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영광에서 멀어진 VNL을 보며[한유미의 배구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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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대표하는 종목으로 떠오른 여자배구는 대중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더 나은 미래와 도약을 위해 한유미 KBSN 해설위원이 자신만의 배구생각을 이야기한다. V리그 출범부터 함께했던 레전드의 시선으로 여자배구를 다양하고 깊이 있게 살펴보자. <편집자주>


스포츠서울로부터 칼럼 제의를 받았다.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지만 누군가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해 용기를 냈다.


첫 칼럼에서는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을 중계하면 느낀 것들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불과 1년 전 우리는 도쿄올림픽에서의 성공에 심취하고 감격했다. 선수들의 땀과 의지가 만든 성과였다. 세계적인 선수들과의 경쟁 속에서 4강에 도달한 한국 여자배구는 그렇게 대중적 인기를 구가했다. 김연경뿐 아니라 여러 선수들이 ‘셀럽’이 되어 구름 관중을 몰고다녔다. 인기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그러나 2022년 한국 여자배구는 VNL에서 12연패를 당하는 현실과 직면했다. 12경기에서 단 세 세트만 따내는 졸전을 반복했다. 해볼 만하다고 봤던 태국이나 캐나다 등에도 완패를 당했다. 중계를 하면서도 마음이 복잡해졌다. 불과 1년 만에 한국 여자배구는 왜 이렇게 됐을까.


당장 김연경과 양효진의 부재가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여자배구를 지탱하는 두 선수는 도쿄올림픽에서도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팀의 기둥이었다. 이들이 빠진 대표팀의 전력 하락은 불가피했다. 문제는 두 선수는 대표팀에서 은퇴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도 여자배구는 김연경과 양효진 없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내가 대표팀에 있던 시절을 떠올려보면 김연경이 있을 때도, 없을 때도 있었다. 한 두 명이 빠져도 당시엔 역할을 분담해 공백을 메웠다. 당연히 김연경이 있을 때 전력이 나았지만 없다 해서 아예 무너지거나 포기하지는 않았다. 지금 대표팀도 김연경 없는 팀에 적응해야 개선의 여지가 있다. 해결사가 부족해도 더 끈기 있게 하면 상대는 지치기도 했다. 결국 노력과 마인드의 차이다. 이번 VNL만 봐도 많은 팀들이 최정예로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꼭 우리만 김연경이 없다 해서 급격하게 떨어질 이유가 없다.


선수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했을 것이다. 선수 출신으로 그들이 성의 없이 경기에 나섰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VNL을 계기로 선수들이 세계의 현실을 인식하고 더 노력하길 바란다. 여자프로배구가 출범한지도 이제 17년이 지났다. 프로마인드 이상의 태도와 자세가 필요하다. 국제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몸을 만드는 동시에 구체적인 개인의 목표를 정해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김연경은 비시즌 미국에서 사비를 들여 몸을 만들었다. 우리 선수들도 이제 그 정도의 마음으로 프로팀, 대표팀에 임해야 한다.


코트 밖에서의 노력도 필요하다. 도쿄올림픽의 영광을 뒤로 해야 한다. 우리의 현실은 VNL을 통해 봐야 한다.


당장 유소년 교육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 제2의 김연경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기대해서도 안 된다. 로또 당첨을 기다리며 일을 아예 안 하는 것과 다름 없다. 그렇다면 전체의 상향평준화를 이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 시스템을 더 탄탄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현재 한국 여자배구는 ‘역피라미드’처럼 서 있다. 프로팀이 7개나 되지만 초중고 인프라가 이를 따라오지 못한다. 예전부터 지적됐던 문제인데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정부 교육 방침으로 인해 개선이 어렵다면 프로팀에서 직접 나서는 것은 어떨까. 프로축구에서는 팀이 무조건 유소년 팀을 운영해야 한다고 한다. 직접 선수를 키워 쓰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제도인데 단점도 있지만 뚜렷한 장점이 많아 호평을 받는 것으로 안다. 대한민국배구협회와 한국배구연맹, 각 팀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시기가 아닐까. 각자도생할 길을 찾는 게 아니라 공생할 방법을 모색해야 도쿄올림픽에서의 영광을 언젠가는 재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이 칼럼을 통해 위에서 이야기한 내용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며 한국 여자배구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고민하고 싶다.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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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N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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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3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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