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관리 잘하는 사람들이 왜 재무상담을 할까?

『3인 가족 재테크 수업』을 펴낸 이천 저자

외동을 키우는데, 왜 돈이 안 모아질까?

건물주가 아니어도, 월급이 많지 않은 평범한 부모도 적절한 돈관리를 하면 아이와 행복해질 수 있어요.

부모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지원은 무엇일까? 폭넓은 세상 경험? 명문대 입학시켜 주기? 아이 결혼할 때 아파트 한 채? 완벽한 영어 교육? 해주면 좋은 것들이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실현하기는 불가능하다. 부모의 삶도 힘들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모들이 이 허상을 자녀에게 선물해주고자 많은 시간과 돈을 허공에 뿌린다. 아이가 하나라 가족끼리 결속력도 크지만 리스크도 안고 있는 3인 가족. 이 단출한 3인 가족이 견고하고 영속적인 행복을 이어갈 수 있는 재무 전략은 따로 있다. 출간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재테크 분야 스테디셀러로 자리잡고 있는 『내 통장 사용설명서』의 이천 저자가 『3인 가족 재테크 수업』을 썼다. 이천 저자는 대한민국 1세대 재무설계 전문가로 수많은 3인 가족과의 상담을 바탕으로 3인 가족이 반복하게 되는 함정과 반드시 준비해야 할 재무 이슈 자녀교육비, 내집마련, 노후준비를 바탕으로 3인 가족의 행복을 만들어갈 재무 설계 방법을 밝힌다.

 

가족의 형태는 많은데 왜 3인 가족을 대상으로 한 책을 쓰셨는지 궁금합니다.

 

2009년 『내 통장 사용설명서』 책을 냈을 때 저를 찾아오는 독자들은 대체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직장인들이 대부분이었어요. 신입사원도 정말 많았고요. 그때 상담을 해온 분들과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데요, 이분들이 나이가 들어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시기가 됐어요.

 

제가 서울에 회사가 있다 보니 아무래도 서울, 경기권 독자들이 많아서 상담을 하다 보면 대체로 3인 가족이 많았습니다. 맞벌이 부부들이 많아서 그런지 둘은 도저히 못 키우겠다고 하세요. 아이 한 명 키우면서 넉넉하게 살고 싶은데, 막상 넉넉하게 키우는 게 쉽지 않은 거에요. 매일 회사 갔다 퇴근하고 아이 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고, 인터넷쇼핑을 달고 살더라고요. 아이 재우고 나면 배달음식으로 저녁을 때우고요. 남들 시키는 것, 먹이는 것 이것저것 사고 쓰며 살다가 문득 지출이 너무 커져서 놀라서 저를 찾아오시더라고요. 상담을 하며 조언해주는 내용과 또 상담하며 들은 이야기들을 저만 알고 있기에는 아까웠습니다. 그래서 책으로 펴내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낳은 후 부부들은 어떤 변화를 맞게 되나요?

 

아이를 낳으면 친지들과 주변에서 용돈이 좀 들어와요. 나라에서도 출산지원금과 양육수당을 주기도 하고 병원비도 나라에서 어느 정도 지원해줘요. 하지만 일단 예전보다 아이를 키우는 기본 지출이 커졌어요. 카시트도 40~50만 원에 젖병소독기, 청소기에 요즘 아이 키우는 집은 빨래건조기도 필수더라고요. 산후조리원, 산후도우미를 예약해 놓으면 돈이 400~500만 원은 우습게 나가거든요. 거기에 집도 좁은 것 같고 차도 작은 것 같고 돈 쓸 일이 첩첩산중이에요. 예전처럼 주위에서 아이용품을 물려받기 힘들어 지기도 했고 아이 낳은 부부가 써야 할 돈이 예전보다 훨씬 커졌어요.

 

아이가 생겨서 기쁘긴 한데 곧 아이가 태어날 생각을 하면 돈 생각에 답답해 합니다. 거기에 가장 중요한 것, 아이를 낳으면 가계 수입은 반드시 줄어들어요. 아내의 휴직 때문이죠. 휴직급여를 받긴 하지만 휴직 중에 둘째가 생기는 경우도 있고, 어린 아이를 남의 손에 맡기기 어려워 직장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아요. 아이를 낳으면 가계 수입이 줄어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신혼 때처럼 돈을 쓰다가 어려움에 처한 경우를 많이 보게 돼요. 신혼 때 새 아파트를 분양 받아놓고 갑자기 아이가 생겨 상환 계획이 틀어지기도 해요. 아이가 태어난 이후 돈 관리는 전혀 달라지게 되죠.

 

책에서 부모들에게 ‘대학학자금’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대학생이나 신입사원 재테크 강의를 나가면 젊은 친구들을 만납니다. 그런데 이 친구들 빚이 이 삼천 만 원씩 있는 거예요. 학자금 대출이죠. 빚을 지고 졸업을 하는데, 취업도 쉽지 않아 숨이 턱턱 막힌다고 해요. 이 친구들이 차라리 부모님이 어릴 때 바이올린이나 영어학원 같은 데 쓴 사교육비를 아껴서 대학등록금을 내주셨으면 좋았을 거라고 말하더라고요.

 

아이가 17세가 되기 전까지 돈을 모아둬야 합니다. 아이가 17세, 고등학생이 되기 전까지는 집에 돈이 있는 시기예요. 그런데 많은 가정에서는 해외여행을 가거나 비싼 사교육을 시키죠. 그런데 많은 부모들과 상담을 해보면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는 유치원 때 쓴 사교육비를 아까워하고 중학생 학부모는 초등학교 시절 쓴 사교육비를 아까워합니다. 사교육비를 아껴야 해요. 특히 외동아이를 키우는 부부는 과잉지출이 많아지고 사교육비 비중이 높아요.

