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결말'…혹평 쏟아진 '빅마우스', 떡밥 회수는커녕 나 몰라라 끝맺음에 헛웃음만

[컬처]by 텐아시아

《태유나의 듣보드뽀》

'빅마우스' 용두사미 결말, 이종석 살해·임윤아 사망이 최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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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마우스' 포스터 / 사진제공=MBC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법의 심판'을 외치던 이종석은 살인을 저지르고, 진실을 찾아 분투하던 임윤아는 끝내 세상을 떠났다. 그간 '빅마우스'가 누군지 추측하며 반전의 반전을 거듭했던 '빅마우스'는 결말에서 가장 큰 반전을 선사했다. 그간 벌여놓은 판들을 전혀 수습하지 못하고 떡밥들조차 방치한 채 나 몰라라 끝맺음을 지어버렸기 때문. 두 눈을 의심케 하는 결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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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빅마우스' 방송 화면.

지난 17일 방송된 '빅마우스' 마지막 회는 그야말로 허무함 그 자체였다. 최도하(김주헌 분)을 향한 마지막 반격을 기대했지만, 최도하는 결국 시장이 됐고 법정에서도 무죄 판결받았다. 결국 박창호(이종석 분)은 고미호(임윤아 분)가 사망하자 최도하가 평소 자주 찾는 수영장 물을 방사성 물질이 든 것으로 바꿔 사망에 이르게 했다. 법으로 나쁜 놈을 잡겠다던 각오는 사라지고 없었다.


'빅마우스'의 인기 요인은 빅마우스 정체에 관한 추리 게임이었다. 시청자들은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 속 누가 진짜 빅마우스인지 알아내고자 열을 올렸다. 그러나 빅마우스의 정체가 밝혀지고 난 후에는 지금까지 벌여놓은 수많은 떡밥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한 채 속 빈 강정 같은 개연성을 들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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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빅마우스' 방송 화면.

빅마우스가 노박(양형욱 분)이었다는 건 반전이었지만, 서재용 논문을 파헤치는 이유가 딸의 죽음 때문이었다는 뜬금없는 부성애 전개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빅마우스는 단순한 사기꾼이 아닌 콜롬비아에서 생산되는 마약의 아시아 총판 우두머리이자 조폭 전쟁도 야기한 암흑계 제왕. 노박이 죽고 박창호가 대신 빅마우스가 되자 살인도 서슴지 않던 이들 조직은 갑자기 정 넘치는 파트너가 됐다. 마약은 쏙 빠진, 정의를 도모하는 좋은 빅마우스는 애초에 존재할 수 없는 것인데 말이다.


고미호가 양어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추적하다 방사능에 피폭되어 갑자기 시한부 선고를 받는 설정 역시 뜬금없다. 그간 남편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병원과 교도소에 오가면서 발로 뛰었지만 물 벼락 한 번에 사망하는 결말은 박창호, 고미호의 해피엔딩을 바랐던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제대로 치는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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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빅마우스' 방송 화면.

급하게 마무리 짓는 결말에 해결되지 못한 이야기도 많았다. 최도하가 강 회장(전국환 분)의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게 하는 데 꼭 필요한 인물이었던 연쇄 살인마 사이코패스 아들은 마지막까지 등장하지 않았다. 부친의 시신을 부검해도 된다는 동의서에 사인했다는 거로만 나타났다. 사이코패스 아들의 죄를 뒤집어쓰고 사형수가 된 탁광연(유태주 분)의 이야기 역시 죽음으로 어설프게 마무리됐다. 장혜진(홍지희 분) 역시 한재호(이유준 분)에게 살해당한 후 실종 처리로 사라지는 소모적인 캐릭터일 뿐이었다.


여기에 구천 대학병원에서 진행됐던 실험 프로젝트가 명확히 어떠한 것이었는지 조차 제대로 설명되지 않고, 박창호가 죽은 최도하가 갈취한 1000억 원 여의 금괴를 어떻게 찾아냈는지도 해소되지 않아 찝찝함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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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빅마우스' 방송 화면.

통쾌한 복수를 원했지만, 남은 건 허무한 결말. 박창호는 결국 조직의 우두머리가 됐고, 그간 수많은 악행을 저질렀던 공지훈(양경원 분)은 우정일보의 대표가 되는 해피엔딩을 맞았다. 마지막에 남편 최도하를 배신하며 정의에 편에 서고자 했던 현주희(옥자연 분)은 정신병원에 갇혔고, 이혼한 아내를 죽인 한재호는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다.


시청률로만 보면 '빅마우스'는 흥행을 거둔 셈이다. 마지막 회에서 최고 시청률 13.7%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기 때문. 그러나 결말은 용두사미. 그간 '빅마우스'를 응원하던 시청자들마저 등 돌린 상황이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거대한 음모로 얼룩진 특권층의 민낯을 파헤쳐 가는 이야기'를 담고자 했던 기획 의도가 무색해지는 결말에 그저 헛웃음만 나온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2022.09.2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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