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섬 Top 10] 8. 그리스 섬에 깃든 그리스 신화

[여행]by 김선인
[그리스 섬 Top 10] 8. 그리스 섬에 깃든 그리스 신화

그리스신화는 고대그리스인들이 지어낸 한갓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디지털 세상인 오늘날까지 인류의 정신세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계속 발휘하고 있다. 모든 예술 분야 – 문학, 그림, 조각, 음악, 무용 – 뿐만 아니라 실생활을 비롯한 모든 분야에 소재가 되어 주고 영감을 불어 넣어 주어왔다. 꿈을 찾는 인간에게 등대가 되어주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와 혜안을 찾아주는 샘이 되고 있다. 신화학자인 죠셉 캠벨(Joseph Campbell)은 말한다. ”신화를 읽는 것은 삶이라는 미궁을 헤매며 자신의 중심을 찾는 일이다.“ 또 ”신화는 우리 삶의 요체인 영적인 삶의 원형과 만나게 해준다.“


그리스 섬은 고립되고 단절된 고도(孤島)가 아니라 밖으로 뻗어나가는 출발점이 되고 인류시초 문명을 받아들여 찬란한 헬레니즘 문화를 만들어내는데 징검다리 역할을 해왔다.


그리스 어느 섬에 가든지 신화가 알알이 박혀 있어 섬 여행의 스토리텔링이 되어, 그리스 섬 여행을 한층 풍요롭고 재미있게 만들어 준다.

10위 코스(Kos)섬 : 의료신 아스클레피오스와 히포크라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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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클레피오스는 아폴론의 아들이다. 아폴론이 테살리아 왕 플레기아스의 딸 코로니스를 사랑하게 되어 아들을 임신하게 되었다. 그런데 코로니스는 아들을 임신한 상태에서 엘리토스의 아들인 이스키스를 사랑하게 되었다. 입이 가벼운 까마귀에게서 이 사실을 알게 된 아폴론은 바람을 피운 코로니스를 죽이고 시신을 화장단에 올려 태우려는 순간, 아폴론은 그녀의 태중에 아직 살아있는 아들을 꺼냈는데 이 아이가 아스클레피오스이다.

아폴론은 아들 아스클레피오스를 켄타우로스 케이론에게 맡겨 의술을 배우게 했다. 아스클레피오스는 날로 의술에 능통하게 되었다. 그는 심지어 죽은 사람을 다시 살려내는 방법까지 발견하게 되었다. 그 방법은 아테나여신으로부터 고르곤(메두사)의 피를 얻었던 것이다. 고르곤의 왼쪽 혈관의 피는 강한 독을 가지고 있으나 오른쪽 혈관의 피는 이로운 피로써 죽은 자를 살릴 수 있는 것이었다. 그가 죽음에서 다시 살려낸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나자 인간의 부활을 내려다보던 제우스는 아스클레피오스가 인간 세계의 법칙을 깨뜨리지 않을까 염려스러워 벼락으로 내리쳐 그를 죽여 버렸다. 아버지 아폴론은 죽은 아스클레피오스를 땅꾼자리 별로 만들어 하늘에 올려놓았다. 그의 의술은 아스클레피아다이로 불리는 그의 후손들에게 전수되어 이어졌다. 그중 제일 유명한 인물이 히포크라테스이다. 코스 섬은 히포크라테스가 태어난 섬이며 코스 섬에는 아스클레피오스를 숭배하는 거대한 신전이 남아 있다.

​9위 세리포스(Serifos)섬 : 어머니를 지킨 영웅 페르세우스와 키클롭스 대장간​

세리포스섬은 페르세우스가 구출되어 성장하고 영웅으로서 모험이 시작된 섬이다.

아르고스 왕인 아크리시오스는 그의 딸 다나에가 낳을 아들이 그를 죽일 것이란 신탁을 받고 딸에게 남자가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딸을 청동탑에 가두어 두었다. 다나에의 미모에 반한 제우스는 황금비로 변해 지붕의 틈새로 스며들어 다나에의 사랑을 얻어 낳은 아들이 페르세우스이다. 

