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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 ]

제주도민 스티브잡부가 강추하는 '표선 맛집' 3선

by트래비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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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잡부는 제주의 식당 전문 유튜버다. 매주 수요일이면 도내의 숨겨진 로컬식당을 발굴 영상을 업로드 하고 있다. 그의 소스는 제주 전역을 돌며 일하는 장비 및 건설 종사자들의 현실 경험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 만원을 전 후해서 먹을 수 있는 제주 토속음식과 생활 백반이 주류를 이룬다. 스티브잡부가 추천한 서귀포시 표선면 일대의 식당을 두루 살펴보고 그중 여행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3곳을 골라봤다.

세화리 광동식당 ‘두루치기’ 

제주도에는 세화리가 두 곳 있다.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와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리다. 두루치기를 기가 막히게 잘한다는 표선면 세화리의 광동식당을 찾았다.

한적한 시골 길가라는 입지환경 때문에 ‘장사가 될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식당은 외관에서 내부까지 노포의 향내가 진하게 풍겼다. 로컬식당인지 관광 식당인지 알아보는 방법은 주류 냉장고나 주방 앞쪽에 진열된 소주가 한라산인지를 확인하면 된다. 한라산이면 관광식당, 참이슬이 주를 이루면 로컬식당이다. 제주 현지민들의 그런 우스갯소리로 따져보니 광동식당은 로컬식당임이 분명했다.
1인에 9,000원 하는 두루치기를 주문하고 잠시 후, 양념에 재어진 고기가 세숫대야 크기의 양푼에 담겨 등장했다. 원하는 만큼 프라이팬에 올리란다. 주인아주머니의 배포에 짐짓 놀랐지만 태연한 척 고기를 덜기 시작했다. 일행은 3명이었지만 5인분 정도는 확보한 듯했다. 함께 버무릴 야채는 또 다른 양념과 함께 별도로 나왔다. 고기를 볶다가 막바지에 투하하니 맛있는 냄새가 후각을 자극해왔다.

양이 넉넉하면 음식 맛은 대부분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광동식당의 두루치기는 숙성된 고기의 육질이 뛰어나고 양념 친화력도 기대 이상으로 끈끈했다. 직접 온실 재배한 유채잎에 고기를 얹고 곰삭은 자리젓을 곁들여 먹으니 그 조화가 가히 환상적이었다. 고기를 다 먹고 나니 밥을 볶아 먹을 차례다. 무말랭이는 굵기에 따라 생기리, 중기리, 왕기리로 나뉜다. 가장 굵은 왕기리는 말리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버무릴 때도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왕기리가 들어간 볶음밥은 맛도 맛이지만 밥을 한술 먹을 때마다 아삭하고 씹히는 식감이 그만이었다.


광동식당은 무려 34년이나 이어온 노포다. 그 꾸준함에 마음속 별 하나를 추가로 부여했다. 단 2인 이상 주문이 가능한 점은 조금 아쉬웠다. 

광동식당

주소: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세성로 272 광동식당 

전화: 064-787-2843 

영업시간: 11:00~20:00 / 매주 수요일 휴무 

가격: 흑돼지두루치기 9,000원 흑돼지삼겹살 7,000원 순대 10,000원 

광동식당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세성로 272 광동식당

성읍리 정소암식당 ‘닭내장탕’ 

표선면 성읍리는 나름 지역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는 맛집이 많은 편이다. 이효리의 단골집이라는 옛날 팥죽집이 있는가 하면 아예 관광객은 손님으로 받지 않는 로컬전용 고기집도 있다.

정소암식당은 닭내장탕 전문 맛집이다. 물론 옥돔구이정식, 두루치기 등의 메뉴도 있지만 닭내장탕을 먹어보지 않고 식당의 내공을 함부로 평가해선 안 된다. 반찬은 무려 14가지다. 그중 도라지무침과 접시에 푸짐하게 담긴 꽃게장이 압권이다. 김치도 맛있다. 술을 곁들인다면 반찬으로만 반병은 비울 수 있을 정도다.

