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훈 감독 “박영혜 감독과 돈 문제로 결별”[직격인터뷰]
신 감독 “54개 트로피에도 빚더미..수익 분배 법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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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수영화제에서 수상 레이스를 펼친 단편영화 ‘짜장면 고맙습니다’의 신성훈 감독이 공동연출로 함께 했던 박영혜 감독과의 심각한 갈등을 드러내며 “끝없는 욕심, 무엇보다 돈 앞에서 무섭게 돌변하는 모습에 그나마 남아 있던 정도 뚝 떨어졌다. 더는 참지 않을 것이고, 다신 보지 않을 것”이라고 격정 토로했다.
두 사람이 공동연출한 ‘짜장면 고맙습니다’는 장애인 커플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물로 57개국에 특별 초청됐고, 각종 영화제에서 총 54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SBS 간판 예능인 ‘미운 우리 새끼’에 배우 이태성의 어머니로 출연했던 박영혜 씨는 이 작품으로 감독 데뷔해, 첫 연출작의 화려한 성과에 이목이 쏠렸다. 작은 규모의 단편영화로선 이례적으로 극장 상영까지 확정되며 관객과의 본격적인 만남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신 감독은 22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지난 9월부터 고통의 연속이었다”고 운을 뗐다. 신 감독은 “작은 영화로 지금의 성과를 내기까지 정말 뛰고 또 뛰었다. 힘든 일이 끊이질 않았다. 너무 지친 나머지 수상의 기쁨도 진심으로 누리지 못했고, 행복한 척 연기해야 하는 현실이 괴로웠다. 일일이 모든 걸 털어놓을 순 없지만, 박영혜 감독 때문에 정말 많은 걸 감수했다. 이제는 한계에 다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의 수상 성과와 별개로 나는 빚더미에 올랐다. 제작 과정의 각종 비용은 물론 수상시 트로피를 통상 1개만 수여하기 때문에 자비를 들여 박 감독의 것까지 추가 신청했다. 50여개 모두 자비로 비용을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일이 다 나열할 순 없지만 힘든 과정에서도 좋은 마음으로, 작품이 제대로 더 좋은 평가를 받게 하기 위해 참고 또 참았다. 하지만 그 여정의 끝에서, 영화의 배급 계약이 성사되고 어느 정도 수익이 예산되니 태도가 확 바뀌었다. 그동안 크고 작은 실망감이 쌓여왔지만 돈 앞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낸 그 욕심에 더는 어떤 좋은 감정도 남아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신성훈(왼쪽), 박영혜. 사진I라이트픽처스 |
신 감독은 “박영혜 씨는 극본이나 연출에 기여한 게 거의 없다. 워낙 작은 영화였고, 함께 고생한 만큼 공동 연출자로 이름을 올려 마음을 표했다.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선에서 (스스로도 기여도를 감안해) 적절하게 배분해 가길 바랐다”면서 “하지만 저작권료, 영화 상영 이후 수익에 대한 요구가 과했다. 나는 작품이 최대한 좋은 환경에서 개봉할 수 있게 동분서주했지만, 그분은 이익 챙기기에 급급했다. 참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본인의 ‘이름값’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하더라. 대중이 그 분의 영화라고 오해하는 걸 즐기고, 정작 본인이 정말로 조율하고(아들 이태성이 자신의 이름이 영화에 계속 거론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수차례 드러낸 것에 대한 해명 등)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에서는 방관하더라. 가만히 있으면, 그 분의 그늘 안에 갇혀 모든 걸 잃을 것 같아서 용기를 냈다”고 주장했다.
신 감독은 “‘짜장면 고맙습니다’에 대한 저작권 수입과 향후 영화 개봉 및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TV 등 수입 분배에 대해서는 하나하나 체크해 법적으로 수입 분배를 하겠다. 해당 부분은 법무팀을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측이 수익배분을 놓고 갈등하다 격화돼 최종 결별하게 된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이다.
신 감독의 주장에 대한 박영혜 감독의 입장은 들을 수 없었다.
아들 이태성 측은 이와 관련해 “이태성과 관계 없는 어머니의 일이고, 어머니는 독자적 행보 중인 관계로 자세한 말씀을 드리긴 힘들다”면서도 “해당 사안에 대해 대략적으로 어떤 입장이신지, 추후 대응 계획 여부에 대해선 확인해보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후 추가 답변은 아직 받지 못지 못했다.
앞서 신 감독의 소속사 라이트픽처스 측은 20일 “박영혜 감독과 신성훈 감독은 극심한 의견 차이로 추후 활동을 함께 하지 못하게 됐다. 앞으로 영화 개봉 후 홍보 활동을 비롯해 모든 활동은 신 감독 혼자소화할 예정”이라며 공식입장을 밝혔다.
소속사 측은 “그동안 신 감독이 박 감독과의 동행 속에서 극심한 심적 고통으로 신경정신과 상담을 받으며 약물치료를 받아왔다”며 “앞으로 두 감독이 서로 간의 서운함과 아쉬운 마음들은 뒤로 한 채, 오로지 수익 분배에 대한 깔끔한 법적 정리로 인연을 마무리 하고, 더는 누구도 고통스럽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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