얼마 되지 않아 다나에가 아들을 낳은 것을 안 아크리시오스는 모자를 상자에 넣어 바다에 던져버렸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은 제우스의 부탁을 받고 다나에 모자가 들어있는 상자를 보호해서 세리포스 섬에 도달하게 해 주었다. 세리포스 섬의 왕 폴리덱테스의 동생인 어부 딕티스가 상자를 발견하고는 두 모자를 구조해서 페르세우스를 키워주며 극진하게 보살펴주었다.

딕티스의 형인 왕 폴리덱테스가 페르세우스의 어머니 다나에를 보자 욕정을 품었고 기회를 노리고 있었으나 옆에 건장한 페르세우스가 어머니를 보호하고 있었기에 완력으로 뜻을 이룰 수는 없었다. 다나에를 차지하기 위해 폴리덱테스는 페르세우스를 없애려고 계략을 꾸며 그에게 고르고의 머리를 가져오라는 임무를 내린다. 고르고는 3 자매이지만 둘은 불사의 신적 존재이고 오직 메두사만이 죽을 운명을 지녔기 때문에 목을 벨 수 있는 존재였다.

여러 고비를 넘기고 드디어 페르세우스는 메두사에게 접근할 수 있었다. 메두사의 모습을 직접 보게 되면 누구나 돌로 변하는 법! 아테나는 페르세우스를 도와 그가 메두사를 처단하는 것을 도와준다. 페르세우스는 아테나 여신의 도움을 받아 메두사의 목을 베는데 성공한다.

“··· 아테나는 페르세우스의 손을 잡아 그를 인도하고, 그는 메두사로부터 시선을 돌린 채, 청동 방패를 응시하며 그 속에서 고르곤의 모습을 보고 그녀의 머리를 베었다.”

메두사의 목을 베는데 성공하고 귀환하는 과정에서 많은 이야기가 뒤따른다. 돌아온 페르세우스는 폴리덱테스에게 메두사의 머리를 보여줘 돌로 변하게 만들었다. 페르세우스는 결국 어머니를 지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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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포스섬에 등장하는 키클롭스는 두 가지 유형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우라노스(하늘)과 가이아(대지) 사이에서 태어난 거인족으로서의 키클롭스다. 이마 가운데 눈이 하나이고 힘이 세고 손재주가 좋았다. 세 명이며 각기 천둥, 벼락, 번개를 가리킨다. 키클롭스는 단수이고 세 명의 복수를 말할 때는 키클로페스라고 한다. 우라노스에 의해 지하 타르타스에 감금되었다가 크로노스에 의해 풀려났으나 크로노스에 의해 다시 타르타스에 갇히게 되었다. 

후에 제우스가 키클롭스의 도움이 있어야 승리할 수 있다는 신탁을 받고 그들을 완전히 해방시켜 주었다. 이들은 제우스에게 천둥, 벼락, 번개를, 하데스에게 쓰면 보이지 않는 투구를, 포세이돈에게 삼지창을 주었다. 올림포스 신들은 키클롭스가 만들어준 무기 덕택에 티탄 족을 무찌르고 승리할 수 있었다. 이들은 신들의 무기를 만드는 대장장이며 장인으로 세리포스 섬의 동굴에 살았다고 한다. 세리포스 섬에서 고대사회부터 철이 생산된 것과 대장장이 키클롭스가 이 섬에 살았다는 신화는 다분히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세리포스섬은 고대 로마시대부터 철광석 광산이 개발되었던 곳으로 특히 베네치아공국 지배 당시인 1400년경에 광산이 번창했다. 근대에 들어와 1960년경까지 광산이 유지되어 왔다.

오디세이가 고향인 이타카로 가는 도중에 바다에서 헤매다가 도착한 곳이 세리포스 섬이다. (물론 여러 가지 이설이 있다) 그곳에서 폴리페모스란 키클로스에 잡히고 폴리페모스는 오디세이 부하들을 하나씩 잡아먹었고 오디세이도 결국 먹힐 판이었다. 오디세이는 폴리페모스에게 포도주를 먹이고 교묘한 술수로 탈출해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 키클롭스가 두 번째다.

8위 이카리아(Icaria)섬 : 추락사한 이카로스​

크레타의 공주 아리아드네는 공물로 도착한 왕자 테세우스에게 반하여 테세우스가 크노소스 미궁에서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을 궁을 설계한 다이달로스에게 물었다.

