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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결혼사진 찍었던 건물에서 창업 결심···오픈 첫 달 막막함에 눈물만 흘렸죠

by더본코리아

“10년 전 남편과 건대입구역 근처에 작은 중식당을 열었어요. 남편이 일본에서 요리를 공부했고 저도 젊었으니 자신 있었죠. 메뉴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재료 하나 허투루 넣지 않았어요. 가락시장에서 떼온 생물 오징어를 썼어요. 자장 소스도 직접 볶아 만들었죠. 하지만 2년 만에 가게 문을 닫아야 했어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성공할까 말까 한 게 장사 같아요.”

홍콩반점 보라매공원점 강정화(42) 점주는 홍콩반점0410 창업 전, 쓰라린 실패를 경험했다. 2011년 광진구 화양동 대학가 근처에 작은 중식당을 열었다. 두 신혼부부의 소박한 꿈이 담긴 가게였다. 테이블은 4개 정도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두 사람이 전부 직접 했다. 가게 인테리어, 식기 구비, 재료 구매, 전단지 홍보, 메뉴판 디자인, 배달 업무 등이었다. 주말도 없었다. 일주일 내내 새벽 5시에 가게로 출근해 밤 12시에 퇴근하는 게 일상이었다.

열심히 해도 망할 수 있습니다

홍콩반점0410 보라매공원점 강정화 점주 (왼쪽), 홍콩반점0410 보라매공원점 (오른쪽)

“가게는 2년 만에 정리했습니다.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희 부부는 알죠. 이보다 더 노력할 수 없다 싶을 정도로 일했어요. 재료만 해도 달랐습니다. 주변 중식당은 칼로 잘라 나온 냉동 오징어를 사용했는데, 저희 식당은 가락시장에서 사 온 생물 오징어를 고집했어요. 자장 소스, 탕수육 소스 등을 모두 직접 수제로 만들었죠. 우리 가족에게 대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손님들의 음식을 만들었어요. 초반에 비하면 매출이 서서히 오르는 추세였어요. 매일 저희 집에서 배달을 시켜 드시던 홀로 사는 할아버지께서 찾아와 ‘젊은 부부가 참 고생한다’라며 1만 원을 쥐여준 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손익이 한 달 500만 원 이상 나지 않았습니다. 2년 계약만료 후 건물 주인이 월세를 올렸는데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미련 없이 가게를 닫았어요. 그 후 한동안 뭘 해야 할지 몰라 방황했죠.”

카운터를 보고 있는 강정화 점주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다. 2013년, 부부는 무작정 일본으로 떠났다. 도쿄에서 중식당을 운영하자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비자 문제도 복잡할뿐더러 월세와 재료 원가, 인건비 등이 훨씬 비쌌다. 결국 약 30일간 일본을 여행하다 한국에 돌아왔다고 한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인생이 참 막막하기만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막연했던 계획이 가장 큰 문제였어요. 좌절감을 극복하는 게 너무 어려웠어요. ‘2년 동안 매일 5시간 자고 일어나 장사한 결과가 실패라니. 정말 허무하다, 열심히 했는데도 망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었요. 그때 경험을 통해 얻은 건 있어요. 실패와 성공의 결과에 대해 한 가지 잣대로 딱 나누지 말자는 것이죠. ‘누구나 실패할 수 있다. 다만 최선을 다하면 후회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죽기 살기로 집안 사업 도와 창업 자금 마련

한국에 돌아와 가족 사업을 도왔다. 강정화 점주의 시부모님은 대구 동성로에서 야외수영장 딸린 펜션을 운영했다. 야외에 평상 35개를 둔 펜션이었다. 부모님께선 나이가 많아 펜션을 경영하기 어려웠다. 펜션 부지의 중앙 건물에는 한식 전문점도 있었다. 강정화 점주는 이때부터 닭백숙을 비롯한 각종 밑반찬 조리법을 배웠다고 한다.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던 펜션

“조그만 중식당을 운영하다 한식당 딸린 펜션 사업까지 맡았어요. 저희 사업장도 아닌 부모님 사업장이었죠. 부모님께서 연세가 많아 펜션을 운영하시는데 어려움을 겪으셨습니다. 경영난에 직원도 몇 없었어요. 두 사람이 그 넓은 펜션 부지를 다 책임져야 했습니다. 식당보다 훨씬 까다로운 일이었죠. 마지막 펜션이 언덕 맨 꼭대기 위에 있었는데, 수레에 침구류와 청소기구 등을 담아 끌고 다녔어요. 일손이 늘 부족했어요. 매분 매초 시간에 쫓겼습니다. 하루 종일 동동거리면서 뛰어다니다 어느 날 언덕에서 쓰러진 적도 있었어요. 손님이 절 발견하시곤 ‘밥 먹고 일하세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강정화 점주 부부가 관리하던 여름철 펜션 모습

펜션은 1년 중 여름철에 바짝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 성수기를 제외한 나머지 달에는 닥치는 대로 일했다. 비수기엔 남편과 아내는 다른 식당의 요리사와 홀서빙 직원으로 돈을 벌었다. 두 부부는 창업자본을 모아 언젠가 다시 자신들의 가게를 열기가 소원이었다. 그렇게 3년을 일해 창업자본금 3억을 모았다. 다시 어떤 장사를 해야 할까 고민하다 동대문에서 사업 아이템을 발견했다. 홍콩반점이었다.

