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킹’종영②] 320억 쏟았지만...어려운 평행세계·과도한 PPL ‘쓸쓸 퇴장’
2020년 상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불렸던 ‘더 킹’이 아쉬움을 남기며 종영했다.
지난 12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더 킹-영원의 군주’(극본 김은숙, 연출 백상훈 정지현, 이하 ‘더 킹’) 마지막회에서는 이곤(이민호 분)과 정태을(김고은 분)이 사랑을 이루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곤은 이림(이정진 분)을 막기 위해 조영(우도환 분)과 함께 1994년 ‘역모의 밤’으로 돌아갔다. 이곤은 온전한 만파식적을 가지고 대숲으로 간 이림을 뒤쫓아 그를 칼로 벴다. 처음에 이곤을 알아보지 못하던 이림은 이내 그가 성인이 된 이곤임을 눈치 챘고, 이곤은 “역적 이림을 참수한다”면서 이림을 처단했다.
그 사이 정태을은 차원의 문 안에서 이림을 지키고 있었다. 정태을은 자신이 들고 있던 반쪽 만파식적이 사라지자 1994년으로 향한 이곤이 실패한 줄 알았다. 정태을은 눈 앞에 있는 이림을 죽이기 위해 권총의 방아쇠를 당겼지만 총은 나가지 않았다. 하지만 1994년의 이림이 죽자 총알이 나갔고, 차원의 문 안에 있던 이림은 결국 죽음을 맞았다.
2020년 4월 25일 대한민국으로 돌아온 정태을은 자신을 만나러 오겠다던 이곤을 기다렸다. 대한제국의 이곤 또한 정태을과 만나기 위해 수많은 평행세계에서 그를 찾아다니고 있었다. 이곤은 정태을과 같은 얼굴이지만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을 만나며 “누군가를 찾고 있는데 이 세계는 아닌 모양입니다”라고 씁쓸해 했다.
그러던 중 정태을은 집 앞에 백마가 있다는 명나리(김용지 분)의 전화를 받고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서로를 알아본 두 사람은 꽉 끌어안았고, 정태을은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라고 투정을 부렸다. 이에 이곤은 “역적을 베고, 영이를 다시 데려와야 했고, 다시 길을 찾아야만 했어. 그렇게 온 우주의 문을 열어보느라 그래서 늦었어”라고 답했고, 정태을은 이곤에게 뜨겁게 키스했다.
이후 두 사람은 주말마다 시공간을 넘나들며 데이트를 즐겼다. 이곤은 대한제국 황제로, 정태을은 대한민국 형사로 각자의 삶을 살아가며 두 사람은 사랑을 이어갔고, 나이든 두 사람의 손이 클로즈업 되며 꽉 닫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작품은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더 킹’은 ‘히트작 메이커’ 김은숙 작가와 ‘로코킹’ 이민호, ‘로코퀸’ 김고은의 만남으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지만, 방송 초반을 제외하고는 계속해서 한 자리대 시청률에 머물렀다.
시청자를 끌어들이지 못한 이유는 다양했다. 가장 큰 문제는 ‘평행세계 판타지 로맨스’를 표방했지만 정작 평행세계라는 개념을 시청자들에게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작품의 중심이 되는 개념이 명확히 서지 않으면서 시청자들 사이에서 혼란이 계속됐고, 자연스럽게 시청률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과도한 PPL(간접광고)도 문제였다. 320억원 가량의 제작비를 충당하려다 보니 매 회 치킨, 커피, LED 마스크, 김치 등 각양각색 PPL이 등장한 것.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 “드라마를 보는 것인지 CF를 보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극의 흐름이 뚝뚝 끊기는 것이 다반사였다. 여기에 두 차례 왜색논란까지 겹치면서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더 킹-영원의 군주’ 후속으로는 오는 19일부터 지창욱, 김유정 주연의 ‘편의점 샛별이’가 방송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다겸 기자] trdk0114@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