다이달로스는 실타래를 풀어가면서 앞으로 나가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실을 따라 다시 나오면 된다고 가르쳐 주었다.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의 도움으로 괴물을 죽이고 미궁에서 탈출하여 공주 아리아드네와 함께 배를 타고 크레타 섬을 무사히 빠져나오게 되었다. 이 사실을 안 크레타 왕 미노스는 화가 나서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 이카로스를 미궁에 가두어 버렸다. 다이달로스는 자기가 설계해서 만든 미궁이었지만 스스로 길을 찾아 빠져나오기는 불가능했다.

그는 밀랍과 깃털을 이용해 자신과 아들을 위한 날개를 만들어 달고는 하늘로 날아올라 탈출에 성공했다. 날아오르기 전 다이달로스는 아들 이카로스에게 너무 낮게 날거나 너무 높게 날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다. 그러나 의기양양해진 이카로스는 아버지의 주의를 무시하고 계속 공중으로 높이 날아올랐다. 지나치게 태양 가까이 날아오르다 밀랍이 녹는 바람에 이카리아섬 바다 속으로 추락해서 죽었다. 이 바다를 이카리아해라고 부르며 이카리아 섬의 이름은 이카로스에서 온 것이다.

7위 미코노스(Mykonos)섬 : 헤라클레스 기간토마키아 승리​

성장한 제우스는 지혜의 신 메티스와 결혼했다. 제우스는 메티스가 알려준 대로 구토제를 크로노스에게 먹이고 크로노스 뱃속에 있던 제우스의 형제자매들을 토해내게 했다. 힘을 잃은 크로노스를 타르타로스에 가두어 놓았다.

크로노스 뱃속에서 나온 형제자매들은 실제로는 제우스의 형이나 누나였지만 아기였을 때 크로노스가 삼켰기 때문에 다시 세상에 나왔을 때는 갓난아기 상태여서 성장한 제우스가 최고의 신이 될 수 있었다.

올림포스에 자리 잡은 하늘의 궁에서 세력을 확장하던 제우스와 11신은 위기에 처하게 된다. 오르튀스 산에 웅거하고 있는 티탄 신들 – 아버지의 형제들이 공격을 해 온 것이었다. 이 전쟁을 티타노마키아 (Titanomachia)라고 부른다. 제우스는 가이아의 협조로 타르타로스에 갇혀 있던 키클롭스와 헤카톤카이레스 형제를 해방시켜 전쟁에 참여케 했다. 이들은 제우스에게 번개를 포세이돈에게 삼지창 트라이아나를 하데스에게는 머리에 쓰면 상대방 눈에 안보이게 되는 황금투구 튀게네라는 무기를 만들어줘 10년 전쟁 끝에 결국 타탄을 무찌르고 승리하게 되었다. 전쟁에서 이긴 제우스는 타탄신들을 타르타로스에 가둬 놓았다.

가이아는 비록 크로노스의 만행이 괘씸하여 제우스편이 되어 전쟁에서 이기게 도와주었지만 자신의 자식들인 타탄들이 영원히 지하 어둠의 세계에 갇히는 것을 원한 것은 아니었다.
 
우라노스의 잘린 성기에서 핏방울이 가이아 몸에 떨어지자 기간테스 거인족들이 태어났다.

그리하여 가이아는 제우스에게 복수하기 위하여 무시무시한 거인들인 기간테스를 낳았다. 기간테스는 크로노스가 우라노스의 생식기를 자를 때 나온 피가 대지(가이아)에 떨어져 생긴 자식들이다. 이 거인들은 신이 아닌 인간의 모습이며 불사의 몸도 아니었지만 온몸이 털로 뒤덮여 있고 워낙 거대하고 힘이 세서 산을 들어 올릴 수도 있고 일어서면 머리는 하늘에 닿고 아무리 깊은 바다에 들어가도 겨우 허리가 잠길 뿐이었다.

가이아의 명령을 받은 기간테스들은 제우스가 사는 올림포스를 공격해왔다. 이 싸움을 가리켜 ‘기간토마키아’라고 한다. 번개로 무장한 제우스, 창과 방패를 들고 나온 아테나. 제우스의 아들들인 아레스, 아폴론, 헤파이스토스들 모두 무장하고 열심히 싸웠으나 전쟁은 좀처럼 끝나지 않았다. 이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신들을 도와 싸울 수 있는 인간이 한 사람 필요하다는 신탁이 있었다. 제우스는 아테나를 보내 헤라클레스를 데려오게 했다.

