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최고의 여행지를 소개합니다 ‘SRT AWARDS 10’
당신의 2021년 최고의 여행지는 어디입니까? <SRT매거진>은 9월 한 달간 독자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한 해 동안 <SRT매거진>에 소개된 도시 중 최고의 여행지를 묻는 질문에 총 9231명의 독자가 답을 보내왔습니다. 여행작가, 여행기자 등 전문가 평가, <SRT매거진> 에디터 평점, 방문 관광객 DB 분석, 온오프라인 홍보자료 편의성 평가를 거쳐서 상위 20개 도시를 추리고, 독자 60%, 전문가 40%의 가중치로 최종 10개 도시를 선정했습니다. 아울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내년에 더욱 기대되는 6개 도시도 소개합니다!
신라의 보물들이 전시된 국립경주박물관 |
경주
‘지붕 없는 박물관’ 경주는 대표적인 관광지인 불국사나 석굴암, 동궁 과 월지, 첨성대를 비롯해 신라의 유물과 자료를 모아놓은 국립경주박 물관 등 화려했던 신라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많다.
경주 황리단길이라 불릴 만큼 카페와 맛집이 들어선 거리, 수준 높은 호 텔과 리조트가 들어서 있어 숙소 걱정이 없고, 동해에 맞닿아 있어 문 무대왕릉과 주상절리 전망대에서 해안가로 드라이브를 가기에도 좋다. 경주는 유적지와 관광지 등이 밀집해 있는 시내 위주의 알차고 바쁜 여 행 코스, 보문지구 중심의 여유로운 여행 코스 등 선택권이 많은 도시 다. 유명 관광지 대릉원에서는 기념사진 촬영을 하는 관광객들뿐만 아 니라 책을 읽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주민들도 정겨운 풍경을 이 룬다. 이렇게 즐겨도, 저렇게 즐겨도 좋기만한 경주는 완벽한 여행지다.
자연, 설화, 예술, 치유에 관한 예술작품을 만나는 연미산자연미술공원 |
흰 벽에 새겨진 나태주 시인의 시를 볼 수 있는 공주 원도심의 상징인 제민천길 |
공주
자연 속에서 예술여행을 할 수 있는 도시로 공주가 떠오르고 있다. 연미 산자연미술공원 덕분이다. 이곳에는 고요한 작가의 작품 ‘솔곰’이 자리 하는데, 10m에 달하는 거대한 크기로 숲 한가운데 서 있는 솔곰을 맞닥 뜨리니, 애니메이션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 속 나우시카가 된 듯 신령 스러운 숲에서 거대 생명체를 만난 기분이다. 이 작품은 두 그루의 소나 무를 엮어 만든 것으로, 내부로 들어가볼 수 있는 설치미술 작품이다. 공주시를 대표하는 마스코트 중 하나가 곰(고마곰)이기 때문에 솔곰이 더 욱 사랑받는다.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서쪽, 금강 변과 나루터 일대 를 ‘고마나루’라고 하 는데, 고마나루는 한자로 웅진, 고마는 곰을 가리킨 다. 단군 신화에서도 알 수 있듯 곰은 우리 민족에게 신령스러운 존재였 다. 자연, 설화, 예술, 치유에 관한 예술작품을 만나는 연미산자연미술 공원은 공주의 새로운 얼굴이 되어 여행자 들을 맞이하고 있다.
바닷길을 따라 목포대교와 인접한 용머리 해안까지 1km 구간에 걸쳐 설치된 고하도 해안 덱 |
목포를 대표하는 여행 코스, 목포해상케이블카 |
목포
SRT 호남선의 마지막 정착지, 목포. 끝으로 향하는 여정 자체로 이미 목포는 매력적이다. 2019년 9월에 개통한 목포해상케이블카는 단박에 목포의 랜드마크로 떠오르면서 목포 여행을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북 항과 고하도 스테이션을 왕복(40여 분 소요)하는 케이블카는 중간지점 인 유달산 스테이션에서도 하차가 가능해 유달산을 오르려는 이들에게 도 ‘공중산책’이라는 선택의 기회가 주어졌다.
둘레길을 걸어 유달산 곳곳의 정취를 느끼며 산을 오르는 것도 좋지만, 케이블카 줄에 늘어선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오히려 케이블카 타기를 거부하기 힘들 것이다. 남들이 하는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으니까. 여행에서는 줄을 서는 것도 즐거운 경험. 케이블카에 오르면 목포 시내 와 바다 전경이 눈앞에, 만약 바닥이 통유리로 된 크리스털 캐빈을 탔다 면 발아래까지 절경이 펼쳐진다.
