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호, 걸으면서 즐기는 항구 소도시 여행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 일대는 도보 여행의 새로운 명소로, '뚜벅아 라면 묵호 갈래' 프로그램을 통해 골목과 시장을 탐방하며 바다를 보며 라면을 즐길 수 있다. 개별 포토투어와 단체 투어로 나뉘며, 묵호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명소와 맛있는 지역 음식을 경험할 수 있다.
![]()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묵호항 풍경 |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 일대는 최근 도보 여행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에서 KTX로 2시간 30분이면 도착하는 이곳은 골목과 시장, 전망대, 로컬 숍까지 모든 볼거리가 걸어서 30분 거리 안에 자리한다. 차 없이도 하루가 알찬 여행지, 묵호의 매력을 제대로 경험하려면 동해 DMO가 운영하는 '뚜벅아, 라면 묵호 갈래?' 프로그램을 눈여겨볼 만하다.
'뚜벅아, 라면 묵호 갈래?' 프로그램
![]() '뚜벅아 라면 묵호 갈래'의 시작점인 묵호역 |
‘뚜벅아, 라면 묵호 갈래?’는 묵호 골목을 걸어서 둘러보고, 마지막엔 바다를 보며 라면을 끓여 먹는 투어 프로그램이다. 개별 자유여행 형태의 포토투어와 가이드가 동행하는 단체 투어로 나뉜다. 개별 포토투어는 참가자가 자유롭게 코스를 돌며 주요 지점에 놓인 카메라를 활용해 촬영하고, 인쇄된 사진을 스탬프 북에 붙여 완성하는 방식이다.
단체 투어는 묵호의 주요 명소를 함께 둘러보며 마을 곳곳에 놓인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참가비는 두 프로그램 모두 1인 1만 원이며, 동해 DMO 홈페이지(www.dhdmo.com)에서 예약할 수 있다.
![]() 여행책방 '잔잔하게'에 설치된 카메라 |
![]() 향기 관련 굿즈가 많은 바나나스테이션 |
개별 포토투어의 동선을 따라가 보자. 스탬프 북에 소개된 장소만 찾아간다 해도, 묵호의 매력을 빠짐없이 만날 수 있다. 묵호역에서 시작해 첫 번째로 들를 곳은 '바나나스테이션' 또는 '잔잔하게'다.
개별 포토투어 참가자들은 바로 이 두 곳에서 스탬프 북을 수령할 수 있다. ‘바나나스테이션'은 묵호의 분위기를 향으로 표현한 디퓨저와 향수를 판매하는 공간 겸 카페다. 책방 '잔잔하게'는 여행과 로컬을 주제로 책을 큐레이션하는 독립 서점으로, 묵호 여행 팁도 얻을 수 있다.
스탬프 북을 받고 각 매장에 놓인 주황색 카메라를 이용해 사진을 찍었다면, 다음 목적지로 향할 차례다. 동해시립발한도서관 앞에 자리한 ‘연필뮤지엄’이다. 국내 최초 연필 전문 박물관으로 전 세계에서 수집한 3,000여 종의 연필을 전시하고 있다.
흑연이 연필이 되는 과정부터 유명 작가들이 애용한 연필까지, 작은 필기구에 담긴 방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연필에 관심이 없더라도 방문할 만한 여지는 충분하다. 4층 카페 '해당화가 곱게 핀'에서 묵호 일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 과거의 영광을 엿볼 수 있는 발한삼거리 일대 |
![]() 옛 묵호검역소를 리모델링해 만든 갤러리 바란 |
![]() 지역 내 예술가들의 작품이 전시되는 갤러리 바란 |
동선은 자연스럽게 묵호항이 있는 마을로 이어진다. 발한삼거리 주변은 한때 묵호에서 가장 번화한 동네였다. 길거리에서 만나는 개마저도 지폐를 물고 다녔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부유한 사람들이 많았다.
탄광이 쇠퇴한 이후로 예전의 풍경은 많이 사라졌지만 오래된 건물과 간판, 골목의 결은 그대로 남아 있다. 뒷골목으로 들어가면 옛 묵호검역소 건물을 리모델링해 만든 지역 미술관 ‘갤러리 바란’도 찾아볼 수 있다.