그리스신화에 보면 인간에게만 신탁이 내려지는 것이 아니라 신들에게도 신탁이 내려진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신들에 내려지는 신탁은 어느 신이 내리는지는 모른다. 신탁이란 신이나 인간에게나 운명인 셈이다.

이렇게 해서 지상에 있던 헤라클레스가 신들의 전쟁에 참가하게 되었다. 새로이 전투에 참가한 헤라클레스는 기간테스의 대장인 아르키오네우스를 활로 쏘았다. 그러나 그는 곧 다시 일어났다.
 “그는 자기가 태어난 고향에서는 절대 죽지 않고 지면에 발이 닿을 때마다 도리어 더 힘이 세어진다.”고 아테나 여신이 말해 주었다. 이에 헤라클레스는 아르키오네우스를 다른 곳 즉 미코노스섬으로 데려가 죽였다. 미코노스섬이 기간테스와의 전쟁터가 되어버렸다.

미코노스섬에는 바위가 많은데, 이 바위는 죽은 기간테스의 시체 또는 그들의 고환이라고 한다.

또 다른 기간테스인 포르피리온은 싸움터에서 헤라와 맞서 싸우는 도중 헤라에게 욕정이 일어 헤라의 옷을 찢고 욕보이려했다. 이에 헤라가 비명을 질러 구원을 요청하자 제우스는 이 발칙한 거인에게 벼락을 내려 헤라를 구했다. 그러나 이 거인의 숨통을 끊은 것 또한 헤라클레스의 화살이었다. 제우스가 자신의 자식들 중에서도 특히 뛰어난 헤라클레스를 인간으로 태어나게 한 것도 이때를 위함이었다.

기간테스인 플뤼보테스는 포세이돈이 던진 섬에 맞아 죽었고 전쟁에서 이겨 아테나를 아내로 삼겠다고 큰 소리 치던 엥켈라도스도 시칠리아 섬 밑에 깔려죽었다. 그 외의 기간테스들도 하나 둘씩 올림포스 신들의 창과 칼에 죽어갔다. 전쟁은 올림포스 신들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이제 다시 우주는 제우스를 중심으로 한 올림포스 신들의 지배가 확실해졌고 평화가 찾아온 듯했다.

6위 크레타(Crete)섬 : 제우스가 숨어 성장한 딕티동굴​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태초는 공허한 카오스 상태였다. 카오스에서 자연적으로 처음부터 있었던 존재인 근본신, 가이아는 남자의 도움 없이 우라노스(Uranus 하늘)를 낳았다. 가이아는 우라노스와 결합하여 거인족 티탄 12형제, 외눈박이 키클롭스 3형제, 헤카톤카이레스 3형제를 낳았다. 키클롭스와 헤카톤카이레스 형제들은 서로 싸우고 티탄 형제들에게 행패를 부리는 말썽꾸러기였다. 우라노스는 괴물 같은 키클롭스와 헤카톤카이레스가 보기 싫어 그들을 햇빛이 비치지 않는 타르타로스(Tartaros, 무한지옥)에 가두어 버렸다. 가이아는 자식들을 타르타로스에 가둔 우라노스를 미워해서 그를 제거하기 위해 티탄 형제 중에 하나인 아들 크로노스(Cronos 시간)을 시켜 우라노스의 성기를 자르게 했다.

아버지 우라노스를 거세시키고 크로노스는 천상의 최고의 신이 되었다. 형제들인 티탄들을 지배층으로 삼고 누이인 레아와 결혼하여 명계의 신 하데스, 바다의 신 포세이돈, 화로의 여신 헤스티아, 곡식과 풍요의 여신 데메테르, 신들의 여왕 헤라 5남매를 낳았다. 우라노스는 아들 크로노스에게 제거 당할 때 크로노스에게 똑 같이 자식에게 제거 당할 것이라는 저주를 내렸다. 그 저주가 두려운 크로노스는 자식이 태어날 때마다 삼켜버렸다.

