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오늘’ 사직구장서 시구한 그 꼬마…태극마크 달고 韓최고 성적 낸다 [D-46 BFA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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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화성=황혜정기자] 8년 전 오늘, 그러니까 지난 2015년 4월 10일. 이날은 부산 사직 야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있었던 날이다. 이날 경기는 연장 11회말까지 가는 승부 끝에 당시 롯데 포수였던 장성우(KT위즈)의 끝내기 홈런으로 승패가 갈렸다.


끝내기 연장 승부 말고 한 꼬마가 시구를 한 날이기도 하다. 당시 리틀야구단에 소속돼 야구 선수의 꿈을 키우던 12살 박민성은 부산에서 유일한 여자 야구 리틀 선수라는 이유로 롯데 구단의 초청을 받아 사직구장 마운드에서 힘차게 공을 던졌다.


그 꼬마가 8년 뒤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무대를 누빈다. 박민성(20)은 어느덧 5년 차 국가대표 투수다.


박민성은 “시구했을 때 진짜 떨렸다. 야구한지도 별로 안 됐을 때다. 조금 신기하기도 했다. 그래도 바닥에만 공을 꽂지 말자는 마음으로 스트라이크 존에 공을 넣었다”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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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성에게 야구란...없으면 안 되는 존재.” 박민성에게 야구는 삶의 이유 중 하나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했으니 벌써 10년 가까이 되어간다.


대학생인 박민성은 오는 5월 26일 홍콩에서 열리는 ‘2023 여자야구 아시안컵(BFA)’에 출전한다. 그러기 위해 시험기간에도 주말을 반납하고 대표팀 연습에 한창이다.


박민성에게 태극마크 역시 영광이자 좋아하는 야구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박민성은 “대한민국에서 야구를 가장 잘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 힘들기는 하지만 대표팀을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고 했다.


양 감독은 부산에서 주말마다 대표팀 훈련을 위해 화성을 찾는 박민성과 수도권 외 지역에서 올라오는 선수들의 컨디션을 종종 체크한다. “숙소비 정도는 내가 내줄 수 있다”며 대표팀 주축 투수의 열차 시간부터 숙소 문제까지 세심하게 살핀다.


부산 토박이 박민성은 부산 대연초등학교, 대연중학교, 세연고등학교를 나왔다. 박민성은 여자야구 대표팀 양상문 감독과 초등학교 동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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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박민성이 12살 시절, 롯데 자이언츠의 초청으로 사직구장에서 시구하고 있다. 제공 | 롯데자이언츠.

박민성의 이번 대회 목표는 은메달(2위)이다. 대표팀이 이번 BFA컵에서 은메달을 수확하면 역대 최고 성적이다. 종전 최고 성적은 2017년 BFA컵 동메달(3위)이다.


은메달을 따려면 강호 대만을 넘어야 한다. 여자야구에서는 일본을 비롯해 대만과 홍콩 그리고 대한민국이 강호로 꼽힌다. 일본이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이며, 2위와 자리를 놓고 나머지 세 국가가 경쟁하는 구도다.


박민성은 “대만을 넘어 일본과 결승에서 붙고 싶다”고 했다. 2019년부터 대표팀에 발탁된 박민성에겐 아직 국제대회 메달이 없다. 대표팀은 2019년 BFA컵에 출전했지만 5위에 그쳤다. 그래서 메달이 정말 간절하다.


“메달 정말 따오고 싶다.” 박민성은 이를 위해 학교 수업과 과제에 치이는 와중에도 매일 교내 헬스장을 찾아 근력 운동을 하고 있다.


국가대표 박민성은 올해 여름, 시상대 위에서 대표팀 동료들과 메달을 목에 걸고 자랑스러운 태극기를 빛내는 것이 꿈이다. 그 꿈을 안고 지난 5년을 달려왔다. 이제 그 꿈이 실현될 차례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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