홍콩반점 식사 후 이 장사 꼭 하리라 다짐

“의류 사업 때문에 동대문에 자주 드나들었어요. 2013년 경 동대문엔 홍콩반점이 큰 인기를 끌었어요. 먹어보곤 깜짝 놀랐죠. 중식집을 해봤으니 맛을 알잖아요. ‘뭐지? 이 맛에 이 가격이라고?’ 싶었어요. 짜장면에는 재료가 푸짐하게 담겨있었어요. 찹쌀탕수육도 특이한 맛이었죠. 돼지고기가 들어간 진한 짬뽕 국물이 큰 충격이었습니다. 메뉴뿐 아니라 인테리어도 일반 중식당과는 달랐어요.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이었죠. 확신이 들었어요. ‘우리 부부는 꼭 이 가게를 열어야 해.’”

홍콩반점0410 보라매공원점 매장 내부

홍콩반점을 창업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우자마자 펜션 일을 그만두고 서울에 올라왔다. 남편은 홍콩반점 주방장으로 취직해 노하우를 배웠다. 강 점주는 홀서빙 업무에 지원했다. 두 부부가 각각 다른 홍콩반점에 취업해 시스템부터 익힌 것이다.


“한 달 먼저 일해본 남편이 딱 한마디 하더군요. ‘만만치 않다’고요. 우리 가게를 운영할 땐 탕수육 소스, 짬뽕 국물 내기 등 사소한 것까지 마음대로 할 수 있잖아요. 하지만 홍콩반점은 달랐습니다. 레시피, 재료 보관, 위생관리, 서비스 응대 등 모든 부분에 있어서 엄격히 지켜야 할 규칙이 분명히 있었어요. 홍콩반점 직원으로 들어가 일을 배웠던 시기는 개인 가게 운영 2년, 펜션 경영 3년 합쳐 장사한지 5년째 되던 때였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긴 개인 사업 경험을 보유했어도 성공하지 못하면 배워야 합니다. 그래서 홍콩반점 직원으로 들어가 공부했고, 그때 알아냈던 정보가 정말 값지다 생각합니다.”

점주 지원서와 함께 간절한 마음 담은 손 편지 보내

강정화 점주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갔다. 먼저 더본코리아 창업설명회를 찾아갔다.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 점주들이 강연회를 가득 채울 정도로 많았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점주 승인을 받아 창업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강정화 점주와 백종원 대표

“2015년 초 처음 창업설명회를 갔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우리가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때도 점주 선별 과정이 무척 까다로웠거든요. 간절한 마음밖에 없었습니다. 점주 지원서를 넣을 때 서류를 구비해 팩스를 보내야 하는데, 거기다 손 편지를 한바닥 가득 채워 보냈어요. ‘할 줄 아는 게 식당밖에 없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같은 말을 적었죠. 그만큼 절실했습니다. 그랬더니 더본코리아 부장님께서 ‘우린 이런 사람들이 필요했다’고 답을 주셨어요. 그걸 보자마자 얼마나 기뻤는지요.”


강 점주는 두 부부의 애틋한 추억이 담긴 공간을 가게 자리로 잡았다. 합정역, 서울역 등 후보지를 알아보러 서울을 돌아다녔지만 이미 많은 경쟁업체가 세워진 뒤였다. 그러다 보라매역을 지날 때였다. 문득 보라매 아카데미 타워 아파트 지하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을 찍었던 것이 떠올랐다. 매물을 알아보던 중 2층에 공실이 나와있었다. 오래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꿈에 그리던 홍콩반점 창업 후 눈물부터 났습니다”

“보름 정도 보라매 건물 매물 근처를 맴돌면서 누가 오고 가는지 관찰했죠. 근처엔 회사와 아파트가 밀집돼 있었어요. 직장인과 거주민들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상권이었죠. 2015년 11월, 모아둔 창업자본금으로 홍콩반점0410 보라매지점을 열었습니다. 이번에 또 망하면 물러설 곳이 없었습니다. 무조건 본사에서 하라는 대로 했어요. 탕수육 소스에 들어가는 단 1g도 본사 레시피를 따르지 않은 게 없었죠.

