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도의 정수, 나주

[여행]by SRT매거진
천년고도의 정수, 나주

‘전라도’가 전주와 나주의 앞글자를 따서 만들어졌다는 걸 알고 있는지? 나주를 나주배와 나주평야 정도로만 기억한다면 몹시 억울할 일이다. “북쪽에는 금성산이 있고 남쪽으로는 영산강에 임했으니, 판세가 한양과 흡사하여 예로부터 인물이 많다.” 이처럼 나주는 <택리지>가 보증하는 ‘소경(小京)’이었다. 600년 이상 위세를 떨쳤던 마한의 중심지이자 ‘버들잎 띄운 물’로 유명한 버들낭자 장화왕후와 고려 태조 왕건의 역사적 만남의 장소도 나주였고, 광주학생항일운동을 야기한 이른바 ‘댕기머리 사건’의 시작점도 나주였다. 영산강을 뻔질나게 드나들던 배의 수만큼 서남해를 주름잡았던 나주는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빛가람’이 들어서며 누구나 살고 싶은 녹색성장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작은 한양’의 부활이 머지않았다.

나주 3味를 파헤치자

나주곰탕, 영산포홍어, 구진포장어. ‘나주 3味’ 정도는 먹어줘야 나주 다녀온 티가 난다. 각각 맛거리가 잘 조성되어 있으니 우리는 어디로 갈까, 무엇부터 먹을까 행복한 고민만 하면 된다.

 

나주곰탕거리 하얀집

천년고도의 정수, 나주

식도락가의 버킷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 나주곰탕! 쇠고기 양지와 내장을 손 크게 썰어 넣어 푹푹 고아낸 맑은 국물과 쌀밥의 컬래보레이션은 ‘밥심’을 중요시 여기는 한국인의 소울푸드다. 나주곰탕이 특별히 맛있는 이유? 소뼈를 적게 넣고 양지와 사태를 아낌없이 사용해 국물이 담백하고, 무와 파, 마늘을 넣어 고기 누린내 없이 개운하기 때문. 1910년에 문을 열어 4대째 운영하는 ‘하얀집’은 나주곰탕의 원조다. 서울 ‘이문 설농탕’과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단 두 곳밖에 없는 100년 넘은 맛집이니 반드시 들러보자.

08:00~21:00 (첫째·셋째 월요일 휴무)|곰탕 9000원, 수육 3만5000원|전남 나주 금성관길 6-1

구진포장어거리 신흥장어

천년고도의 정수, 나주

“하굿둑이 생기기 전만 해도 구진포에 장어가 많이 잡혔어요.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서 영양과 맛이 풍부했죠.” 1964년부터 영업한 신흥장어를 이어받은 김덕희 대표의 설명이다. 구진포 장어는 미꾸라지를 먹고 자란 스태미나의 집합체. 직접 맞춤 제작해 옛날부터 쓰고 있는 거북 모양 주물 접시에 보기만 해도 침이 꼴깍 넘어가는 장어구이가 소복이 담겨 있다. 민물 장어가 여자한테 더 좋다는 사실, 나만 아는 건 아니겠지? 난소를 건강하게 해 피부탄력과 주름방지에 효과적이라니 장어 앞에서 양보 따윈 없다.

10:00~21:00 (비정기 휴무)|장어구이 2만2000원부터, 장어탕 1만 원|전남 나주 다시면 구진포로

영산포홍어거리 홍어1번지

천년고도의 정수, 나주

전라도에서는 상다리가 휘어지게 음식을 차렸어도 홍어가 없으면 잔칫상이 아니라는 말, 많이 들었을 것이다. 그만큼 귀한 음식이기 때문인데, 영산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바로 홍어다. 그 옛날 흑산도에서 잡은 홍어가 영산강을 따라 영산포에 도착하기까지 약 일주일이 걸렸는데, 냉장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오는 동안 자연 발효돼 ‘삭힌 홍어’가 탄생했다. 아직도 영산포 선창가 일대에는 홍어 전문점 30여 곳이 성업 중이다. 홍어 내장으로 끓인 ‘홍어애보릿국’ 은 나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12:00~22:00 (첫째·셋째 월요일 휴무)|홍어회 2만5000~4만 원|전남 나주 영산3길 2-1|061–332–7444

나주 핫플레이스 카페 브리즈

천년고도의 정수, 나주

카페는 ‘분위기’라고 생각하는 1인으로서 영산강 전망이 기가 막힌 나주 핫플레이스, 카페 브리즈를 자신 있게 추천한다. 왼쪽으로는 일본 적산가옥 거리와 대나무 숲이, 오른쪽으로는 영산강이 펼쳐져 어느 곳에 앉아도 특유의 운치를 즐길 수 있다. 1층은 베트남 레스토랑 ‘더브리즈’, 2층은 카페 ‘브리즈’로 운영하고 있다. 요트에 자전거, 기타까지 취미도 다양한 사장님의 정체가 궁금하다.

