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한 일상탈출! 신나는 모험의 세계로

[여행]by 대한민국 구석구석
억울했다. 대학 가면 꼭 배낭여행을 떠나고 싶었는데, 모꼬지조차 한 번 못 갔다. 교수님도 동기도 사각형 모니터를 통해 만났다. 오월의 초록보다 푸르고 시월의 단풍보다 화려할 줄 알았던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는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넋두리를 듣던 형이 “답답할 때는 하늘이지. 한번 날아보지 않을래?”라며 어깨를 툭 쳤다. 모험을 찾아 충북으로 떠나는 길, 잠자던 심장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다.

하늘을 향해 뛰어봐… | 청풍호 번지점프​

하늘 속으로 점프. 몸과 마음의 먼지가 탈탈 털어진 기분이다. / 62m 높이의 번지점프. 공포영화보다 더 아찔하다.

번지점프를 하고 나면, ‘해냈다’는 뿌듯함이 든다. 점프 후 다시 공중에 오를 때도 스릴 넘친다.

바이킹처럼 허공을 스윙하는 빅스윙. 청풍호를 향해 한 마리 새처럼 날아간다. / 번지점프대에서 내려다본 청풍호 모습. 한 폭의 그림이다.

번지점프대에 섰을 때, 가장 아찔하다. 하늘과 호수를 보고 풍덩. /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때 나타난 풍경. 외마디 비명이 저절로 나온다.

청풍호를 바라보며 시원하게 내려가는 짚라인.

물건을 맡겨놓을 수 있는 사물함이 있다. / 청풍랜드에 우뚝 서 있는 복합멀티타워. 번지점프와 빅스윙, 이젝션시트 등 3가지 액티비티를 체험할 수 있다.

첫 목적지는 충북 제천. ‘내륙의 바다’라는 별명을 가진 청풍호 주변에는 아드레날린을 폭발시켜줄 다양한 레포츠가 기다리고 있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번지점프였다. 레포츠 전문 업체인 청풍랜드에서 점프 전에 안전교육을 받았다. 스르르 하늘 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나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났다. 눈앞에는 하얀 뭉게구름이, 발밑에는 푸른 호수가 펼쳐졌다. 온몸은 떨고 있는데, 풍경은 천국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62m 높이가 실감났다. 주차장에 있는 차는 장난감처럼 보이고, 사람들은 개미만큼 작게 느껴졌다. 이 긴장감, 애절함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쓰리, 투, 원. 순간이었다. ‘으아악’ 소리를 지르며 몸을 던졌다. 통쾌했다. 몸과 마음에 있던 먼지가 탈탈 털리는 듯했다.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해방감이랄까. 줄에 매달려 번지점프대 아래에 있는 보트에 내렸을 때, 해냈다는 뿌듯함과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쁨이 온몸에 사르르 퍼졌다.


번지점프를 하고 나니,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음악도 들리고 호수 위 162m까지 솟아오르는 분수도 보였다. 그냥 가긴 아쉬웠다. 마침 그때,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빅스윙이 손짓했다. 반원을 그리며 바이킹처럼 허공을 스윙하는 기구였다. 형과 나란히 매달려, 손을 번쩍들고 하늘 위로 날았다. 내친김에 집라인까지 도전했다. 번지점프와 빅스윙을 하고 난 뒤라 집라인은 다소 심심했지만, 멋진 청풍호를 향해 미끄러지는 기분은 그만이었다.

노 젓다 보면 자연 속으로… | 청풍호 카약​

카약을 타기 위해 내려간 선착장 풍광. 산과 호수가 어우러져 평화롭다. / 카약은 양날 노를 사용하는 수상 레저 스포츠로, 별다른 동력이 필요하지 않다.

알록달록한 배가 여행자를 기다린다. / 천천히 노를 저으며 들어가면, 자연에 녹아드는 기분이 든다.

대나무 순이 솟아오른 것 같다고 해서 ''옥순봉''(玉筍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카약을 타고 가면, 유람선에서보다 더 가까이 옥순봉을 볼 수 있다. / 파란 숲과 대조를 이루는 옥순대교. 이곳은 청풍호 카약 즐기기의 시작과 끝이다.

청풍호 주변에는 기암괴석이 즐비해, 카약 타는 즐거움이 배가 된다. / 노를 젓다 보면, 청풍호와 하나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

에너지를 채워 준 산마루의 곤드레 밥. 제천의 산과 들에서 난 식재료를 이용한 반찬도 맛깔나다.

다음 날은 새벽에 일어났다. 청풍호에서 카약을 타기 위해서다. 카약은 양날 노를 사용하는 수상레저 스포츠로, 동력 없이 움직인다. 청풍호에서 즐기는 카약이 특별한 이유는 봉우리가 죽순처럼 돋아난 옥순봉과 거북이를 닮은 구담봉 등 동양화 한 폭을 감상하는 듯한 풍광이 있기 때문이다. 청풍호 카약은 특별히 여자친구가 추천했다. 잔잔한 물 위에서 노를 젓다 보면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 카약을 타면 가지런해진다고도 했다.


