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을 여행하는 이들을 위한 안내서

[여행]by SRT매거진

알록달록 나비대축제의 무대

매년 봄, 함평엑스포공원에서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장관이 펼쳐진다. 함평나비대축제를 맞아 99만1735㎡(30만 평)의 드넓은 공원에서 수만 마리의 나비가 날아오르기 때문이다. 색색의 꽃과 나무로 꾸며진 공원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터전이다. 들판에 흐드러진 꽃은 이름을 불러줄 때 더욱 특별한 존재가 되는 법. 공원의 나비곤충생태관, 다육식물관, 수생식물관, 친환경농업관을 관람하다 보면 자연을 더욱 가깝고 흥미롭게 느낄 수 있다.


올해 25회를 맞은 축제는 4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봄을 여는 소리’라는 주제로 열린다. 친환경과 예술, 전통문화, 다양한 체험까지 어우러진 프로그램으로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어린이들은 나비 날리기 행사, 동물 먹이 주기 체험으로 자연과 한 발짝 가까워지고, 마당극, 복화술 쇼, EDM 파티 등 다양한 퍼포먼스로 흥을 발산할 판도 마련된다. 함평의 청정 자연에서 자라난 농산물을 맛볼 수 있는 먹거리 장터까지 운영되니 그야말로 오감이 즐거운 축제다.

밤에도 오색 조명으로 빛나는 함평엑스포공원

가을이면 꽃무릇이 용천사 일대를 빨갛게 뒤덮는다

가을의 색

봄꽃으로 가득하던 공원은 10월이면 또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다. 매년 가을 열리는 대한민국 국향대전의 터전이 되기 때문. 색색의 국화꽃과 진한 국화 향은 가을을 더욱 화려하게 만들어준다.


샛노란 국화에 반했다면 이제 새빨간 꽃무릇에 취할 시간. 해보면의 용천사 일대에는 4km 길을 따라 꽃대궐이 펼쳐진다. 꽃무릇은 대부분의 식물이 꽃을 피우는 따뜻한 계절이 아니라, 잎이 저무는 가을에 빨갛게 피어나는 꽃.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하고 그리워한다 하여 상사화라는 별칭도 얻었다. 싹이 푸릇하게 돋아나는 봄에 이곳을 찾는다면, 그 이름처럼 빠알간 꽃잎을 그리워해보자.

국화가 엑스포공원을 수놓는 대한민국 국향대전 

오랜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고막천 석교

향교 앞의 느티나무, 팽나무, 개서어나무 숲

역사를 담은 빛

많은 역사에도 흔들림 없이 굳건하게 이 땅을 지켜온 조상님들의 흔적이 함평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700년을 묵묵히 버텨온 함평 고막천 석교가 그렇다. 함평과 나주의 경계를 흐르는 고막천 위로 놓인 이 다리는 고려시대에 고막대사가 도술로 놓았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절석을 정교하게 깔아 설계한 덕분에 홍수가 잦은 지역임에도 끄떡없이 지금의 자리를 지켜왔다. 덕분에 원래의 위치에서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한국의 가장 오래된 다리로도 꼽힌다. 언뜻 보기에는 소박해 보이는 다리지만, 꼭 두 발로 걸어보기를. 돌 한 아귀마다에 묻어 있는 세월이 비로소 눈에 들어올 것이다.


향교 앞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350년의 역사를 간직한 숲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는 두툼한 밑동이 그 나이를 짐작케 하는 느티나무, 팽나무, 개서어나무 등 30여 그루가 늘어서 있다. 유림의 선비들이 인근 화산의 폭발을 대비해 옮겨 심었다는 말도 있고, 서해의 바닷바람을 막기 위한 바람막이로 조성한 숲이라는 설도 전해진다. 궂은 세월을 버티어 낸 숲을 걷다 보면 나무들이 오랜 지혜를 들려주는 듯하다.

함평의 낙조는 서해안 어느 곳보다 뜨겁고 붉다

붉은 노을, 타오르는 바다

시리도록 파란 바닷물과 은빛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백사장, 그리고 사계절 내내 초록빛을 잃지 않는 소나무 숲. 세 가지 빛이 어우러진 돌머리해수욕장은 서해안 최고의 절경을 자랑한다. 그러나 이곳의 진가는 해 질 녘에 비로소 드러난다. 낙조 때면 하늘과 바다의 경계 없이 온통 붉게 물들기 때문. 드넓은 바다와 함평만의 불타오르는 풍경에는 지친 하루를 보낸 이의 마음을 위로하는 힘이 있다.


이 변화무쌍한 매력을 오롯이 즐기고 싶다면 주포한옥마을에 여장을 푸는 것도 방법이다. 한옥 50여 채가 옹기종기 모여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으로, 가을에는 흐드러진 억새밭도 만날 수 있다. 바닷바람을 맞아 얼었던 몸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온돌에 몸을 누이면 함평에 함빡 정이 들고 만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주포한옥마을

2023.04.10원문링크 바로가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이런 분야는 어때요?

ESTaid footer image

Copyright © ESTaid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