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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생각은 크게 마음은 넓게 ‘한 밭’에서 이처럼

bySRT매거진

생각은 크게 마음은 넓게 ‘한 밭’에서 이처럼

대전 서구 @장태산자연휴양림

그리움이 지나치면 병이 되니까 서로가 너무 그립지는 않도록 해. 닫힌 문을 열고 크고 넓은 길을 걸어와 줘. 이럴 때일수록 생각은 크고, 마음은 넓게 가져야 해. 무슨 말인지 알았으면 빙긋 미소를 지어줘.

  1. ‘한밭’은 ‘대전’의 옛 지명으로 크고 너른 평야를 뜻한다.

대전 동구 @만인산자연휴양림

“나 봤어?” 사람들이 봉이호떡에 한눈팔려 있을 때 ‘짠!’ 눈 한번 감았다 뜨면 자취를 감춰요. 첨벙하는 소리도 없이 신비로워라. 만인산자연휴양림의 명물은 ‘자라’였어요.

“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도전은 무한히, 인생은 영원히’ 노랫말처럼 땀 흘린 가치는 언제고 빛나는 법이지. 눈앞에 펼쳐진 찬란한 세상을 보듯 ”

대전 동구 @식장산 문화공원

대전 동구 @상소동 산림욕장

“ 어제보다 더 깊어지려고 숲은 내리는 비를 다 맞아주네. 장하디장한 풍경 값도 치르지 않고 마음에 담아온다. 세상 가장 위대한 자연, 나는 언제 제값을 다할까 ”

대전 서구 @장태산자연휴양림

대전 대덕구 @장동산림욕장

복잡하고 번잡한 데서 멀어지자 ‘언택트 여행 중심, 대전’

가끔 불량하고도 쓸데없는 생각에 골몰할 때가 있다. 이를 테면 엄청난 돈과 사랑 중 하나만 선택하라고 한다면 무엇을 고르지? 무료하지만 길게 사는 것과 짧지만 신나게 사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자, 과연 나의 선택은? 어른들은 말한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고. 애초에 저런 선택지가 주어질 리도 없지만 삶의 길은 오지선다형 객관식으로도 부족하다. 헤아릴 수 없는 갈림길을 따라 내가 보고, 듣고, 만난 경험만이 전부다. 그러니 우리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야 한다. 벌써, 아니 벌써 나뭇잎의 색이 수줍게 변하고 있지 않은가. 길을 나서기 참 좋은 때다. 가을을 마중하러 크고 넓은 한밭, 대전에 갔다.


대청호오백리길도 첫걸음부터

대전 대덕구 @대청호오백리길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많은 사람이 모이는 핫플레이스나 복잡한 여행지보다는 다소 한적하고 고요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 사랑받고 있다. 이른바 언택트 여행지다. 기자는 직업상 언택트 여행지를 자주 언급하다 보니 자꾸만 ‘언택지’ 라고 발음하는 실수를 범하고 있다. 언택트 자체도 ‘Un’과 ‘Contact’를 합쳐 줄여놓은 건데 이참에 언택지를 신조어로 밀어봐야겠다. 각설하고 위에서 출발하든, 아래에서 출발 하든 지리적으로 중간 지점을 차지하는 대전광역시는 ‘한밭’ 의 옛 지명에서 알 수 있듯 크고 넓은 데다 도심에 숲, 공원, 휴양림, 산림욕장이 잘 어우러져 언택트 여행을 즐기기 그만 이다. 먼저 느긋하게 걸으며 사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대청호오백리길’이 좋겠다.


굽이굽이 500리 길을 풀어놓으면 서울에서 천안을 왕복할 수 있다. 42.195km 마라톤 코스로 치면 경기를 네 번 뛰는 셈이다. 하프 마라톤 코스도 달린 적이 없는 기자는 일찌감치 마음을 내려놓았다. 대청호오백리길은 대전(동구·대덕 구)과 충북(청원·옥천·보은)에 걸친 약 200km 둘레길로 전체 21개 구간, 대청호 주변 자연부락과 소하천, 등산길, 임도, 옛길 등을 포함하고 있다. 지칠 줄 모르고 비가 내렸던 이번 여름, 높은 데서 바라본 대청호오백리길은 호수도 강도 아닌 거대한 바다 같다. 초록의 숲이 점점이 박혀 섬처럼도 보인다. 새들은, 물고기는 저 안에서 모두 무사한 걸까. 현재 안전상의 이유로 6구간부터 21구간은 출입을 제한하고 있어 많은 사람이 가보라고 추천해준 4구간을 탐방했다.

