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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빅 베이비에서 자이언트 베이비로! 핑크 유니폼으로 돌아온 흥국생명 옐레나

by더스파이크

두 번째 V-리그를 맞이한 옐레나는 더 강해져서 돌아왔다. 아쉬웠던 지난 시즌을 뒤로하고, 스스로에 대한 꾸준한 고민으로 기량을 성장시켰다. 흥국생명은 김연경과 함께 좌우에서 팀을 이끌어준 옐레나 덕분에 마침내 정규리그 1위까지 치솟았다. 보스니아 국적의 25살 배구선수 옐레나는 겉모습이 강하고 단단해 보이지만, 속내는 누구보다 감성적이고, 낭만이 가득했다. 그야말로 ‘겉바속촉’의 매력이 풍부한 옐레나의 이야기를 <더스파이크>가 담아봤다.

귀여운 코끼리 옐레나 “코끼리의 크고, 감성적인 부분이 나와 닮았어요”

Q. 안녕하세요, <더스파이크>와 첫 인터뷰를 나누는데 소감이 궁금합니다.

솔직히 아직은 긴장돼요. 카메라가 앞에 있는 인터뷰를 잘 못 해요. 하지만 지금은 카메라가 없으니까 편하게 해보겠습니다.


Q. 인터뷰용 의상을 고를 때 특별한 기준이 있나요?

한국에서 가지고 있는 옷들이 대부분 스포츠 브랜드라서 고르기 어려웠어요. 잡지에 들어가기 때문에 브랜드가 없는 옷 위주로 골랐습니다. 그래서 니트와 청바지를 매치했고, 최대한 귀여운 느낌으로 골라봤어요.


Q. 오늘의 TMI를 전해주자면?

그냥 TMI로는 코끼리를 엄청 좋아해요. 환장할 정도로 좋아해요. 그리고 오늘의 TMI는 인터뷰에 오기 전에 생로랑 리브레 향수를 뿌리고 왔습니다!


Q. 코끼리를 좋아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

내가 스스로를 봤을 때 코끼리 같다고 생각해요. 일단 크고(웃음), 코끼리가 엄청 감성적인데 나도 그래요. 그래서 좋아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어를 어느 정도 알아듣고 사용하는데 너무 뿌듯해요!”

Q. V-리그에 재도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KGC인삼공사에서 지냈던) 작년 시즌이 너무 힘들었어요. 하지만 ‘2년째라면 이보다 힘들진 않을 거야’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개인적으로든 팀으로든 스스로 엄청 만족스럽지는 않아서 다시 도전해보자는 마음이 생겨서 오게 됐습니다.


Q. 스스로 V-리그의 배구에 어느 정도 적응했다고 느끼나요?

다른 선수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지만, 잘 적응한 것 같아요. 한국어도 많이 늘었어요! 이제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 있어요. 팀원들이 장난으로 나에 대한 농담을 하거나 욕을 하는 걸 알아들을 수 있어요(웃음). 잘 적응했습니다!


Q. 한국어가 많이 늘었다고 했는데 자주 사용하는 단어가 있다면?

음…괜찮아, 아니야, 좋아, 더워, 추워, 배고파, 나와주세요, 주세요 등을 자주 씁니다. 이 단어들을 쓸 때마다 자랑스럽고 뿌듯합니다.

“연경 언니와 함께 뛴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아파트에서 소리 질렀어요”

Q. 새롭게 뛰게 된 팀, 흥국생명은 어떤 분위기인가요?

처음 팀에 왔을 때 팀의 분위기부터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통역 언니한테도 ‘원래 항상 이렇게 좋냐’고 물어볼 정도로 좋았어요. 어렵고 힘들어도 라커룸에 있으면 밝게 유지할 수 있어요. 정말 좋습니다.


Q. 흥국생명은 워낙 인기구단이어서 많은 팬 앞에서 경기를 하고 매진 기록도 세우고 있는데, 선수로서는 좋은 경험 아닌가요?

농담이지만, 김연경 언니 보려고 많이 오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경기장에 많이 와주셔서 너무나도 감사드려요. 우리 홈경기뿐만 아니라 원정 경기에도 많이 와주시는데 시즌 끝까지 지금처럼 응원해주시면 정말 감사할 것 같습니다.


Q. 자신의 말처럼 김연경이라는 선수와 같은 팀에서 뛰고 있습니다. 같이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어땠나요?

처음에 그 얘기를 들었을 때는 아파트에서 소리를 질렀어요(웃음). 너무 기뻤고, 사적으로 많이 알지는 않았지만, 여러 선수들을 통해서 전해들은 바로는 성격이 쿨하고 재밌다고 들었어요. 정말 ‘와우’였어요. 그리고 (김연경 언니도)외국에서 생활을 오래 해서 나를 더 이해해줄 거 같았어요. 지금도 함께 뛰어 보니 내가 기분이 안 좋거나 플레이가 안 될 때도 어려움에서 잘 빼내 주려고 노력해요. 그런 부분에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Q. 김연경 선수가 자주 해주는 말이 있는지.