드디어 닭내장탕이 나왔다. 고추장 베이스다. 칼칼한 맛이 입맛을 서서히 끌어낸다. 최소 다섯 숟가락 이상 연거푸 국물을 떠먹어야 그 깊은 맛의 경지를 이해할 수 있다. 탕 속의 노른자는 닭이 뱃속에서 품고 있던 것이다. 계란과는 달리 찰지다.


빨간 국물을 헤치고 염통, 근위, 염통, 허파 등 닭의 내장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부위별로 모양은 다르지만, 어느 하나 거슬리는 것이 없다. 쫄깃함으로 대동단결했다. 양도 꽤 많다. 닭내장탕은 손님의 요구에 따라 맵기를 조절해 준다. 보통 맵기로도 땀이 난다. 딸과 함께 가게를 운영한다는 주인아주머니의 내공은 성읍에서만 닭내장탕으로 30년이다. 

정소암이란 영주산 주변을 돌아 흐르는 천미천 깊은 계곡의 너럭바위를 일컫는 말이다. 조선시대 정의현 현감이 기생들과 함께 꽃놀이를 즐기던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주인아주머니의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놀이터이기도 하다. 닭내장탕은 1인 주문이 가능하며 가격은 만 원이다. 밥은 얼마든지 무료로 추가해 먹을 수 있다.


정소암식당 

주소: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서성일로 21 

전화: 064-787-0928 

영업시간: 매일 10:00~15:00 

가격: 닭내장탕 10,000원 순대내장탕 8,000원 김치찌개 8,000원 두루치기 8,000원 

정소암식당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서성일로 21 

가시리 가시식당 ‘몸국’ 

가시식당은 제주를 좋아하는 여행자들에게 비교적 많이 알려진 식당이다. 10여 년 전 제주에 사는 지인을 따라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 고기 맛에 더불어 무료로 제공되던 몸국 맛에 반해 네다섯 그릇을 연거푸 비웠던 기억이 있다. 그 시절 가게 한편에서 돼지고기를 썰고 있던 사장님은 지금도 한결같은 모습이다.

사실 가시식당의 기본은 돼지고기다. 예로부터 가시리는 제주에서도 돼지가 맛있기로 소문난 지역이었다. 돼지는 썰기 방법에 따라 맛의 수준이 달라지는데 가시식당은 그런 돼지를 가장 잘 다루는 식당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생고기, 순대, 두루치기 등 모든 메뉴가 다 맛있는 까닭이다.
오래전 제주에서는 큰일을 치를 때 돼지를 잡는 풍속이 있었다. 마당 한 구석에 불을 피우고 돼지 덩어리들을 삶아낸다. 익은 고기는 건져내서 도감이라 불리는 이가 도마에 올려놓고 넓적하게 썰어 배급했다. 그것이 돔베고기다. 그리고 돼지 삶은 국물에 고사리를 넣으면 제주식 육개장이 되고 모자반을 넣으면 몸국이 만들어졌다. 몸국은 메밀 베이스다. 걸쭉하고 배지근한 국물에 싱싱한 모자반이 들어가면 금상첨화다.

가시식당의 몸국에서는 고기와 순대가 적잖이 들어간다. 그 비율이 적당해 느끼하지 않으면서 배를 든든히 채워준다. 그 때문에 술을 부르기도 한다. 가시식당은 유명세를 치렀을 법도 하지만 언제나 한결같다. 묵묵한 성의가 만들어 내는 맛, 제주를 오갈 때마다 가장 그립다.


가시식당

주소: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로565번길 24 중앙슈퍼 

전화: 064-787-1035 

영업시간: 08:30~20:00(브레이크타임 15:00~17:00), 매달 2, 4번째 일요일 정기 휴무 

가격: 두루치기 9,000원 수육한접시 15,000원 순대백반 9,000원 순대한접시 10,000원 

가시식당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로565번길 24 중앙슈퍼 

글·사진 김민수(아볼타) 트래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