이른 가을의 정취를 느꼈던 대청호오백리길 4구간

‘호반낭 만길’이라는 테마가 담긴 4구간은 대전 동구 윗말뫼에서 시작해 드라마 <슬픈연가> 촬영지와 대청호자연생태관, 습지 공원, 연꽃마을 등을 거친다. 기다란 나무 덱(Deck)을 따라 호반길을 걷노라면 대청호오백리길의 슬로건 ‘사람과 산과 물이 만나는 곳(Where people, mountains and waters meet)’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드라마 주인공이 어디 TV에만 있을까? 시원한 바람과 길 위에 떨어진 노란 낙엽, 대청호를 따라 드리워진 짙은 수목 사이를 걷노라면 앞으로도 인생의 주인공은 나임을 깨닫는다.

대청호오백리길 4구간

대전 동구 윗말뫼(더리스 인근)→B지구→<슬픈연가> 촬영지→전망 좋은 곳→가래울→교촌→대청호→자연생태관→습지공원→추동 취수탑→황새바위→연꽃마을→금성마을삼거리→엉고개→제방길→신상교

일상의 작은 여유를 찾는 대전의 매력

잠시 멈추게 만든 수통골 초입

유성온천지구로도 잘 알려진 대전 유성구에서 뜨거움이 아닌 차가운 매력에 풍덩 빠졌다. 계룡산국립공원의 수통골을 발견한 덕분이다. 산속에 자리한 계곡이라고 하여 엄청나게 힘든 산행을 예상했는데 모두가 말해준 것처럼 ‘어린이도 쉽게 갈 수 있는’ 곳이었다. 계룡산국립공원 체험학습관과 인접한 입구에는 주차장이 널따랗게 조성되어 있다. 수통골 초입은 골짜기를 사이에 두고 산을 오르는 사람은 왼쪽, 내려오는 사람은 오른쪽으로 일방통행길을 구분해놓았다. 제일 번잡할 수 있는 입구부터 이러한 배려가 담겨 있으니 산행이 가뿐할 수밖에 없다. 기자처럼 가벼운 옷차림으로 산을 오르는 이도 있고 계룡산국립공원을 제대로 탐방할 목적으로 등산복을 갖춰 입은 사람들도 눈에 띈다.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모습을 훤히 볼 수 있는 계곡물은 참 맑디맑다. 용이 미끄럼을 타고 지나간 것처럼 붉은 비늘 자국이 나 있는 암석도 눈길을 끈다. 계룡산국립공원은 천황봉을 중심으로 16개에 달하는 봉우리 사이에 약 10개의 계곡이 형성되어 있다. 그중 수통골은 큰 경사 없이 평지로 이뤄져 있고 곳곳에 두툼한 멍석이 깔려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산행을 즐길 수 있다. 걷다가 쉬고 싶을 때는 야트막한 개울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눈을 감고 머리에 똬리를 트는 생각들을 잠시 정리해본다. 여행의 즐거움이란 그런 것에 있으니까.

비가 그친 뒤의 유림공원. 스마트폰에 이 풍광을 담지 않는 이가 없었다

“화보 찍는 거예요?” 아까 수통폭포를 찾느라 길을 여쭤봤던 두 대전 시민을 다시 만났다. 40여 분을 걸었더니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개울 에서 잠시 쉬고 있는 기자와 카메라를 내려놓지 못하는 포토그래퍼 실장님을 보고 두 분이 미소를 짓는다. 두 눈에 담긴 수통골의 아름다운 면면은 그대로 화보다. 친구랑 같이 와도 좋고, 아이와 함께 와도 좋은 수통골. 여름에는 차가운 계곡물이 반갑고, 가을에는 붉은 산세가 아름다운 대전 시민들의 사랑골이다. 대전으로 하루 일정의 언택트 여행을 한다면 유성구의 국립대전현충원, 수통골, 성북동산림욕장, 유림공원 등을 코스로 묶어 둘러보기를 권한다. 또한 서구에 위치하지만 유림공원에서 차로 5분밖에 걸리지 않는 한밭수목원도 빼놓으면 섭하다.