“이게 뭐야?” 서로 다독이면서 “이게 뭐야”라고 많이 말해요(웃음). 서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편은 아니에요. 언니는 곁에 와서 무엇을 잘못하고 있다고 콕 집어서 말하기보다 ‘이렇게 해봐라, 저렇게 해봐라’라고 해결책을 알려줘요. 멘탈 지킴이예요.


Q. 지난 시즌 인삼공사에선 ‘빅베이비’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흥국생명에서는 새로운 별명이 생겼는지.

‘레나야~’라고 자주 불러요. 그리고 이젠 ‘자이언트 베이비’가 되었답니다.


Q. 흥국생명에 와서 시즌 초반에는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하다가 최근에 다시 플로터 서브로 돌아왔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처음에는 (권순찬)감독님이 원하셔서 시도했어요. 스파이크 서브가 좋고 싫고를 떠나서 뭔가 한 번 새로운 것을 해보자라는 마음이 컸어요. 감독님도 좋은 방향으로 밀어주셨어요. 하지만 긴 시즌이 시작되면서 문제가 생겼어요.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하려면 추가로 뛰어야 되고, 점프를 이전보다 더 많이 해야 해서 지친 것도 있었어요. 에너지를 많이 썼지만,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았어요. 이제는 다시 플로터 서브로 돌아왔습니다. 원래 구사하던 플로터 서브도 괜찮았어요.

옐레나의 남다른 가족 사랑

Q. SNS를 보면 멋진 풍경에서 찍은 사진들이 많이 보이는데 원래 사진 찍는 걸 좋아하나요?

사진 찍는 것보다 자연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어요. 어디서든 어떻게 찍어도 자연은 아름답게 나와서 자연을 좋아해요.


Q. 여행 사진도 많은데 여행 다니는 걸 좋아하는 편인지.

네. 여행 가는 것을 무척 좋아해요. 특히 해변가에 가는 걸 좋아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여행보다는 가족들이랑 시간을 보내려 해요. 선수생활을 하다보니 어릴 때부터 가족들이랑 떨어져 지내야 했고 그러다보니 가족을 보고 싶은 마음이 커요. 그래서 쉴 때는 가족과 함께 보내려고 하거나 여행을 가더라도 가족들과 같이 가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나라는 어디인가요.

모든 유럽이 다 너무 좋았어요. 옛날 풍경이나 모습을 좋아해요. 그중 하나를 고르자면 스위스의 취리히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Q. 얼마 전 가족이 한국에 방문했는데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아빠가 오셨는데 배구를 엄청 좋아하세요. 집에서 내내 배구를 틀어놨어요. 남자배구, 여자배구 그리고 KBS N Sports 프로그램 ‘스페셜 V’까지 다 봤어요. 무슨 말인지 이해는 못 하지만 그냥 봤어요. 새해를 맞아 함께 밖에 나가려고 했지만, 집에서 쉬었어요. 아빠가 집에서 요리를 해주셨어요. 서로 안 싸우고 잘 지냈답니다. 그래도 짬을 내서 가본 곳을 고르자면 서울에도 가보고, 한국 민속촌에도 다녀왔습니다.


Q. 한국 생활에 꽤 만족하는 모습이지만, 한편으론 가끔 고향이 그리울 때가 있을 텐데.

가족들이 많이 보고 싶긴 해요. 강아지도 보고 싶고, 조카도 너무 보고 싶어요. 최근에 둘째 조카가 태어나서 항상 영상 통화를 해요. 훈련 전이나 집에서 두세 시간씩 통화하면서 그리움을 극복하고 있습니다.

‘팥붕 vs 슈붕’, ‘머리부터 vs 꼬리부터’ 옐레나의 선택은?

Q. 2021년도부터 한국 생활을 했는데 방문했던 여러 곳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작년에 갔던 부산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제주도에 꼭 한번 가보고 싶어요.


Q. 한국의 전통 겨울 간식 중 붕어빵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게 처음에는 붕어빵 과자를 좋아했어요. 그러다가 겨울이 와서 실제로 붕어빵을 먹어봤는데 맛있었어요!


Q. 한국인들 사이에서 붕어빵에 대한 논쟁이 있습니다. ‘팥붕 vs 슈붕, 머리부터 먹기 vs 꼬리부터 먹기’ 이 가운데 골라본다면?

일단 팥보다는 슈크림이 입에 더 맞았습니다! 그리고 머리부터 먹는 거 같아요. 보통 물고기를 거꾸로 잡고 먹지는 않는 것 같네요. 그래서 머리부터 먹습니다.


Q. 이제 인터뷰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오늘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니 어떤가요?

너무 좋았어요. 카메라가 없어서 더 편하게 얘기했고,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잘 말할 수 있었습니다.


글. 안도연 기자

사진. 문복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