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17년 차’ 김수지 “제가 투명망토였나요?”

[트렌드]by 더스파이크

온라인 플랫폼에는 선수들에 대한 세세한 정보가 가득하다. 그렇게 수많은 정보들은 어디서 어떻게 나오는 걸까. 선수가 직접 이를 읽고 설명하면서 리액션 하는 콘텐츠 ‘팩트체크’. 첫 주인공으로 IBK기업은행 김수지를 만나봤다. 소속팀에서는 물론 국가대표로도 오랜 기간 뛴 만큼 선수에 대한 정보도 풍부했다. 과연 김수지에 대한 정보는 어디까지가 맞고, 틀린 점은 어떤 게 있을까. 김수지가 직접 ‘팩트체크’를 했다.

Q. 시즌 전인데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팀에서 체력운동 위주로 많이 하고 있고 부분적인 훈련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Q.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본인 게시물을 직접 읽는 인터뷰를 경험해 본 적 있으신가요.

없는 것 같아요(웃음). 약간 부담되기는 하지만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Q. 평소에 본인 이름을 많이 검색해 보시는 편이신가요.

요즘에는 할 일이 많이 없는 것 같고, 시즌 때는 잘했다 싶은 날에 한 번씩 검색해 봅니다.


현대건설 시절
“투명망토 치고는 이렇게 꾸준한 선수 없다고 생각해요”

Q. 선수가 본 프로필은 어떤가요.

출신이 경기도 안산시라고 돼있는데 안산에서 생활한 거지 태어난 건 아닙니다. 저는 평택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종교는 천주교지만 아직 세례를 못 받았습니다(웃음). 가족칸에 보드리도 나와있네요(보드리는 김수지의 반려견이다). 보드리는 정말 보기만 해도 걱정이 사라지는 아이에요. 키는 188cm라고 나와있는데 가장 최근에 쟀을 때는 189cm로 나왔습니다. 그래도 평균적으로 188cm로 나오는 것 같아요. 몸무게는 비시즌이라 1kg가 쪄서 69kg입니다.


Q. 2005-06시즌 1라운드 3순위로 현대건설에 입단하셨습니다. 입단 후 절친 김연경 선수와 첫 맞대결 기억나시나요.

아니요. 기억 안 나요. 당시에는 너무 어렸고 언니들이랑 같이 ‘어떻게 하면 잘할까’라는 생각에 정신이 없어서 친구랑 만나서 좋다는 생각을 할 정신이 없었던 것 같아요.


Q. 현대건설 시절 ‘투명망토’라는 별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투명 망토 치고는 필요하지 않았나요(웃음). 그래도 없으면 티가 났다고 생각해요. 투명 망토 치고 이렇게 꾸준한 선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양)효진이는 효진이 역할이 있고, 저는 제 역할이 있으니까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뛰어난 자기관리
“당장 달릴 수 있다면 경기 뛰어야죠”

Q. 자기관리가 철저한 선수입니다.

저는 조금 아파도 당장 달릴 수 있다면 경기를 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저의 일이고 책임감 때문에 버티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경기 뛰는 게 좋고, 재밌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런 기록이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Q. 이런 기록이 있다는 걸 알고 계셨나요. (김수지는 2006-2007시즌 이후 단 4경기에 결장했다)

몇 경기를 뛰었는지 정확하게는 몰랐지만 부상으로 중간에 나갔던 적도 없었으니까 빠지는 경기는 거의 없이 뛰었구나 정도로 생각하긴 했어요. 그래도 근육 부상이나 잔부상은 가끔 있는데 그 정도는 경기를 뛸 수 있다고 생각해서 다 참가했던 것 같아요.


Q. 평소 몸 관리는 어떻게 하시는 편인가요.

너무 거친 운동은 많이 안 하는 것 같아요. 그냥 웨이트 트레이닝이랑 훈련 시간에 주어지는 거 열심히 하고 있어요. 저도 이제 나이가 좀 있다 보니까 제 몸은 제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해요. 그날 컨디션에 따라 지내고 있는 게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Q. 평소 좋아하시는 보양식이 있을까요.

나이가 있으니까 영양제는 필수인 것 같아요. 제 개인적으로 잠이 제일 보약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잠을 최대한 잘 자야 된다 생각하고 있어요. (비시즌에 수면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저는 마음먹고 자면 하루 종일도 잘 수 있어요(웃음).

절친 김연경의 PD
“그 장면을 담고 싶었어요”

Q. 김연경 선수의 유튜브 채널 ‘식빵언니’ PD 역할도 하셨잖아요.

(김)연경이가 유튜브를 처음 시작할 때 대표팀에 같이 소집돼 있을 때였어요. 당시 연경이 카메라가 제가 전에 사용한 경험이 있던 카메라였는데 연경이는 서툴러 하더라고요. 그래서 사용법 알려주면서 좀 찍어줬죠. 자연스러운 모습을 조금 찍어주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평소에도 예쁜 카페나 장소 가서 사진 찍어줄 때 예쁘게 찍어주는 거에서 오는 만족감도 있어서 카메라도 자연스럽게 찍어준 것 같아요.