1박 2일 초록초록한 도시 탐험

한밭수목원 동원 '허브테마가든'

13세가 넘어 이용할 수 없었던 어린이놀이터

반도지 형태의 인공호수가 조성된 유림공원은 단아한 분위기로 가득하다. 호수 위에는 기품 있는 연꽃이 고개를 내밀 고, 유림정은 운치를 더한다. 단순히 도심 속 작은 공원으로만 생각했던 유림공원에 단단히 반한 것은 기자뿐만이 아니었다. 이른 아침 산책을 나온 할아버지도,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라이더도 잠시 멈추고 이 풍경을 간직하려 스마트폰을 들었다. 적잖은 시간을 공원에서 보내고 한밭수목원으로 향했다. 한밭수목원 종합안내도 앞에서는 또 다른 의미로 걸음을 떼지 못했다. 엑스포시민광장을 사이에 두고 서원, 동원으로 나뉘어 규모가 엄청나다. 아무래도 한밭수목원까지 돌아보려면 대전 당일치기는 어렵겠다. 1박 2일 코스로 언택트 여행을 정정하고 제대로 여행의 묘미에 빠져든다. 물오리나무, 소나무숲, 무궁화원, 습지원, 숲속의 작은문고 등이 자리한 서원으로 갈까? 유실수원, 수국원, 식이식물원, 허브테마가든 등이 자리한 동원으로 갈까? 지도를 봐도 길을 잘 잃는 기자는 그냥 발길 닿는 대로 걸어보기로 했다.

열대식물원

천연기념물센터에서 만난 천연기념물 동물과 털매머드 화석

새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밀려간다. 엑스포시민광장에서 자전거, 보드를 타는 시민들을 부럽게 바라보며 맨다리로 수목원을 누볐다. 허브테마가든, 천연기념물센터가 있는 것을 보니 동원에 왔다! 식물로 가득할 거라 예상했던 천연기 념물센터에는 식물 외에도 진돗개, 반달가슴곰, 산양, 수리부엉이 등의 동물 표본(박제)과 한반도가 생성되기 이전부터 지금에 이르는 천연기념물 화석 표본 등도 전시돼 볼거리가 수월찮다. 그중 재일교포 2세인 박희원 관장이 기증한 털매머드(Wolly Mommoth) 화석 표본은 한국인이 직접 발굴 단을 구성해 현장에서 발굴한 최초의 것으로 털매머드의 피부 조직과 털도 볼 수 있다. 코로나19도 역사의 희귀한 한 점으로 사라지는 때가 오겠지. 한밭수목원에서 만난 뜻밖의 털매머드를 바라보며 어제와 다른 오늘을 보낸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도심 인공수목원 '한밭수목원' 전경

1박 2일 언택트 대전 구간

국립대전현충원→수통골→성북동산림욕장→유림공원→한밭수목원 유성온천지구에서 숙박

MORE · 대전

지금 우리에겐 ‘잠깐 멈춤’이 필요해. 한여름 뜨거운 햇살을 맞았으니 그늘에서 잠깐 멈춤. 매일 출퇴근을 반복하느라 지쳤으니 잠깐 멈춤. 아웅다웅 그 모든 소리를 잘 들어줬으니 이제 잠깐 멈춤. 금강을 바라보며 캠핑을 해보자. 자라가 건넨 행운도 받자. 뿌리공원에서는 감사함을 느껴보자.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와 순국선열,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현충원이 이렇게 웅장하고 아름다워 참 다행이고 뿌듯한 마음이 든다. 국립대전현충원은 서울현충원의 안장 능력이 포화상태에 도달함에 따라 1979년 묘역 개발을 시작해 1985년, 전체면적 약 322만㎡ 규모로 완공되었다. 문필 봉을 조종산으로, 옥녀봉을 주산으로, 계룡산을 조산으로 삼은 국립대전현충원은 마치 성역처럼 신비롭고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선열들의 피와 눈물로 우리 산하가 지켜졌음을 다시금 상기해본다.