“노와 수면의 각도를 직각으로 만드는 게 중요해요. 그래야 물이 밀리거든요. 앞에서 뒤로, 끝까지 밀어주는 것도 잊지 말고요.” 간단한 설명을 듣고 카약에 올랐다. 왼쪽으로 물길을 따라가니 옥순대교가 나타났다. 시간이 갈수록 회색빛 하늘도 파랗게 열리기 시작했다. 걱정도 시나브로 사라지고 편안함이 서서히 밀려왔다. 옥순봉이라는 이름은 퇴계 이황이 붙였다. 깎아지른 절벽이 비 온 뒤 솟은 대나무 순을 닮았다며 ‘옥순봉(玉筍峰)’이라 했다. 힘 있는 바위의 선이 인상적인 김홍도의 <옥순봉도(玉筍峯圖)>도 떠올랐다.

숲 속에서 즐기는 짜릿함… | 증평 익스트림 루지​

익스트림 루지 탑승을 위한 리프트 입구에 있는 표지판. 140cm 이상만 단독으로 루지에 탑승할 수 있다.

익스트림 루지를 타러 가기 위해서는 주차장에서 셔틀을 타고 이동한다. / 익스트림 루지 탑승장 입구. 울창한 숲으로 초대받은 기분이 든다.

매표소도 깜찍하다. 매표소 건물 위에는 식사와 음료를 즐길 수 있는 푸드코트가 마련돼 있다. / 헬맷은 필수. 크기별로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알록달록한 루지가 재미를 더한다. / 원하는 색의 루지를 고른 후, 간단한 조작법을 배우고 있다.

출발은 천천히. 커브가 나타나고 속도가 더해지면, 스릴과 재미도 배가 된다. / 스릴 넘치는 인코스를 신나게 달리고 있는 사람들.

1.5km에 달하는 아웃코스를 마치고 들어오고 있다.

마지막 액티비티를 위해 증평의 복합레저시설 블랙스톤 벨포레로 향했다. 이곳은 2019년 8월에 문을 연 관광지로, 나무가 터널처럼 우거진 길 사이에서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익스트림 루지를 이용할 수 있다. 탑승 전 두 가지 코스를 선택할 수 있는데, 스릴을 느끼고 싶다면 인코스로, 풍경을 즐기로 싶다면 아웃코스를 고르면 된다.

마침내 헬멧을 쓰고 리프트에 올랐다. 비명을 지르며 빠르게 달리는 이들을 내려다보니 덩달아 신이 났다. 공간을 울리는 빠른 템포의 음악도 흥겨움을 더했다. 루지는 집라인이나 번지점프와 달리 속도를 직접 조절할 수 있다. S자 곡선 길을 따라 핸들을 돌리며 달리다보니 마음이 후련해졌다. 피톤치드 가득한 숲속을 가르며 질주하는 기분은 상쾌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1.5km 코스가 끝났다.

하늘에서 즐기는 공중산책… | 단양 패러글라이딩​

단양시내를 내려다보며 공중산책을 즐기는 패러글라이더. / 하늘을 두둥실 떠다니는 패러글라이더를 담고 있는 여행자.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한 카페 산에서 내려다 본 모습. / 두산 활공장에는 카페 옆에 활공장이 있어, 패러글라이딩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파도처럼 넘실거리는 산을 감상하고 있는 패러글라이더. / 카페 산 안에서 패러글라이딩 관련 영상을 보고 다양한 제품도 구경할 수 있다.

패러글라이딩 상품을 상담하는 공간으로, 녹색이 시원하다. /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두산 활공장. 신선하고 재미있는 에너지가 넘친다.

패러글라이딩 경험이 없어도, 누구나 체험 패러글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 패러글라이딩에 앞서, 안전 장비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있다.

단양은 자타공인 우리나라 패러글라이딩 메카다. 패러글라이딩은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스포츠라 날씨가 중요한데, 단양은 소백산맥이 비구름과 강한 바람을 막아줘 연 300일 이상 비행이 가능하다. 단양에는 두산과 양방산 활공장이 있다. 젊은이가 많이 찾는 곳은 두산 활공장. 패러마을과 패러일번지 등 10여 업체가 자리하고 있다. 유명한 카페 산도 이곳에 있어, 커피 한 잔을 즐기며 그림 같은 풍광과 패러글라이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본격적으로 하늘을 날 시간. 하나, 둘, 셋 하는구호와 함께 발을 힘차게 굴렸다. 캐노피가 하늘에 펼쳐지고 어느새 허공을 달리고 있었다. 두둥실 하늘에 뜨고 나니 새가 된 기분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자, 두려움이 사라졌다. 손으로 바람도 만지고 하늘도 느꼈다. 사방 막힘없는 하늘 위를 어슬렁거렸다. 공중산책이라고나 할까. 살랑살랑 바람을 느끼며 주변 산을 둘러봤다. 첩첩으로 이어진 산이 파도처럼 다가왔다. 산은 속도가 다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천천히 바라보며 누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속삭였다. 자연과 한 몸이 된 이 순간을 오래 기억해야지 싶었다.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 X SRT매거진 채지형(여행 작가)​
2021.04.2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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