황포돛배가 뜬 풍경의 백마강 |
부여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삼국사기>에서 백제를 세운 온조왕의 위례궁을 두고 쓰인 말이다.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는 문장은 백제문화를 설명할 때 자주 쓰이는 표현이다. 부여의 여행지들은 바로 이 문장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낙화암이 자리한 부소산성, 고란사, 정림사지, 궁남지, 능산리사지와 외곽성인 나성 밖에 자리한 부여왕릉원, 백제금동대향로의 감동을 고스란히 전하는 국립부여박물관 등이 그곳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도시인 부여가 가진 이야기를 둘러보기엔 하루를 꼬박 여행해도 부족하다. 백제문화단지는 백제를 압축해놓은 거대한 공간으로, 사비궁, 생활문화마을, 백제역사문화관, 능사, 위례성, 고분 공원의 문화단지가 위치해 있다. 사치스럽지도, 누추하지도 않은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도시, 부여로 여행을 떠날 이유는 충분하다.
수국이 아름답게 핀 도초수국공원 |
비금도의 하트해변 일대. 물때를 잘 맞춰 가면 자연이 빚은 완벽한 하트를 볼 수 있다 |
신안
올해 <SRT매거진> 6월 호를 한창 마감 중이던 때, 편집부에서 탄성이 흘러나오게 한 주인공이 있었으니, 바로 신안 도초수국공원에 핀 아름 다운 수국 사진이었다. 신안의 초여름에는 도초도 일대를 분홍색, 파란 색으로 물들이는 수국으로 한바탕 축제가 열리는데, 공원 입구에서부터 명품 팽나무가 3km 구간에 걸쳐 식재되어 있고 길 양옆으로는 수국이 만개해 푸릇푸릇한 팽나무와 색색의 수국의 정취가 황홀경에 이른다. 비금도 주민들이 염전조합을 결성하여 조성한 대동염전과 친환경 청정에너지인 풍력발전기와 어울려 장관을 이루는 명사십리해변의 모습에도 입이 떡하고 벌어진다. 신안에서 출생한 우리나라 대표적인 인물들도 흥미롭다. 비금도에서 태어난 천재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그중 하나. 그의 일대기를 담은 ‘이세돌바둑기념관’이 신안에 있어 이색적인 여행지로 사랑받는다.
용천루 출렁다리가 보이는 파랗고 아름다운 영주호 |
영주를 상징하 는 아 름다운 사 찰 부석사 |
영주
영주를 말할 때 영주 사과와 부석사를 빼놓고는 이야기가 되질 않는다. 조금 뻔하다고 해도 할 수 없다. 사람 살기엔 조금 팍팍한, 일교차 큰 기후에서 맛있게 자라는 사과를 이곳 영주 사람들은 묵묵히도 잘 키워내고 있으니까. 그리고 부석사는 살면서 꼭 봐야 할 위대한 우리의 문화유산으로 손꼽히는 절이 아닌가.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산사 편>에서 첫 번째로 소개하고 있는 사찰이 바로 부석사이며, 미술학자 최순우의 문화유적답사기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에서의 무량수전이 바로 부석사 무량수전을 가리킨다. 건축가, 시인, 소설가 등 시대의 많은 이가 부석사를 방문하며 느꼈던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다. 직접 가서 보고 느끼지 않으면 책에 담긴 이야기란 것도 언젠가 흩어질 말밖엔 되지 않을 터. 올해 남은 가을, 겨울 언제라도 좋으니 영주로 떠나보자.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산책, 울주 천주교순례길 |
울주 천전리각석 |
울주
많은 여행자가 마음의 평온을 얻은 도시, 어디였을까? 울주의 해돋이 명소인 간절곶이 자연 그 자체에서 위로를 얻고 희망에 찬 하루를 시작 하는 장소라면, 언택트 여행을 즐기며 마음의 안식을 얻을 수 있는 여행지는 바로 울주 천주교순례길이다.
성당과 성지를 돌며 평화로운 산책을 즐기는 여행 코스로, 자신의 종교가 천주교가 아니더라도 석조 건축물의 아름다운 형태와 고요한 성모 동굴 앞에 선다면 마음에 안온을 얻을 수 있을 터다. 언양성당은 1927년 5월 25일 설립된 울산지역 최초의 성당이다. 3코스로 조성된 울주 천주 교순례길의 시작점이 언양성당인데, SRT 울산역에서 4.3km, 멀지 않은 거리에 있어 울주 여행의 첫 번째 코스로도 제격이다. 코로나19로 여 행의 방식을 다각도로 고려해야 했던 시기에 울주가 다양한 언택트 여 행지로 여행자 들을 위로했다.
