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려준 병풍이라 불릴 만 하네" 화가 김홍도도 화폭을 담기 위해 1년간 머문 가을 명소
단풍이 물든 병풍 절벽, 단양 사인암은 김홍도도 반한 절경이다. 청련암과 계곡이 어우러진 단양의 가을 풍경 속으로 떠나보자.
숨겨진 가을 여행지 '단양 사인암'
청련암과 절벽 어우러진 풍경
하늘이 내려준 병풍 으로 표현된 가을 명소
![]() 사인암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가을빛이 깊어지며 충북 단양의 계곡마다 붉은 물결이 번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단양팔경의 하나로 손꼽히는 사인암은 병풍처럼 솟은 절벽과 단풍이 어우러지며 가을 정취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70m 높이의 기암절벽이 붉은 단풍을 배경 삼아 세워진 풍경은 자연이 만든 한 폭의 산수화와 같다. 절벽 아래로 흐르는 남조천 계곡은 맑고 투명해 바위와 단풍이 그대로 비쳐 보이며, 이곳을 찾은 이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70m 절벽 아래 청련암이 품은 역사와 풍경
![]() 사인암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인암은 충북 단양군 대강면 사인암리에 위치한 단양팔경 중 네 번째 경관이다.
절벽의 형성은 흑운모 화강암이 판상 절리로 쪼개지며 생긴 것으로, 바위가 층층이 쌓인 모습이 마치 오래된 책장을 닮았다. 가을이면 이 바위 위로 단풍이 스며들고, 절벽 아래 남조천의 물빛이 더해지면서 계절의 색이 한층 짙어진다.
사인암 초입에는 고려 시대 창건된 암자인 청련암이 자리한다. 이곳은 조선 성종 때 단양군수 임재광이 고려 말 학자 우탁의 벼슬명인 ‘사인(舍人)’에서 따 이름 붙인 곳이다.
우탁은 이 일대에서 학문과 사색에 전념했다고 전해지며, 추사 김정희는 사인암을 “하늘이 내려준 병풍”이라 표현했다. 화가 김홍도 또한 이 절벽을 화폭에 담기 위해 1년간 머물렀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지금도 청련암 마당에서 바라보면 병풍 같은 절벽이 정면으로 펼쳐져, 자연 속에서 역사와 예술이 함께 숨 쉬는 장면을 감상할 수 있다.
단풍과 계곡이 만나는 가을 산책 코스
![]() 사인암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인암 일대는 청련암 주차장부터 사인암 본 절벽, 선암골 생태탐방로로 이어지는 길이 잘 정비돼 있어 산책과 탐방이 편리하다.
단풍 절정기는 10월 중순부터 11월 초로, 절벽의 갈색빛 바위와 붉은 단풍, 초록 소나무가 겹쳐져 색의 대비가 선명하다. 출렁다리가 설치된 구간에서는 계곡을 가로지르며 단풍과 물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사인암 전망데크에서는 절벽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계곡 건너편에서 바라보면 바위의 수직 구조가 병풍처럼 겹쳐져, 사진으로 담았을 때 입체감이 강하게 표현된다.
가을 햇살이 비칠 무렵이면 절벽 표면이 금빛으로 빛나고, 계곡 아래로 반사된 단풍빛이 물결처럼 흔들린다. 산책로는 왕복 30~60분 정도로 부담이 없으며, 가족 단위 방문객과 사진가들에게 인기 있는 코스다.
![]() 사인암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인암을 찾는 이들은 자연 풍경뿐 아니라 고즈넉한 청련암의 분위기에서도 가을 사찰 여행의 정취를 느낀다. 바위 아래에 자리한 작은 암자는 붉은 단풍잎 사이로 지붕이 살짝 보일 정도로 숲에 스며 있으며, 주변의 고요한 공기가 마음을 가라앉힌다.
계곡 물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낙엽이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걷다 보면, 이곳이 왜 단양팔경의 중심으로 불리는지 쉽게 이해된다.
청련암~사인암 구간을 따라 걷는 길은 자연과 문화유산, 그리고 가을 단풍이 한꺼번에 만나는 탐방로다. 단양 도심에서도 차량 접근이 편리하며, 인근에는 선암골 생태탐방로와 단양 맛집, 숙소 등이 밀집돼 있다. 사인암은 단풍철 단양의 상징적인 명소로, 계곡과 절벽, 사찰의 고요함이 함께 어우러진 가을 사찰 여행지로 손꼽힌다.
조혜연 기자 jo_hy@traveltime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