![]() 여전히 지역 주민들이 식료품을 사고파는 동쪽바다중앙시장 |
![]() 굿즈숍이 많은 동쪽바다중앙시장 청년 |
'동쪽바다중앙시장'은 묵호항 개항과 함께 형성된 전통시장이다. 아직도 주민들이 실제로 장을 보는 생활 시장으로, 지역 수산물과 농산물, 주전부리를 만날 수 있다. 시장 근처의 청년몰 '싱싱스'는 청년 창업가들의 실험 공간이다. 이곳의 '111호 프로젝트'는 LP를 들으며 쉬어갈 수 있는 굿즈숍으로, 사진을 활용한 제품과 로컬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 논골담길 정상부에 자리한 묵호등대 |
![]() 덕장 풍경이 그려진 벽화 |
![]() 묵호의 옛풍경이 그려진 논골담길 벽화 |
시장과 청년몰을 지나면 묵호의 시그니처 명소인 '논골담길'로 향한다. 항구 뒤편 언덕 마을의 좁은 골목길은 예전에 질퍽한 흙길이어서 '논골'이라 불렸다. 지금은 계단과 좁은 골목을 따라 오르면서 묵호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벽화마을이 되었다.
'남편과 마누라 없인 살아도 장화 없이 못 산다’라는 문구와 함께 놓인 장화 화분, 오징어와 명태를 나르던 지게 그림 등이 골목 곳곳을 채운다. 꼭대기에는 묵호항을 오가는 배를 안내하는 묵호등대가 오랜 세월 자리를 지키고 있다.
![]() 영화 '봄날은 간다' 촬영지 삼본 아파트 |
논골담길에서 내려와 10분쯤 걸으면 영화 '봄날은 간다'의 촬영지 '삼본아파트'가 나타난다. 이 허름한 6층 아파트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영화 속 모습 그대로다. "라면 먹을래요?"라는 이영애의 명대사가 탄생한 곳이자, 유지태가 이영애에게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고 애절하게 물었던 계단이 바로 여기에 있다.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는 곳이므로 조용히 관람하는 매너는 필수다.
![]() 덕장 시설 너머로 펼쳐지는 묵호항, 바다풍경 |
![]() 덕장 마을 입구에 자리한 '문화팩토리 덕장' |
![]() 자동조리기를 이용해 스스로 끓여먹는 라면먹기 체험 |
투어의 마지막 목적지는 덕장마을이다. 이른바 ‘묵호태’라 불리는 황태를 생산하는 마을로, ‘문화팩토리 덕장’이 이곳에 자리한다. ‘라면 먹기 체험’은 여기서 이루어진다. 1층 카페테리아에서 체험 신청을 확인하고 라면 키트를 받으면, 라면과 함께 문어나 묵호태 보푸라기 같은 지역 해산물 토핑이 랜덤으로 제공된다.
2층 취식존은 묵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테라스 형태로 되어 있다. 자동 조리기로 라면을 끓이고, 해산물 토핑을 올린 후,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테라스에서 여유를 즐겨 보자. 평범한 라면이지만, 이 풍경과 함께라면 특별한 한 끼가 된다. 체험은 오후 6시까지 가능하니, 늦어도 오후 5시 이전에는 도착하는 편이 안전하다.
묵호의 또 다른 명소,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 도깨비골의 밤 풍경 |
![]() 바다 위를 거닐어볼 수 있는 해랑전망대 |
![]() 바다로 향해 뻗은 스카이워크 전망대 |
![]() 짜릿함을 선사하는 스카이사이클 |
![]() 하늘과 맞닿은 듯한 스카이워크 전망대 |
논골담길 옆에 조성된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는 묵호를 찾는 여행자들에게 색다른 스릴을 선사한다. '도째비'는 도깨비의 강원도 방언으로, 옛날 이곳에서 도깨비불이 자주 목격되었다는 전설에서 유래했다.
