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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SCENE#8 칠곡

bySRT매거진

2022 MAY

평화 그 모든 기록 ‘칠곡 씬8경’

SRT서대구역에서 차로 20여 분이면 닿는 경북 칠곡. 한낮의 햇살에 부서지던 동명지의 윤슬과 눈물진 역사를 끌어안고 흐르는 낙동강의 물줄기를 기억한다.


글 정상미 사진 이효태

매원마을

향기롭고도 형형한 기운을 받아볼까. 매원마을은 경주 양동마을, 안동 하회마을과 더불어 조선시대 영남 3대 반 촌으로 일컬어졌다. 마을의 형상이 매화낙지형, 즉 매화꽃이 땅에 떨어진 모양으로 풍수지리에 따르면 명당 중의 명당에 든다. 1623년 석담 이윤우가 입촌하면서 집성촌을 이루었는데 선생은 감호당을 짓고 후학 양성에 힘썼다.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감호당에서는 선생의 후손인 장원급제자만 26명이 배출되었다고 한다. 400여 채 의 가옥으로 이뤄져 당당한 위용을 드러내던 마을은 6·25전쟁을 겪으며 가옥 대부분이 소실되었다. 현재 감호 당·동산재·박곡종택·진주댁·해은고택·묵헌종택·지경당·경수당 등 60여 채의 고택이 남았으며, 마을복원사업을 통해 옛 명성과 아름다움을 되찾는 중이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 매원1길 29, 매원마을회관

칠곡평화분수

호국영령을 모신 애국동산에 태극기가 휘날린다. 이곳에 서면 6·25전쟁의 상흔을 간직한 낙동강, 호국의 다리도 보인다. 당연하던 일상을 빼앗아간 전쟁이 오늘날에도 자행되는 것 을 보면 지금의 이 평화가 결코 새삼스럽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일몰이 지나자 칠곡평화 분수가 노래와 함께 운영 시작을 알린다. 호국의 다리를 배경으로 높이 55m의 물줄기가 하얀 포말을 그리며 분사된다. 무빙라이트, LED조명의 화려한 쇼에 아이들은 놀이기구를 만난 듯 분수 앞에 맴돌고, 마치 한 편의 공연을 보는 듯 광장에 앉은 어른들의 표정도 밝다. “지친 나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줄 그대 품이 나의 집이죠 / 그대 내 곁에 살아줘서 사 랑해요” SG워너비의 ‘라라라’를 들으며 이웃과 함께 보내는 소중한 일상을 간직한다.

분수 가동시간 화~금요일 오후 7시 30분, 8시 30분, 9시 30분 / 주말 4시(월요일 외 30분씩, ~10월 30일까지 가동)

경북 칠곡군 왜관읍 왜관리 1350-29

칠곡평화전망대

해발 303m 작오산(자고산) 정상에 지난 2019년 칠곡평화전망대가 준공되었다. 엄청난 체력을 요할 만한 높이 는 아니지만 제법 경사가 있어 전망대까지 오르는 길에 는 구슬땀이 흐른다. 지상 3층 촛대 모양으로 건립된 전 망대는 일몰이면 정상부의 촛불 모형까지 조명이 켜지 며 평화를 기리는 마음을 수놓는다. 촛불 모형의 높이는 5.5m로 6·25전쟁 당시 55일간의 낙동강 방어선 전투를 상징한다. 작오산은 국군 장병과 북한군의 포로가 된 미 군장병 41명이 목숨을 잃은 곳으로 그 넋을 기리는 추모 비도 살펴볼 수 있다. 칠곡평화전망대는 작오산 서편의 애국동산이나 칠곡국민체육센터에서 등산로를 따라가면 나온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 석전리 894 (칠곡국 민체육센터에서 전망대까지 약 30분 소요)

관호산성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칠곡호국평화기념관과 관호산성이 마주 보고 있다. 거리상으로 가까 워 보이지만 기념관은 석적읍, 산성은 약목면으로 주소지가 다르다. 해발 110m 백포산에 자리 하는 관호산성은 둘레 1.8km의 규모로 자연구릉과 낙동강 암벽의 지형을 이용해 축조되었다. 2012년 첫 발굴조사에서 지표면 아래 삼국시대의 석축이 드러나며 6~7세기 신라에 의해 축조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산성을 오르는 길은 조팝나무 군락지로 계절을 물들이는 흰 꽃이 만발하 고, 일대 공원과 내성 석축을 따라 둘레길이 형성되어 칠곡 군민들의 산책로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평화를 바라본다’는 뜻의 관평루에서는 잡념을 떨치는 낙동강의 너른 풍경이 드러난다.

경북 칠곡군 약목면 관호리 산 15

칠곡호국평화기념관

6·25전쟁이 발발한 지 70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다. 지금의 젊은 세대 야 까마득한 역사일지 모르지만, 조부에서 부모로 깊은 상흔은 영향 을 미치기 마련이다. “낙동강아 잘 있거라. 우리는 전진한다” 저도 모르 게 흥얼거린 노랫말이 무슨 뜻인지도 모른 채 아이들은 자라서 성인이 됐다. 1950년 발표한 가수 현인의 ‘전우야 잘자라’에도 등장하는 낙동 강은 6·25전쟁 당시 우리 군의 최후 방어선이었다. 오늘날 칠곡호국평 화기념관에서는 애써 옛일을 끌어안은 채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이 내 려다보이고, 우리가 기억해야 할 아픈 역사가 사진과 오브제, 디오라 마, 영상으로 생생히 펼쳐져 있다. 북한군의 남침을 저지하는 유일한 수단으로서 낙동강의 왜관철교(호국의 다리)는 1950년 8월 3일 폭파 결정이 내려졌다. 그때의 절규를 들은 그 누구도 쉬이 잊지 못하리.