  1. 위치 : 대전 유성구 현충원로 251
  2. 문의 : 042-718-7114

금강로하스에코공원

금강 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달린다면, 근사한 음악과 함께 자동차 드라이브를 즐긴다면, 아이 손을 잡고 천천히 걷는다면 오늘의 일상은 그 자체로 완벽할 것이다. 금강로하스에코 공원은 대전 대덕구 신탄진동 금강 변에 위치한다. 옛 취수장을 새롭게 단장하여 시민과 가까운 시설로 거듭난 금강로하스타워부터 오토캠핑을 즐길 수 있는 널따란 야영시설까지 조성되어 휴식의 기쁨을 누린다.

  1. 위치 : 대전 대덕구 대청로 607

성북동산림욕장

유명한 한밭수목원도 규모가 엄청나게 커서 놀랐지만 그보다 더 놀란 것은 대전에 녹색지대가 이다지도 다양해서다. 대전은 도심을 중심으로 초록 공간이 크고도 촘촘히 갖춰져 있다. 잠시 쉬어가는 공원은 제각각의 특색을 갖추고 있어 어디를 찾든 기대 이상의 만족을 전한다. 성북동산림 욕장도 마찬가지. 방동저수지, 치유의 숲, 국립대전숲체원을 거닐면 반나절 유쾌한 데이트 코스로 그만이다.

  1. 위치 : 대전 유성구 성북로 463
  2. 문의 : 042-825-3807

만인산자연휴양림

만인의 사랑을 받아 만인산인가. 그렇다면 제대로 이름을 지었다. 대전의 그 어느 곳보다 많은 사람을 만났던 이곳은 특이하게도 호떡이 유명하다. 그야말로 ‘호떡집에 불난 듯하다’ 가 딱. ‘봉이호떡’ 앞에 긴 줄을 뒤로하고 만인산자연휴양림을 돌아본다. 시원하게 뻗어 나오는 분수는 청량하고 꽥꽥 오리가족은 사랑스럽다. 우연히 마주친 행운을 줄 것만 같은 자라까지. 이래서 사람들이 만인산자연휴양림을 즐겨 찾는가 보다.

  1. 위치 : 대전 동구 하소동 산 47
  2. 문의 : 042-270-8653

장동산림욕장과 계족산황톳길

비가 쏟아지던 한낮. 장동산림욕장에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힘차게 오르막을 오른다. 잠깐 사이에 운동화는 축축이 젖어 걸을 때마다 비에 잠긴 발가락이 꿀렁꿀렁 춤을 춘다. 빗물에 젖은 계족산황톳길도 여느 때보다 더 보드랍겠다. 우산을 나란히 쓴 두 분이 조심 조심 황톳길을 밟으며 내려온다. 비와 함께 숲이 진해진다.

  1. 위치 : 대전 대덕구 장동 59
  2. 문의 : 042-623-9909

상소동산림욕장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돌탑이 상소동산림욕장 입구부터 빼곡하다. 이 돌탑은 이덕상 선생이 1965년부터 7년간 쌓아 만든 것으로 1971년 대홍수에는 돌탑들이 물막이 역할을 해 큰 재난을 피했단다. 아름다운 외관과 단단한 짜임 새의 돌탑은 작은 성처럼 보인다. ‘이루리라’ 마음먹은 사람의 힘이 참 대단하다.

  1. 위치 : 대전 동구 상소동 산 1-1
  2. 문의 : 042-251-4771

뿌리공원

전국 유일의 ‘효 테마공원’이라는 수식어답게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의 효 문화, 족보, 뿌리에 관한 지식을 가득 채울 수 있는 곳이다. ‘어버이 살아신 제 섬길 일은 다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닯다어이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 일이 이뿐인가 하노라’ 송강 정철의 ‘훈민가’를 가슴에 새기며 한국효문화진흥원에 들어섰다. 이날 이때까지 온전히 서 있는 건 오직 부모덕이라는 것을 전시 작품과 위인들의 이야기로 깨닫는다.

  1. 위치 : 대전 중구 뿌리공원로 79
  2. 문의 : 042-288-8310

글 정상미 사진 이효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