10:00~22:00 아메리카노 3800원, 블루베리요거트스무디 5500원|전남 나주 선창길 11|061-337-245

뜻 밖의 나주를 만나라

국립나주박물관 사진전 <사진 속 실크로드를 걷다>

천년고도의 정수, 나주

지적 욕구를 충족하고 싶다면 국립나주박물관을 방문해보자. 문명의 교차로, 실크로드에서의 삶과 문화, 자연을 담은 사진전 <사진 속 실크로드를 걷다> 가 열리고 있으니 말이다. 동서문명의 징검다리인 실크로드의 과거와 현재를 150여 점의 사진을 통해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이 외에도 나주 신촌리 9호분의 독널에서 나온 국보 제295호 금동관을 비롯, 구석기 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호남지역에서 발굴한 다양한 유물을 관람할 수 있다.

~8.27(일) 10:00~18:00 (월요일 휴무)|전남 나주 반남면 고분로 747 국립나주박물관 기획전시실|061-330-7800

목민관의 기운을 받아볼까, 나주 목사내아

천년고도의 정수, 나주

이색적인 숙소를 찾고 있다면 나주 목사내아(牧使 內衙)에서의 하룻밤은 어떨까. 조선시대 나주목에 파견된 지방관리 목사의 살림집으로 ‘금학헌(琴鶴 軒)’이란 멋진 이름도 붙어 있다. 금학헌은 ‘거문고 소리를 들으며 학처럼 고고하게 살고자 하는 선비의 지조가 깃든 집’이란 뜻. ‘ㄷ’자 형 팔작지붕 구조의 단아한 목사내아 정문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500살이 훌쩍 넘은 ‘벼락 맞은 팽나무’가 보인다. 방마다 역대 걸출했던 나주목사의 이름을 딴 문패가 걸려 있으니, 병권까지 가졌던 정3품 ‘조선 실세’의 기(氣)를 받아갈지도 모르겠다.

09:00~18:00 (관람료 무료)|5만~15만 원 (전통한옥체험)|전남 나주 금성관길 13-8|061-332-6565

추억 따라 옛 영광 따라, 영산강 황포돛배

천년고도의 정수, 나주

1977년을 마지막으로 영산강에는 한동안 배가 뜨지 않았다. 황톳물로 물들인 노란 돛을 달고 쌀·소금·미역·홍어 등 온갖 물건을 부지런히 실어 나르던 그 배 말이다. 그러니 석관정 이별바위에 숱한 눈물을 뿌리게 했던 영산강의 상징, 황포돛배가 30여 년 만에 복원된 것은 퍽 반가운 일이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선장님의 설명을 들으며 옛 목선 그대로 재현한 배를 타노라면 내가 바로 벤자민 버튼이요, 시간은 거꾸로 간다.

10:00~17:00 (월요일·11월~2월 휴무)|성인 8000원, 중고생 6000원, 어린이 4000원|전남 나주 등대길 80 영산강선착장|061-339-8714(선착장), 061-339-8595(사무실)

합리적인 가격과 놀라운 접근성, 엠스테이호텔 나주

천년고도의 정수, 나주

나주역에 내리자마자 알파벳 ‘M’을 형상화한 건물이 눈에딱 들어온다. 오픈한 지 갓 1년이 지난 엠스테이호텔 나주다. ‘신상’ 호텔답게 룸 컨디션이 깨끗한 것은 물론이요, 나주역에서 걸어서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우니 시간이 곧 돈인 비즈니스트래블러에게 적격이다. 양실 279실, 한실 21실 총 300실의 객실과 라운지바, 루프트톱 가든, 피트니스, 에스테틱 등의 부대시설이 준비돼 있다.

전남 나주 빛가람로 36|디럭스룸 기준 8만5000원 부터|061-931-3000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빛가람’

천년고도의 정수, 나주

녹색전력(스마트그리드) 에너지산업, 태양광 시범도시, 인간중심 미래형 도시로 압축 되는 혁신도시. 최근 정부가 ‘혁신도시 시즌2’를 예고하면서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1. 인구 2만6472명 (2017년 6월 말 기준)
  2. 면적 736만1000㎡ (나주시 빛가람동 일원)
  3. 이전공공기관 한국전력공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 16개 기관
  4. 산학연 클러스터 부지 41만5000㎡ (분양률 78%)
  5. 광역교통망 SRT고속철 ● 나주~서울 110분 (혁신도시~나주역 5분, 광주송정역 20분) ● 혁신도시~광주무안고속도로 10분, 호남고속도로 30분 ● 혁신도시~광주공항 15분, 무안국제공항 25분

글 이현화 사진 임익순 협조 나주시청 문화관광과

2017.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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