레아는 아들 제우스를 크레타섬 이다(Ida)산에서 낳고 레아는 돌을 강보에 싸서 아들이라 속여 남편이 삼켜버리게 했다. 아기 제우스를 크레타로 이다산 닥티동굴에 숨기고 그곳에서 님프들이 양젖을 먹여 자라게 했다. 제 자식을 삼켜버리는 매정한 남편을 두고만 보고 있을 수 없던 것이었다.

제우스가 숨어 자랐던 딕티동굴을 들어가 보면 신화이야기가 자연스럽게 꾸며질 수 있을 법한 동굴의 크기나 깊이, 분위기를 띠고 있다. 예사스럽지 않은 동굴 분위기가 신비스러운 느낌을 주고 있다.

5위 낙소스(Naxos)섬 : 테세우스, 아드리안느, 디오니소스의 이야기​

낙소스섬의 내륙은 많은 산들로 이루어진 산악지역이다. 숲이 울창하고 땅이 비옥하여 일찍부터 사람들이 마을을 이루었다. 제우스 신과 디오니소스 신이 어렸을 때 이 지역 산인 지아산 기슭, 동굴에서 살았고 후에 디오니소스 신이 이곳 울창한 숲 속에서 살고 있다고 믿었다. 이 지역은 포도나 올리브 농사가 잘 되어서 포도와 포도주의 신인 디오니소스 신이 낙소스에 살고 있다고 믿었다. 이 섬에는 디오니소스 신전이 남아 있으며 그리스 신화에서 재미있는 전화위복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

어느 날 디오니소스 신이 숲에서 나와 해변을 거닐다가 아름다운 여인을 발견했다. 신은 여인을 보자 첫 눈에 반해버렸다.  인간인 여인에게 사랑에 빠져버린 것이다. 이 여인은 크레타 공주인 아리아드네였다.

아리아드네가 낙소스섬에 오게 된 연유에는 긴 얘기가 얽혀 있다.

아리아드네가 낙소스섬에 홀로 남겨진 이유에는 여러 설이 있다. 가장 많이 알려진 이야기는 테세우스가 변심하여 아리아드네를 낙소스섬에 버려둔 채 몰래 떠났다는 것이다. 목숨을 살려준 은인의 사랑을 배반했다고 테세우스를 비난하는 이야기가 대세였다. 두 번째 설은 아리아드네에게 반해버린 디오니소스 신의 명령에 따라 혹은 디오니소스가 사랑에 빠진 것을 안 아테나여신이나 헤르메스가 테세우스에게 아리아드네를 두고 떠나라고 종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통설인 첫 번째 이유보다 두 번째 이유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테세우스는 영웅으로서 약속한 사랑을 쉽게 배반할 속인과는 다르다는 생각이고, 영웅이지만 신에게 대항할 수 없는 인간이기에 사랑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리아드네는 디오니소스의 사랑을 처음에는 거부하고 숲으로 도망쳤으나 끈질기게 쫓아온 디오니소스의 사랑을 결국 받아들여 신의 아내가 되었다. 테세우스가 버렸건 아니면 물러섰건 결과적으로 인간의 아내에서 신과 결혼해서 영원히 살게 되는 신이 되는 비교할 수 없는 일이 낙소스섬에서 벌어진 것이다. 전화위복의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4위 이타카(Ithaca)섬 : 오디세우스의 고향​

그리스인들은 호머의 <일리아드 오디세이>를 바이블 다음으로 귀하게 여긴다. 명저 중에 으뜸인 장편 대 서사시인 <일리아드 오디세이>는 그리스인뿐만 아니라 온 인류의 위대한 문화적 유산이다. <오디세이>는 트로이 전쟁이 끝난 후 자기 왕국이자 고향이며 아내인 페넬로페가 기다리는 이타카 섬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그린 장편 서사시이다. 아무리 느린 배라도 트로이에서 이타카까지 걸리는 시간은 넉넉잡고 1년이면 충분할 것이나 오디세이는 10년이 걸려 모험과 우여곡절 끝에 이타카에 도착하게 된다.