 

자녀가 17세가 되는 나이는 부모가 대체로 50세가 넘을 때입니다. 고용이 불안정해지는 시기입니다. 언제 회사를 그만둬야 할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시기인 거죠. 유명한 사람들이 방송 같은 데 나와서 회고하기를 집이 원래는 잘 살았는데 고등학교 때 집이 어려워져서 힘들게 살았다는 말을 하잖아요. 이게 몇몇 사람의 불운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겪는 재무 사이클입니다.

요즘 아이 데리고 해외여행도 많이 가잖아요.

 

해외여행에 익숙한 세대가 아이를 낳았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 여행도 많이 다녀오고, 아이가 돌이 지나면 많이들 다녀오더라고요. 다녀오는 것은 좋아요. 하지만 돈을 모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면 해외여행은 줄일 필요가 있어요. 한 번 나갔다 오면 300만 원이 훌쩍 넘어요. 아이 여행준비물에 면세쇼핑, 좋은 호텔에서 묵고 오면 좋은 추억은 남겠지만 글쎄요. 저는 아이가 어릴 때 다녀오는 해외여행은 부모만족이라고 생각합니다.

 

3인 가족이 돈을 모을 수 있는 3번의 골든에이지가 있다고요.

 

네. 이 세 번의 골든에이지에 소비를 줄이고 돈을 모아야 합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그리고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이 세 번의 골든에이지예요. 이 이후에는 지출이 커지기 때문에 엄청난 성공을 거두지 않은 이상 대부분에 가정에서 돈을 모으기 힘든 시기입니다. 사교육을 전혀 안 시킬 수는 없어요. 그렇지만 맹목적으로 시키는 사교육은 금물입니다. 사교육은 하면 할수록 시킬 게 눈에 보입니다. 그래서 원칙에 맞게 적절히 조절할 수 있어야 해요.

 

부부가 돈 이야기만 나오면 싸운다는 내용도 재미있었어요.

 

많이들 싸우세요. 처음 본 제 앞에서도 싸우는 부부들이 많은데 부부끼리만 있을 때는 얼마나 싸울지 걱정이 되더라고요. 한국의 많은 부부들이 돈 이야기를 하는 데 서툴러요. 돈을 많이 썼으니 아껴야겠다고 얘기를 꺼내는데 한두 마디 나누다 감정을 건드리는 얘기가 나오거든요. 지금 내가 돈 적게 벌어온다고 화내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고 돈 이야기, 살림 이야기, 각자 친정이나 시댁 이야기 나오다 보면 크게 싸우는 거죠. 그런 상황이 몇 번 반복되다 보면 나중에는 돈 이야기를 안 하게 돼요.

 

돈은 사람을 상처주기 쉽게 하는 주제예요. 돈은 잘 벌어도, 못 벌어도 부족하거든요. 그래서 책에 제가 책에 “부부 재무대화 10계명”을 실었어요. 제가 수많은 부부들의 싸움을 목격하고 중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내용이니 꼭 읽어 보셨으면 해요.

 

마지막으로 3인 가구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요?

 

요즘 같은 시대에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 것 자체가 큰 용기를 낸 것입니다. 일과 양육을 병행할 수 없다는 두려움, 양가 부모님이 자녀를 돌 봐줄 수 없음에도 아이를 낳기로 결정한 부부들에게 응원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꼭 겪게 되는 재무 문제들이 있습니다. 미리 꾸준히 준비하면 적은 돈으로도 큰 어려움 없이 이겨낼 수 있을 겁니다. 무엇을 시작하기에 제일 빠른 시점이 오늘 입니다. 육아는 장기전입니다. 이 장기전에 재무계획도 함께 세워서 아이의 성장에 든든한 밑받침을 세웠으면 좋겠습니다.

이천

 

1세대 재무설계 전문가다. 경제 호황기 시절 우후죽순 재무설계회사들이 생길 때도, 또 불황이 닥쳐 너도나도 문을 닫을 때도 흔들리지 않는 원칙을 바탕으로 우직하게 자리를 지키며 많은 상담자들의 자산을 20년 넘게 안정적으로 지키며 불리는 과정을 함께 하고 있다.

 

신입사원부터 주부, 프리랜서, CEO까지 거의 모든 직업군의 자산관리를 하고 있다. 평범하고 성실한 다수의 사람들이 재무설계를 통해 돈 걱정을 덜고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대박이나 고수익, 한방은 결국 화를 부르게 된다는 무수한 사례를 피부로 체감하며 성공하는 재테크는 경제 지식을 갖추고 자신의 가치를 높이며 시간의 힘을 믿으면서 돈을 꾸준히 불려나가는 데 있음을 강조한다.

 

현재 (주)희망재무설계 대표다. 개인 재무설계 상담과 기업체 및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 강의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내 통장 사용설명서』, 『결혼과 동시에 부자되는 커플리치』, 『왜 내 월급은 통장을 스쳐가는 걸까?』, 『90일만 쓰면 부자되는 가계부』 등이 있다.

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3인 가족 재테크 수업

이천 저 | 세이지(世利知)

 

3인 가족이 반복하게 되는 함정과 반드시 준비해야 할 재무 이슈 자녀교육비, 내집마련, 노후준비를 바탕으로 3인 가족의 행복을 만들어갈 재무 설계 방법을 밝힌다. [도서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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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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