홍콩반점0410 보라매공원점에서 제공하는 식사

그토록 꿈에 그리던 홍콩반점을 열었으니 고생 끝 행복 시작일 줄 알았는데, 또 다른 고난의 시작이더군요. 오픈 초반의 월 매출은 기대에 한참 못 미쳤어요. 아침에 출근하면 눈물부터 났죠. 큰 식당을 운영하고, 많은 직원을 고용해보니 부담감이 정말 컸습니다. 적자가 나면 직원들 월급 못 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지금은 매출이 오픈 초반보다 몇천만 원 이상 뛰었어요. 그래도 그때의 긴장감을 절대 잊지 못합니다.”


오픈한지 6개월이 지나자 직장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점심시간엔 긴 대기 줄이 생길 만큼 많은 손님들이 몰려왔다. 1년 후 매출과 영업이익은 안정세에 들어섰다. 강 점주는 홍콩반점 보라매지점이 까다로운 직장인들의 발걸음을 붙들어놓았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꼈다.

손님들로 가득 찬 매장 모습

“직장인들이 점심에 식당 앞에서 기다리는 일은 흔치 않거든요. 소중한 점심시간인데 빨리 배를 채우고 커피 한잔 마시면서 쉬고 싶잖아요. 그 마음을 알 것 같아 자리가 나면 신속하게 테이블 정리하고, 세팅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조금만 기다리면 금방 자리 나는 맛집'으로 통해요. 아마 전국에 있는 홍콩반점 중 저희가 가장 테이블을 빨리 치우고 세팅할 겁니다. 저희 가게는 깐깐한 직장인들과 아파트 주민분들께 선택받은 음식점이죠. 그 자부심으로 힘든 시기를 버티고 있습니다."


최근 몇 개월은 코로나19 때문에 힘들었지만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매출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는 강 점주.


"배달 서비스로 인해 매장을 새롭게 오픈하는 마음으로 요샌 한 달에 한 두 번 겨우 쉬고 있어요. 그래도 막막한 터널 속을 헤쳐왔던 지난날을 뒤로하고, 지금은 새로운 목표를 향해 구체적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이 꿈만 같아 하루하루가 참 감사히 느껴집니다.”

예비 창업주 분들을 위한 강정화 점주의 조언

1. 손님일 때와 점주일 때, 가게를 대하는 심정은 변합니다

2016년 우수점포로 선정, 백종원 대표와 강정화 점주

“개인 가게를 운영할 때보다 점주일 때, 가게를 보는 시선이 훨씬 엄격해졌습니다. 최선을 다했다고 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부족한 게 많았어요. 개인 가게를 운영했을 땐 ‘이 정도면 되겠지’ 하고 어물쩍 넘어갈 때가 종종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본사에서 수시로 점검을 와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아주시니 정신이 들어요. 본사에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 주면 그걸 따르면 됩니다. 손님 만족도가 훨씬 커진다는 걸 직접 보면 알 겁니다. 개인 가게를 운영해봤지만 프랜차이즈, 그 중 홍콩반점 창업한 걸 정말 잘했다 생각합니다.”


2. 창업 전 ‘이것’ 미리 꼭 챙기세요

음식을 조리 중인 강정화 점주

“요식업 창업을 목표로 정했다면, 직접 요리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직원들은 언제 그만둘지 몰라요. 내일 가게를 열어야 하는데 오늘 직원이 그만두면요? 말 그대로 패닉이 옵니다. 무조건 요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익혀서 할 줄 알아야 해요. 그래야 직원 교육을 시킬 때도 무엇이 잘못됐는지, 어떤 방식으로 개선해야 하는지 알려줄 수 있습니다. 좋은 점주는 자기 자신의 몸을 많이 괴롭히는 사람입니다. 점주의 몸이 고생하는 만큼 손님은 편하다는 사실, 잊지 마세요. 백종원 대표님의 프랜차이즈 창업은 단 한순간의 나태함도 용납이 안되는 시스템입니다.”


3. 창업 시 마음가짐은 이렇게

다정한 모습의 강정화 점주 부부

“본사에서 도움을 준다 해도 직접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다면 소용없습니다. 점주가 의지를 갖고 늘 상황 파악할 수 있도록 긴장감을 늦춰선 안됩니다. 매출이 내려갔다면 무슨 일 때문에 내려갔는지 점주가 원인을 알아내야 해요. 주방에 변화는 없었는지, 서비스에 불만족은 없었는지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또 본사와의 소통도 중요합니다. 지점 상황을 늘 공유하고 상담하면서 더 나은 방법이 무엇인지 연구하세요. 이번 달 매출이 조금 떨어졌는데 전단지 작업은 어떨지, 배달 광고를 늘려야 할지 등을 논의해야 합니다. 장사는 절대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면, 크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