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도(群島)’와 ‘열도(列島)’를 아시나요?①..영광 안마군도
[기획연재] ‘섬’ 어디까지 알고 있니?
코로나시대,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숨은 비대면 여행지’가 각광받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섬’은 최적의 여행지다. 거리, 교통 등 좀처럼 쉽게 가기 힘드니, 뜨문뜨문 한적한 여행을 즐기기 제격인 것. 게다가 푸른 하늘과 바다, 숲 등 자연 그대로의 멋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힐링 하기 좋다.
섬을 분류할 때 제도(諸島)·군도(群島)·열도(列島)라는 말을 종종 쓴다. 육지와 멀리 떨어지고 섬들이 많이 모여 있으면 제도, 육지와 비교적 가까우면서 섬들이 많이 모여 있으면 군도라고 한다. 그리고 열도는 줄줄이 늘어져 있는 섬을 의미한다. 외국 지명에서는 솔로몬 제도 등이 쓰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군도와 열도를 쓴다. 우리나라의 군도와 열도에는 어떤 섬들이 있을까?
안마군도 석만도,소석만도 |
독특한 술 ‘지네주’ 유명한 ‘영광 안마군도(鞍馬群島)’
영광군 낙월면에 속한 ‘안마도’ 본섬을 중심으로 인근의 죽도와 횡도․오도․석만도․소석만도 등의 유인도과 함께 안마군도를 이룬다.
전남의 가장 북쪽에 있으며 전북 부안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안마도는 서해의 영해기점에 외로이 떠 있는 섬으로, 섬의 생김새가 말안장을 닮았다 해서 ‘안마도’라 불린다.
법성포 계마항에서 서쪽으로 약 36.4km 떨어져 있는 이 안마도는 ‘독특한 술’로 특히 유명하다. 특산물로는 지네주와 말린 지네가 있다. 지네는 마흔두 개의 다리를 가진 절지동물이다. 다리가 많아 매우 혐오스러운 동물로 낙인 찍혔지만, 안마도에는 유독 지네가 많다고 한다. 햇볕에 바싹 말려서 먹기도 하고 술로 담가 먹기도 한다. 또 기름에 튀겨 먹기도 한다.
안마군도 오도의 절경 |
지네를 잡는 시기는 5월 한 달뿐이다. 곡괭이와 빈 페트병을 허리에 차고 손에 장갑을 낀 채 비탈진 산을 헤매는 이들은 지네를 찾는 사람들이다. 지네는 나무뿌리와 돌 틈 사이에 들어가 지내는데 5월이면 산란기가 되어 땅 위로 올라온다. 이때를 놓치면 바위틈으로 숨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지네를 잡기 어렵다.
지네주에 사용하는 술은 50도의 독주로 일반 술과는 다르며, 50마리를 넣어 만든 이 술은 인기가 좋다. 지네주의 색이 초록색인 것은 지네에서 우러나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지네는 관절염, 오십견과 신경통 등 고질적인 통증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지네의 독이 통증 치료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안마도의 지네주 인기는 여전히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니 고단한 어촌마을에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안마군도에 속한 석만도! 겨울철에는 사람이 상주하지 않고 봄과 여름의 어장철에만 소수의 사람이 어업에 종사한다. 그리고 바로 앞에 위치한 소석만도는 법성포에 사는 개인이 소유를 했으나, 아무도 살지 않는다고 한다. 워낙 외해에 속하다 보니 청정해역으로 바다의 영양염류가 풍부하여 어족자원이 풍성하다.
안마군도 횡도 |
횡도는 안마군도에서 가장 외해에 속하기 때문에 영해 기점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 서쪽 영해를 결정짓는 직선기선의 한 끝으로, 횡도 끝에서 12해리까지가 우리의 영해이다. 지금도 소들이 평화롭게 살고 있는데, 무인도가 되면 마침내 원시의 시대로 돌아가 섬을 차지하고 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비록 작지만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섬이기에 독도처럼 사람이 살 수 있게끔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우리의 영토라고 확실히 주장할 수 있지 않겠는가.
<참고도서 이재언/한국의 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