트로이를 함락한 후 귀로에 오른 영웅 오디세우스가 해신 포세이돈의 방해로 10년간을 지중해를 표랑하며 12번의 모험과 위기를 극복하고 겨우 고향 이타케섬에 단신으로 걸인의 모습으로 도착한다. 남편의 부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정절을 지키는 아내 페넬로페와 겨우 성인이 된 외아들 텔레마코스인데, 이웃 땅의 귀족들은 오디세우스가 이미 죽었다고 치부하고, 페넬로페와 결혼하여 재산을 가로채려고 그녀의 집에 밀려들어서 먹고 마시며 그녀를 괴롭힌다. 그녀는 꾀를 부려서 잠깐의 시간을 벌었으나, 한계에 부딪쳐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도달하게 된다. 외아들 텔레마코스는 부친의 소식을 찾아서 퓨로스나 스파르타를 찾아가서 부친의 전우들의 이야기를 듣는데, 확실한 정보를 입수하지 못한 채 어머니의 구혼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이타케로 돌아간다. 오디세우스는 거지로 변장해서 돼지를 키우는 에우마이오스의 누옥에서 숨어 있었는데, 거기에서 텔레마코스와 해후하고, 부자가 계략을 세워서 몸을 숨긴 채로 거지 모습으로 자기 집으로 돌아온다. 오디세우스는 늙은 개와 늙은 유모에게 정체가 발각되지만 계략은 성공해서 그들을 한 명도 남기지 않고 주살한다. 페넬로페는 오르페우스의 활을 내놓고 그것을 잘 다룰 수 있는 사람과 결혼하겠다고 제안한다. 누구도 그 활을 당겨 굽힐 수조차 없었지만 오디세우스는 자가 활을 들어 대번에 표적을 쏘아 맞췄다. 궁전의 문을 닫아걸고 구혼자들을 도륙하고 구혼자들과 정을 통하고 주인을 배반했던 하녀들을 목매달아 죽였다.

귀향의 피날레는 부부의 재결합이다. 페넬로페는 오디세우스에 대해 확신을 갖기 위해 둘만이 아는 침대의 비밀에 대해 질문을 한다. 오디세우스가 거대한 올리브나무 밑동을 잘라 침대의 기둥을 삼은 사실을 말하자 페넬로프는 그제야 남편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의 오랜 방랑이 끝나고 마무리되는 것이다.

다음날 늙은 아버지 라에르테스의 농원을 방문해서 눈물의 재회를 한다. 죽임을 당한 구혼자들의 친족이 모여 무기를 들고 보복을 요구했으나 늙은 멘토르의 모습을 하고 나타난 아테나의 중재로 이타케에는 마침내 평화가 찾아왔다.

3위 렘노스(Lemnos)섬 : 헤파이토스, 아르고호, 여인족,​

여러 설이 있으나 헤파이토스를 낳은 여신 헤라는 그를 보니 추남에 절름발이여서 그를 미워해 발로 차 버렸다. 9일 간 낙하하여 에게해 렘노스 섬에 떨어졌다.

바다에 빠진 헤파이스토스를 바다의 여신 테티스와 우미의 여신 에우리노메가 구해주게 되고 손재주가 뛰어난 그는 그녀들을 위해서 많은 장신구들을 만들어 주었다.

어느덧 세월이 지난 후 올림포스로 황금옥좌 1개가 선물로 오게 되는데, 그 의자가 너무나도 아름다운 나머지 모든 신들이 여왕인 헤라에게 그 의자에 앉기를 청했다. 헤라가 앉자마자 보이지 않는 사슬이 그녀를 묶어 천장에 매달아버렸다. 헤파이토스가 헤라에게 복수를 한 것이었다.

사슬이 너무나도 견고하여 신들이 풀지를 못하자 헤라가 헤파이스토스를 찾아오라고 말했다. 아레스가 나섰으나 탈탈 털리고 오게 되고, 뒤이어 디오니소스가 포도주로 그의 마음을 녹여 헤파이스토스가 헤라를 용서하며 올림포스 12신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이때 헤파이스토스가 그냥 풀어준 게 아니라 여신 1명을 콕찝어 아내로 맞게 해달라고 청했는데 그게 바로 최고의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다.
 
이런 연고로 헤파이토스는 렘노스섬의 수호신이 되었고, 헤파이토스 신에 대한 숭배가 렘노스 섬에서 시작되었다. 헤파이토스를 숭배하기 위한 도시(Hephaistia)가 형성 되었고 매년 축제가 열렸다고 한다. 도시의 흔적은 많이 사라지고 원형극장이 남아있다. 이 원형극장은 BC 5 세기말에서 4 세기 초에 건축된 것으로 보고 있다.