성인 3000원, 청소년·군인 2000원, 어린이 1000원 (매주 월 휴관)

경북 칠곡군 석적읍 강변대로 1580(기념관에서 호국의 다리는 약 2.5km 거리)

054-979-5512 www.chilgok.go.kr

동명지 수변생태공원

팔공산 초입에 자리해 나들이 장소로 그만인 동명지 수변생태공원. 2011년 사업에 착공해 지난 2019년 45만㎡ 규모의 생태체험지 구로 조성되었다. 동명지를 따라 부잔교를 걷노라면 물 위를 밟고 선 것처럼 마음도 찰랑인다. 수변에 부서지는 윤슬이 평온함을 안 겨주고, 공원 입구의 현수교인 송림수변교도 이 그림에 운치를 더한다. 일몰에는 송림수변교에 화려한 조명이 켜진다. 낮과는 또 다 른 풍광을 자랑하니 시간이 된다면 저녁에 들러도 좋겠다. 생태학습관·테마초화원·생태연못 등도 자리하는 동명지는 사람은 물론 왜가리·백로·오리 등 수많이 동식물이 안심하고 살아가는 생명의 터전이다.

경북 칠곡군 동명면 구덕리 135-3

송림사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송림사 오층전탑에서 대웅전에 이르는 길이 오색연등으로 찬란하다. 동명지 수변생태 공원에서 도보 15분이면 닿을 만큼 가깝고, 산중 사찰이 아닌지라 남녀노소 쉬이 방문하기도 좋다. 송림사는 신라 진흥왕 5년(544), 중국에서 가져온 사리를 모시기 위해 세운 절로서 우리나라에서 몇 안 남은 벽돌로 세운 오층전 탑을 볼 수 있다. 상륜부까지 그 형태가 잘 남아 있는 오층전탑은 1959년 탑을 수리하고자 해체하 는 과정에서 층별 로 불상, 사리장엄구, 상감청자 원형합 등 통일신라시대와 고려시대의 다양한 유물이 발견되었다. 울창한 송림을 배경으로 세월의 더께가 앉은 대웅전은 임진왜란 이후 중수되었는데 정면 3칸, 옆면 2칸을 따른 조선 후기 불전과 달리 정면 5칸, 옆면 3칸 규모로 흔치 않은 사례에 속한다.

경북 칠곡군 동명면 송림길 73 054-976-8116

가산산성

견고히 쌓은 진남문 성벽 위로 수문장인 듯 대나무 가 도열해 오가는 이들을 지켜본다. 해발 901m의 가 산 정상에서 계곡 지형을 따라 돌로 축조한 가산산 성은 가산면 가산리와 동명면 남원리에 걸쳐 있다. 둘레 11.1km, 면적 2.2㎢의 대규모 석축산성으로 임 진왜란 이후 외침에 대비하고자 세웠다. 인조 18년 (1640)에 세운 내성에는 칠곡도호부가 자리해 행정 적 요지임을 드러낸다. 영조 17년(1741)에 세운 중성 에는 4개 고을의 창고가 있어 비축미를 보관했고, 외 성은 숙종 26년(1700)에 쌓았다. 가산산성은 현재 암 문·수문·곡성·치성·포루 등 100여 개의 시설이 남 아 있으며 이른 봄 자생종으로 피어난 복수초 군락지로서 많은 이가 걸음하기도 한다.

경북 칠곡군 가산면 가산리 산 98-1

Editor’s Pick

유타커피라운지

칠곡을 여행하다 보면 평화, 전쟁, 미국의 카테고리에 얽힌 수많은 이야기가 이방인을 불러세운 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유타커피라운지의 외관은 미국 드라마에서 보았음직하다. 드넓은 도로 를 달리던 주인공이 휴게소에 들러 주유를 하거나, 매점에서 무언가를 사는 장면 말이다. 물론 더욱 세련된 이 카페에서는 수준급의 베이커리와 음료도 주문할 수 있다.

경북 칠곡군 동명면 금암북실1길 12  / 0507-14 41-7903

아메리칸레스토랑

미군기지 캠프캐럴 후문 인근에는 소문난 맛집이 자리한다. 한미식당과 아메리칸레 스토랑 등인데 주민들은 물론 멀리서도 그 맛을 보기 위해 찾는 손님이 많다. 아메리칸 레스토랑은 돈가스와 함박스테이크를 주력 메뉴로 한다. 두툼한 돼지고기 생등심을 숙 성해 고수의 손맛을 담은 비법소스를 끼얹 으면 눈이 똥그래지는 맛. 육즙 가득 머금은 함박스테이크도 만족스럽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 석전로 157  / 054-974- 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