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4대 궁 하루만에 정복하기

[여행]by 트래비 매거진
​아주 오랜 기억이 있다.

서울에서 홀로서기를 앞둔 어느 날,

가장 먼저 궁으로 향했다.

역사를 품은 그곳에서는

무엇이든 정답을 알려줄 것만 같아서.

1909년에 완공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 대온실

창경궁 대온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경궁로 185 창경궁

창경궁

서울 4대 궁을 하루만에 돌아보기 위해 시작점을 창경궁으로 잡았다. 연계관람이 가능한 창경궁과 창덕궁은 엄밀히 말하면 아주 분리된 공간은 아니다. 성종 때 세 명의 대비(정희왕후, 안순왕후, 소혜왕후)를 모시기 위해 창경궁을 창건했고, 창덕궁의 모자란 주거공간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하면서도 별개의 독립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창경궁에는 다른 궁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유리로 둘러싸인 서양식 건물이 있다. 바로 대온실이다. 대온실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로, 일본인들이 순종 황제를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동물원과 함께 지은 곳이다. 따스한 목재와 곡선의 미가 살아 있는 전통 궁궐 건축 양식과는 대비되는 모양새다. 1909년 준공 당시만 해도 희귀했던 열대 식물 등을 만날 수 있으며, 일제강점기 아픈 역사를 간직한 채 궁궐 한 구석을 지키고 있다.

산책하기 좋은 춘당지

창경궁춘당지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경궁로 185

고즈넉하게 산책하기 좋은 연못인 춘당지도 있다. 춘당지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큰 연못은 왕이 궁궐 안에서 직접 농사짓는 의식을 행했던 곳이라고 한다. 야간개장 때 더욱 빛을 발하는데, 고궁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어둑어둑한 조명이 밤의 정취를 더한다. 창경궁의 정전인 명정전에서는 국왕의 즉위식, 과거시험, 궁중연회 등의 공식적 행사가 치러졌다.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1616년 재건되어 현존하는 조선 궁궐의 정전 가운데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왕비의 침전이었던 통명전

창경궁통명전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경궁로 185

창덕궁으로 향하는 길에는 왕비의 침전인 통명전이 있는데, 남향으로 지어진 넓은 전각에서 한 여름 잠시 더위를 식혀본다.

봄이면 홍매화가 흐드러지는 후원 입구

창덕궁 후원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경궁로 185 창경궁

창덕궁

함양문을 지나면 창덕궁 후원이 나온다. 창덕궁은 건축물과 자연과의 조화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후원 입구에는 인기 사진 스폿인 홍매화 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봄이면 흐드러지는 분홍빛 꽃잎이 만개하고, 바람에 흩날려 몽환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창덕궁 후원은 제한관람지역으로 시간별 입장인원이 제한된다. 사전 인터넷 신청을 하면 더욱 좋다. 해설사의 인솔 하에 후원 구석구석을 누비며 조선시대 왕이 된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창덕궁 인정전. 국보 225호

창덕궁 인정전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99

뜨거운 햇살에도 많은 이들이 창덕궁을 찾았다

창덕궁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99

인정전은 창덕궁의 정전이다. 효종, 현종, 숙종, 영조 등 조선 왕조의 여러 임금이 이곳에서 왕위에 올랐다. 밖에서 볼 때는 2층처럼 보이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천장이 높은 통층 건물로 웅장함을 자아낸다. 용상 뒤로 일월오악도라는 병풍이 있는데, 임금이 중앙에서 사방을 다스리고, 음양의 이치에 따라 정치를 펼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아빠, 공주님이 있어” 해맑은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한복을 대여하고 궁을 방문한 여성을 바라보며 진짜 공주님이라도 만난 듯 한껏 들떴다. 뜨거운 날씨에도 창덕궁을 찾은 이들과 함께 여유롭게 궁궐을 거닐었다.

연회가 펼쳐졌던 경회루

경복궁 경회루

서울특별시 종로구 사직로 161

궁 안의 궁 건청궁

경복궁건청궁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37

경복궁

서울의 중심 광화문으로 향했다. 우뚝 솟은 웅장한 문을 지나면 경복궁이 나온다. 태조 이성계가 한양으로 천도하며 창건하였고,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고종 때 중건되었다. 500여동의 건물을 갖춘 웅장한 모습이었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36동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원래 경복궁 뒤편에는 후원이 있었는데, 바로 지금 청와대가 있는 자리다.


경복궁은 옛 모습을 되찾기 위해 지금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경복궁을 거닐다보면 연못 안에 조성된 커다란 누각을 발견하게 된다. 국보 제224호인 경회루다. 외국 사신의 접대나 연회장으로 쓰였으며, 연못에서 뱃놀이를 하며 풍류를 즐기기도 했다고 한다.

저 멀리 국립민속박물관이 보인다

경복궁

서울특별시 종로구 사직로 161 경복궁

왕실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국립고궁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자로 12 국립고궁박물관

경복궁의 양 옆에는 두 박물관이 나란히 자리해 있다. 먼저 경복궁 내에서도 보이는 5층 규모의 높은 건물인 국립민속박물관이다. 이곳에서는 조선시대 한국인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상설전시관으로 들어서면 각자 생업에 임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소한 삶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1960~70년대 추억의 거리를 재현한 야외전시도 인기 스폿이다. 다방, 식당, 만화방, 사진관 등 여러 상점을 실물 그대로 재현해 가족에게 추억과 학습의 장을 선사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조선 왕실의 문화를 알리고 보존하는 조선 왕실 전문 박물관이다. 조선의 국왕, 궁궐, 왕실의 생활까지 궁궐과 왕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두 박물관은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 경복궁에 간다면 놓치지 말고 관람해볼 것. 배움은 여행을 더욱 생생하게 만들어준다.

덕수궁 석조전

덕수궁석조전서관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99

정전인 중화전

덕수궁중화전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99 덕수궁

덕수궁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99

덕수궁

4대 궁 투어의 마지막은 덕수궁이다. 서울시청 앞에 위치한 덕수궁은 4대 궁 중 가장 늦은 시간까지 방문이 가능하다. 어둑어둑 해가 질 무렵 찾아간 덕수궁은 어느새 조명이 하나 둘 켜져 있었다. 1895년 을미사변으로 신변의 위협을 느낀 고종이 이곳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덕수궁은 역사의 무대로 등장하게 된다. 1897년에 선포된 대한제국의 황궁이기도 하다.


하얀 외벽이 눈에 띄는 석조전은 1910년 완공된 덕수궁의 정전이다. 좌우대칭과 비례가 돋보이는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내부에는 접견실과 침실, 서재 등을 갖췄다. 2014년에는 ‘대한제국역사관’으로 거듭나 대한제국의 역사적 의미를 관람객들에게 전하고 있다. 낮에 덕수궁을 찾았다면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미술관에 들러 역사와 미술을 함께 즐겨도 좋다.


글 · 사진 이은지 기자​
2021.10.14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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