렘노스 섬에는 아르고호와 관련된 다른 신화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아르고호 이야기는 이아손과 동료 영웅들(Argonautes 아르고나우타이)과 함께 아르고호를 타고 온갖 위험을 이겨내고 황금양털을 찾아오는 모험이야기다.
 
이아손은 그리스 북부 텟살리아의 이올코스의 왕 아에손의 아들로 태어났다. 숙부 펠리에스는 형인 아에손의 왕위를 뺏고 쫓아낸다. 아이손이 성장한 후 자기가 왕위계승의 적통임을 주장하자, 펠리아스는 이아손에게 당시 세계의 동쪽 끝인 흑해의 동쪽에 위치한 콜키스에 있는 황금양털을 가져올 것을 명령한다. 이아손은 왕위를 찾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모험 여행을 감행한다.

먼저 아르고스에게 요청하여 배를 건조하는데 50명이 탈 수 있는 큰 배를 아테나 여신의 도움을 받아 만들고 배 이름을 건조자인 아르고스의 이름을 따서 아르고라고 짓는다.

이아손은 당시 그리스 전역에서 영웅들을 모집해서 원정대를 구성한다. 헤라클레스,카스토르, 플뤼데우케스, 오르페우스, 펠레우스, 텔라몬 등 당대의 영웅들이 대거 참여하게 된다.

아르고호 죽음의 원정대는 아폴론에게 제사를 지내고 항해에 올라 첫 번째로 도착한 곳이 렘노스 섬이었다. 당시 렘노스 섬에는 남자는 하나도 없고 여자들만 있었다. 여자들이 남자들을 전부 죽였기 때문이다. 이아손과 일행이 섬에 상륙한 후 이아손은 여왕 힙시필레와 결합하고 아르고나우타이들은 다른 여자들과 동침하여 자식을 낳게 해 주었다. 달콤한 사랑이야기가 죽음의 모험이야기의 시작부분에 들어 있어 흥미를 돋우고 있다.

2위 델로스(Delos)섬 : 아폴론과 아르테미스 출생 신화​

델로스 섬은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 다음으로 가장 숭배를 받는 신 - 태양 , 의술 , 음악 , 시, 예언, 궁술의 신 아폴론과 달, 사냥, 야생동물, 순결, 출산, 어린아이 보호의 여신 아르테미스가 태어난 섬이다. 그러나 아폴론과 아르테미스가 델로스에서 태어나게 된 데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바람둥이 제우스는 사촌 간인 레토여신을 사랑하여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를 수태하게 되었다 . 레토는 출산 때가 가까워졌으나 출산할 장소를 찾지 못하였다.

제우스의 정처 헤라여신의 질투로 레토에게 저주를 내렸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해가 비치는 장소에서는 아이를 낳을 수 없다!“

세상의 모든 신과 님프 그리고 인간은 헤라의 보복이 두려워 레토가 해산할 땅과 거처를 제공할 수 없었다. 레토는 출산할 땅을 찾아 헤매다 바닷가에 이르렀다. 에게 해까지 나아간 레토는 양손을 벌리고 바다의 신을 불렀다.

"제우스의 형제인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여! 갈 곳 없는 이 불쌍한 모자를 위해 당신의 아름다운 섬을 하나 빌려주십시오. 새로운 신의 자식이 태어날 수 있도록 제발 도와주십시오.“

레토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에게 구원을 요청했다. 포세이돈은 레토를 측은히 여겨 그때까지 바다 속에 잠겨있던 델로스 섬을 물위로 들어 올리고 난 후 쇠사슬로 바다 밑과 연결했다. 바다 속에 있던 섬이어서 '지금까지는 해가 비쳤던 장소'가 아니었기에 헤라의 저주는 효력이 없었다.

델로스 섬에 자리를 잡았지만 레토는 해산을 할 수 없었다. 헤라는 출산을 주관하는 여신이기도 해서 레토가 출산하는 것을 막을 수가 있었다.

