도 모르냐’며 눈치와 면박을 주고 간섭했다. 이후 기가 죽어 캐디와 아무런 말도 나누지 않았다”며 인간적 모멸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수인은 캐디로부터 불합리한 대우를 받아서 소비자로서 제공받은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한 게 전부라고 반박했다. 다만 “감정이 격해진 나머지 과격한 표현과 정제되지 않은 언어를 사용한 것은 공인으로서 경솔했으며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지인의 초대로 응한 골프자리에 피해를 입힐 수 없어 꾹 참고만 있었다는 박수인. 덧붙여 “라운딩 후 카운터에서 결재할 때 불친절한 캐디분으로부터 또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골프장 측에 말하려 했으나 빨리 이동해야 해 시간이 없어 말하지 못했다. 집에 돌아와 제 이미지를 실추하고 인격적 모멸감을 느낀 기억들 때문에 잠 한숨도 자지 못했다”며 “다음날 골프장에 걸어 말을 했지만 연결해준다면서 전화를 끊고 같은 말을 반복했다. 오직 제가 원하는 건 사과 한 번 받는 거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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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수인이 최근 불거진 골프장에서의 갑질 논란과 관련해 30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피해 상황과 여론의 오해에 대해 해명하고있다. 사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이날 박수인 측 변호사는 “박수인은 최근 모 기획사와 계약을 앞두고 있는 상태였으며, 광고 계약 체결도 예정됐으나 이번 논란으로 모두 보류되면서 금전적인 손해를 입었다”며 공식적인 사과를 받지 못할 경우 최초 보도한 언론사에 대한 언론중재위원회에 중재신청을, 골프장과 캐디 A씨에겐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할 예정이며, 필요한 경우 형사고소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박수인은 직업이 배우라는 이유만으로 ‘갑질 배우’라는 꼬리표가 붙은 것에 대한 속상한 마음을 드러내며 눈물을 보였다. 박수인은 “저는 그렇게 유명한 배우가 아니다. 데뷔한지 오래 됐지만 현재까지도 현장 오디션을 보러 다니면서 열정만으로 열심히 노력해온 배우 중 한 사람이다”라며 “그런데 오직 직업이 배우라는 이유만으로 한 명의 고객으로서 의견을 낼 수도 없고 마녀사냥을 당해야만 하는거냐. 평생 ‘갑질 배우’라는 수식어를 안고 살아가야 하기에 진실을 밝히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토로하며 눈물을 쏟았다. 평행선을 달리는 양측의 주장이 박수인의 기자회견을 통해 일단락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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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수인이 최근 불거진 골프장에서의 갑질 논란과 관련해 30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피해 상황과 여론의 오해에 대해 해명하기 위해 착석하고있다. 사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최근 연예계에는 ‘미투’, ‘빚투’에 이어 ‘갑투’(갑질+미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순재, 신현준 등 스타로부터 소위 ‘갑질’을 당했다는 매니저들의 폭로가 잇따르며 촉발된 것. 여기에 박수인 이슈까지 더해지며 진실공방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부당대우, 금전 문제 등 그간 묵인됐던 낡은 관행들은 없애야 하는게 맞지만,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부딪히는 경우 정확한 진위 여부를 가려 연예인이란 이유로 왜곡되고 부풀려졌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박수인은 2002년 영화 ‘몽정기’로 데뷔해 드라마 ‘며느리와 며느님’(2008), 영화 ‘귀접’(2014), ‘아직 사랑하고 있습니까?’(2019) 등에 출연했다.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2020.07.3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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