소양고택(한옥스테이)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풍경 |
하얀 눈이 쌓인 겨울의 공기마을 편백나무 숲 |
완주
완주는 풍경도 아름답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도 흥미로운 도시다. 아름다운 치유의 숲으로 유명한 완주의 공기마을 편백나무 숲은 2009년 마을 주민들이 숲 가꾸기 사업을 통해 만든 숲이다. 편백나무 10만 그루, 잣나무 6000그루, 삼나무, 낙엽송, 오동나무가 무리를 이루는 숲이 자연과 인간이 합심하여 탄생한 것이라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완주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아원고택은 경남 진주의 250년 된 한옥을 해체한 뒤 이축한 건물이며, 현재 갤러리로 재탄생한 공간은 서울 화신백화점 철거 과정에서 나온 벽돌과 전주초등학교에서 나온 100년 된 고재를 재활용해 만든 공간이다. 여행지가 담고 있는 이야기를 알고 가면 더 좋은 곳들이 완주에 가득하다.
불심으로 나라 를 지키려 했던 백제 무왕의 염원이 담긴 익산 미륵사지 석탑 |
익산
백제 최대의 사찰이었던 익산 미륵사는 무왕 대에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간절한 불심으로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무왕과 왕비의 염원이 깃들어 있다. 지난 2019년 4월 30일, 20년 만의 해체·보수 작업을 마친 미륵사지 석탑이 공개됐고, 백제의 기상과 건축의 간결한 아름다움을 여행자 누구라도 즐길 수 있게 됐다.
역사를 간직한 청정 도시 익산은 바이크 라이더들이 사랑하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가을이면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며 회색빛 춤을 추는 용안 생태습지공원은 규모가 67만㎡(20만 평)에 이르는데, 둑길을 따라 조성된 약 5km의 바람개비길을 라이더들이 시원하게 달린다. 길 아래에 는 식물관찰원, 조류전망대, 야외학습장, 갈대체험원 등이 자리해 아이들과 함께 찾기에도 좋다.
녹음이 우거진 산속의 보림사 |
장흥
등산에서 시작해 캠핑에 이어 ‘차박’으로 이어지는 아웃도어 열풍은 사계절 내내 식지 않는다. 한국처럼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사는 사람들이 집에만 있을 턱이 없으니 당연하다. 아웃도어 여행을 즐기는 데 장흥은 완벽한 도시다. 휴양림의 편백나무집, 수목원의 글램핑, 캠핑장의 캐러밴 등 아름다운 자연을 벗 삼아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유치자연휴양림은 장흥 시내에서 차로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어 접근이 용이하고 장흥에서도 자연환경이 뛰어나기로 손꼽힌다. 숲속에는 편백나무로 지은 집부터 황토집 등 숙박시설과 여유롭게 캠 핑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다. 선학동 마을이 있는 회진면의 별빛밤바다캠핑장 또한 광활한 바다를 마당처럼 두른 채 하룻밤을 보 낼 수 있는 매력적인 캠핑지다.
:: 2022년 더 기대되는 여행지 6곳
영월, 동강 따라 즐기는 라이딩
봄이면 동강을 따라난 도로의 양옆으로 벚꽃 무리가 지천을 이룬다. 기온이 매섭기로 알려진 강원도지만 라이더들에겐 겨울 끝에 마주한 봄이 반갑기만 할 터. 라이더들이 ‘벚꽃엔딩’을 찍으러 오는 영월은 내년에도 기대되는 여행지다.
남해, 남해바래길
다랭이논과 바다, 아기자기한 마을이 그림같이 쳐지는 남해의 남해바래길은 여행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아름다운 둘레길이다. 가천 다랭이 마을은 봄이면 벚꽃과 유채꽃이 피면서 서정적인 풍광을 자아낸다.
하동, 다도(茶 道) 즐기러 떠나다
험준한 산악지역인 하동은 일교차가 크고 다습한데, 이러한 환경이 차밭을 일구기에 천혜의 환경이 다. 하동은 대표적인 차 시배지로 차문화를 즐기기 제격인 여행지다. 해마다 5월에는 ‘하동야생차문화축제’가 열린다.
단양, 여름 산사의 맛
소백산에 안겨 있는 구인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사찰이다. 여름이면 초록 단풍잎이 우거진 산사의 멋을 즐길 수 있다. 산자락을 따라 절 계단을 오르면 땀이 이마에 송골송골 맺히면서 여름의 정취를 더 한다. 오래된 산사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말 것.
생태의 보고, 순천만 습지
순천은 자연이 지닌 정화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천혜의 여행지로 꼽힌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연안습지인 순천만은 바닷물이 드나들며 습지 스스로 오염물질을 걸러낸다. 사람과 자연의 공존을 모색하는 공원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부안, 일몰 보러 채석강으로
부안 변산반도 맨 서쪽에 자리한 채석강은 특히 일몰이 아름다운 여행지로 손꼽힌다. 바닷물에 침식 되어 퇴적한 절벽이 마치 수만 권의 책이 켜켜이 쌓인 것 같은 절경을 이룬다. 코끝이 차가워지는 계절 에 더욱 운치를 더하는 일몰의 순간을 만끽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