레토는 심한 진통을 겪었지만 도무지 아이를 낳을 수가 없었다. 이때까지 레토의 고통을 지켜보며 측은하게 생각한 다른 여신들은 또 다른 출산의 여신 에일레이티이아를 그녀에게 보내주었다. 레토는 그제야 딸 아르테미스를 먼저 출산했고 아르테미스는 태어나자마자 어머니가 아폴론을 낳는 것을 도왔다.

헤라가 레토의 출산을 저주하고 방해한 이유는 레토가 낳는 신이 헤라보다 더 위대한 신이 된다는 예언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아폴론신은 제우스 다음으로 위대한 신이 되었다. 레토의 출산 이후 헤라는 레토와 화해하고 올림포스 궁에서 함께 살았다.

1위 크레타(Crete)섬 : 크노소스궁에 얽힌 신화​

크레타 태생인 문학인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영혼의 자서전 >에서 “크레타가 유럽과,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첫 교량 역할을 했다. 당시에는 완전히 암흑이었던 유럽을 깨우친 첫 장소가 크레타였다.”고 말한다. 아시아와 이집트에서 발생한 인류 최초의 문명은 크레타라는 징검다리를 통해 유럽으로 전래될 수 있었다. 이런 사실은 신화의 이야기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오래 전부터 크레타 섬에는 미노스라는 왕이 강력한 함대를 거느리고 지중해 일대를 장악하고 있었다.

어느 날 미노스 왕의 아들인 안드로게오스가 아테네에서 열린 운동 경기에 나갔다가 아테네의 왕 아이게우스에게 암살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아이게우스는 운동 경기에서 아테네인들을 물리치고 승리를 거둔 안드로게오스를 질시해 죽여 버렸던 것이다. 이에 크게 진노한 미노스 왕은 대전함을 이끌고 아테네로 쳐들어가 닥치는 대로 파괴하고 도시를 불태워버렸다. 그리고 9년 동안 매년 귀족 출신의 소년과 소녀를 각기 일곱 명씩 공물로 바칠 것을 명령했다.

한편 미노스 왕의 부인인 파시파에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보내준 소에게 욕정을 느껴 반은 소이고 반은 인간인 괴물 미노타우로스('미노스 왕의 소'라는 뜻이다)를 낳았다. 그러자 미노스 왕은 건축가 다이달로스에게 명해 궁전 지하에 미궁을 짓게 한 다음 미노타우로스를 이곳에 가둬놓았다. 그리고 아테네에서 공물로 잡혀온 소년과 소녀를 미궁 속으로 내려 보내 미노타우로스의 먹이 감이 되게 했다.

수십 명의 소년과 소녀들이 목숨을 잃은 후에 아이게우스 왕의 아들인 테세우스가 공물이 되어 크레타로 왔다. 미노스 왕 앞에 끌려온 테세우스를 본 미노스 왕의 딸 아리아드네는 한눈에 테세우스에게 반해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아리아드네는 그를 돕기 위해 남몰래 단검과 실뭉치를 건네주었다.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를 돕는 대신 그가 자신과 결혼하여 그의 나라로 데려가 줄 것을 요구하였고, 테세우스는 그렇게 할 것을 약속했다.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가 준 실을 입구에 묶은 다음 실뭉치를 슬슬 풀어가며 미궁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괴물 미노타우로스와 맞닥뜨리고는 격렬한 싸움을 벌였다. 힘겹게 괴물을 물리친 테세우스는 풀어놓은 실을 되감아서 무사히 탈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테세우스는 아테네의 젊은이들과 공주 아리아드네를 데리고 크레타를 출발했다. 아테네로 돌아가는 도중에 테세우스 일행은 낙소스섬에 기항하게 되었다. 아리아드네가 잠들었다가 깨어나 보니 그녀만을 남겨둔 채 배는 수평선 위로 멀어져 가고 있었다.

고고학자와 언어학자들은 이 전설과 크노소스 궁전이 '라비린토스(미궁)'라는 단어의 어원이 되었다고 보고 있다. 궁전 내부에는 소를 주제로 한 쌍 도끼(라블류스) 장식이 곳곳에 있으며, 궁전 자체도 미궁 같은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라블류스가 변해서 라비린토스라는 말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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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2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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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여행작가>에 힐링 섬기행, <현대수필>에 수사에세이 연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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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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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분야는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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