2021년에 개장한 이곳은 해발 59m 높이에 설치된 유리 바닥 스카이워크가 하이라이트다. 스카이워크 외에도 공중에서 페달을 밟으며 바다 위를 달리는 듯한 '스카이 사이클', 원통형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자이언트 슬라이드' 등 액티비티가 마련되어 있다. 길 건너 바닷가로는 바다 위를 거닐어볼 수 있는 ‘해랑전망대’가 조성되어 있다.
- 주소 :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시 묵호진동 2-109
- 문의 : 070-7799-6955
- 홈페이지 : https://www.dh.go.kr/tour/selectTourCntntsWebView.do?key=1620&ctgryNo=4&tourNo=53
묵호에서 꼭 먹어봐야 할 메뉴로는 문어를 활용한 중화요리가 첫손에 꼽힌다. '거동탕수육’은 문어탕수육과 문어짬뽕을 내세우는 식당이다. 문어탕수육은 쫄깃한 문어의 식감과 바삭한 튀김옷, 달콤한 소스의 조화가 일품이다. 문어짬뽕은 진한 해물 육수에 통통한 문어가 듬뿍 들어가 있어 시원하면서도 얼큰한 맛이 특징이다.
강원도 영동지방의 향토 음식인 장칼국수도 묵호의 명물이다. '오뚜기칼국수'는 할머니 세 분이 운영하는 노포로, 최근 TV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장칼국수는 일반 칼국수와 달리 고추장을 베이스로 한 걸쭉한 국물이 특징이다.
<당일 여행 코스>
어달해수욕장 → 뚜벅아! 라면 묵호 갈래? →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 논골담길 → 묵호항수변공원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천곡황금박쥐동굴 → 무릉별유천지 → 동해무릉건강숲 → 삼화사
둘째 날 / 어달해수욕장 → 뚜벅아! 라면 묵호 갈래? →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 논골담길 → 묵호항수변공원
<여행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동해 DMO / 동해문화관광재단 : www.dhdmo.com
- 동해 관광 안내 : www.dh.go.kr/tour
-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 dctf.or.kr
○ 문의전화
- 동해문화관광재단(동해 DMO) 033)532-9554
-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070)7799-6955
- 문화팩토리 덕장 0507)1490-3424
○ 대중교통 정보
[기차] 서울-묵호, 서울역에서 묵호행 KTX 이음 하루 4회 운행, 약 2시간 30분 소요, 묵호역 하차 후 도보 이동
[버스] 서울-동해,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동해행 하루 18회 운행, 약 3시간 소요, 동해시종합버스터미널 하차 후 시내버스(101·102·111·121·131·132·133·141·151·152·153·154·155·161·162·171·21-1·21-2·21-3·21-4·21-5·312·313) 승차 → ‘묵호역앞·동해프라자’ 또는 ‘묵호역’ 정류장 하차. 약 8~12분 소요, 요금 약 1,700원. 첫차 06:51, 막차 22:25, 배차 간격 약 7분.
○ 자가운전 정보
동해고속도로 동해톨게이트 진출 → 동해IC에서 ‘동해’ 방면으로 진행 → 부곡삼거리에서 ‘묵호항, 해양경찰서’ 방면으로 우회전 → 부곡사거리에서 ‘망상해변, 망상IC’ 방면으로 좌회전 → 묵호역
○ 숙박정보
- 뉴동해관광호텔 : 평릉길, 033)533-9215
- 망상오토캠핑리조트 : 동해대로, 033)539-3600
- 등대오름길민박 : 일출로, 033)535-1717
○ 식당정보
- 거동탕수육 : 문어탕수육, 일출로, 033)532-4778
- 오뚜기칼국수 : 장칼국수, 일출로, 033)532-3868
- 묵호떡볶이 : 떡볶이, 해안로, 070)4027-3735
○ 주변 볼거리
논골담길, 동쪽바다중앙시장·싱싱스,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해랑전망대, 어달해변, 망상해변, 천곡동굴, 무릉별유천지
※ 위 정보는 2025년 10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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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김정흠 여행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