Q. 김연경 선수의 PD 역할을 해주면서 다른 비하인드도 있었나요.

2020 도쿄 올림픽 최종 예선 태국이랑 했던 결승전이요. 연경이가 부상도 있었고, 중요한 경기였지만 선수들 모두 올림픽 출전에 대한 의지가 강했고 이긴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어요. 그래서 경기 끝난 직후에 장면을 담고 싶어서 경기 시작 전에 카메라를 매니저한테 맡겨놨어요. 그 장면을 찍어서 유튜브에 올려두고 선수들도 나중에 보면 그때가 생각날 수도 있고 그 기분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잖아요. 그런 생각으로 찍었던 것 같아요. 그게 많은 분들에게 감동 포인트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Q. 다음은 SNS에서 화제가 됐던 영상에 대해 얘기해 볼까 해요. 도쿄 올림픽 세르비아 경기 도중 김연경 선수가 김수지 선수에게 빨리 오라고 했던 장면 알고 계시나요.

알고 있죠. 영상에 나온 그대로 얘기했던 게 맞아요. 당시 상황이 상대 윙스파이커 블로킹을 하다가 내려오면서 (안)혜진이 발을 살짝 밟았어요. 그래서 체중이 쏠렸다가 가니까 늦은 거예요. 그걸 연경이는 모르니까 얘기했던 게 오디오에 생생하게 담길 줄 몰랐어요(웃음).


Q. 그 영상이 조회 수 280만 회를 넘겼어요. 김연경 선수랑 그 영상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으실까요.

그니까 빨리 오라고 하지 않았냐고 그러던데요. 그럼 저는 혜진이 발 밟았는데 어떻게 빨리 가냐는 식으로 웃으면서 얘기했었어요.

양갈래 머리
“술 한 잔 해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양갈래 머리를 하고 찍힌 사진도 있던데요.

그게 경기를 준비하다 찍은 건데 그날 기분이 좀 괜찮았나 봐요. 민망하네요(웃음). 많은 팬분들이 제가 헤어밴드 하는 걸 좋아해 주시잖아요. 근데 그게 멋으로 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이왕 멋부릴 거 좀 다르게 해볼까’라는 생각에 혼자 묶고 있는데 찍힌 거예요. 그리고 시즌이 끝나고 비시즌 기간에 얘기하다가 웃긴 사진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그 사진들을 트레이너가 한 번에 올렸는데 그 사진이 그렇게 인기가 많을 줄 몰랐어요. (팬분들이 양갈래 머리로 경기 뛰는 김수지 선수를 보고 싶다고 하면 어떨 것 같으세요.) 술 한 잔 하고 제정신 아닐 때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양갈래 하고 경기하면 머리에 신경 쓰여서 경기를 못할 것 같은데요.


Q. 2002년 월드컵 때 남자 무리한테 시비 걸렸던 얘기도 화제가 됐었어요.

저희가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서 얘기했던 적이 있어요. 월드컵 마지막 경기 때 처음으로 거리응원을 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었어요. 그땐 모든 사람들이 시끄럽잖아요. 저희도 시끄럽게 걸어가고 있는데 친구가 “누가 우리 따라오는 것 같아”라고 해서 봤는데 정말 남자 학생들이 따라오더라고요. 그래서 당시 저희가 6명이었는데 3:3으로 갈라졌어요. 저랑 연경이랑 선배 언니 셋이 갔는데 언니가 계속 풀숲으로 가는 거예요. 그래서 ‘아 망했다’라고 생각했죠. 막다른 길이 나오니까 남자 학생들이 와서 뭐라고 하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니까 다른 무리였던 세 친구가 어떤 오빠들을 데리고 왔어요. 그래서 그 남자 학생들은 도망갔고요. 저는 그 시간이 다 끝나고 연경이가 있었던 걸 알았어요. 너무 조용하게 있어서. 알고 보니까 혼자 뒤에서 고개 숙이고 손 모으고 있었더라고요.


Q. 2017~2018 도드람 V리그 올스타전에서 플로터 서브 콘테스트 결승 영상도 인기가 정말 많았죠. 당시 설명 한 번만 해주세요.

솔직히 처음에는 정말 자신있었는데 실전 들어가니까 감이 너무 안 잡히는 거예요. 근데 5점짜리 하나 맞추니까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그래서 막 때렸는데 다 맞더라고요. 그래서 ‘1등할 줄이야’라고 생각했죠.

(1등까지는 예상 못하셨나요.) 그냥 많이 맞춰야겠다 생각했는데 1등은 생각 못 했던 것 같아요. 그냥 많이 맞추고 있어보이게 나오고 싶었어요(웃음). 그리고 제가 서브가 강서브가 아니고 목적타를 때리다 보니까 훈련할 때도 정해두고 때리는 편인데 그게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Q. 오늘 많은 팬들이 사랑해 주고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알게 되셨을 것 같은데 혹시 기억에 남는 팬분이 계시나요.

요즘에는 너무 많아요. 저희 경기장에 정말 오랫동안 개개인의 특색을 살려서 찾아와 주셨거든요. 그런 분들 모두 정말 감사한 것 같아요.


Q. 그런 팬분들에게 들었을 때 가장 기분 좋은 말이 있다면요.

저는 수고했다, 잘했다, 잘한다보다는 수고했다는 말이 더 기억에 남았던 것 같아요.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오히려 내가 더 힘을 받았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Q. 팬분들에게 한 말씀만 해주세요.

오랜만에 팀에서 비시즌을 보내고 있는데 열심히 훈련하고 있으니까 돌아오는 시즌에 좋은 모습으로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응원해주세요. 감사합니다.


글. 박혜성 기자

사진. 유용우 기자

영상 촬영 및 편집. 홍성준 에디터

2022.09.02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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