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중국에는 젊은 부자가 많을까?
『중국의 젊은 부자들』 김만기 저자 인터뷰
모형헬기를 만들다가 드론 개발로 방향을 돌려 전 세계 드론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DJI의 왕타오, 전 세계 10대들의 놀이터로 틱톡 광풍을 일으킨 바이트댄스의 장이밍, 중국 안면인식 기술의 선두주자 쾅스커지의 인치, 창업 3년 만에 나스닥에 상장해 더 유명해진 핀둬둬의 황정 등 현재 중국에서 성공한 젊은 부자들에게는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많다.
『중국의 젊은 부자들』에는 80년대생과 90년대생 부자들 13명의 성공 노하우가 담겨 있다. 그런데 이들 중에는 부모님의 도움을 받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중국투자전문가이자 성공한 사업가인 김만기 교수는 이 책을 통해서 왜 중국에는 유독 젊은 부자들이 많은지, 그들은 우리와 무엇이 다르기에 성공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한편, 중국의 젊은이들이 할 수 있으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시중에는 부자들이 되는 법에 대한 책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이 책이 다른 부자 관련 책들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이 책에서는 단순히 부자가 된 노하우만 찾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왜 창업을 했으며, 어떤 마인드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지,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으며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실현하는지 등 부자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중국의 많은 젊은 부자들 중에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을 선정한 이유가 있나요? 어떤 기준을 가지고 선정하셨나요?
중국에서는 2018년 기준 하루 1만 6000개 이상의 창업이 이루어지고, 그중 사흘에 한 개씩 10억 달러 가치의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고 있습니다. 젊은 부자들도 그만큼 많이 탄생하지요. 부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포브스(Forbes)』, 『포춘(Fortune)』과 같은 잡지사들은 젊은 부자를 거론할 때 40세 이하를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해당하는 연령대가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출생한 사람들이죠. 사실 중국에서 80년대생과 90년대생들은 소비 주체이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혁신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80년대와 90년대 출생자 중 자수성가형 기업가들을 뽑고, 그들 중 서로 다른 분야의 인물들을 선정했습니다.
이 책에는 총 13명의 젊은 부자들이 나옵니다. 이 중 특히 생각나는 사람을 한 사람을 꼽는다면 누구일까요? 그 사람이 왜 머릿속에 남으셨는지요?
13명 모두 자기만의 가치관이 뚜렷해 인물 하나하나 머릿속에 또렷하게 남습니다. 그래도 굳이 꼽자면 시차의 녜윈천입니다. 밀크티 카페 시장이 레드오션일 때 뛰어들어 지금은 중국에서 ‘차 업계의 스타벅스’로 불리는 시차(喜茶)를 만들어낸 인물이죠. 평범한 사람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가장 공감 가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에 충실하자는 그의 신념이 부의 원천이 되었는데, 이런 마인드는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지키기 어려운 가치관이죠. 1992년생 청년이 ‘진짜 밀크티를 만들어보겠다’는 일념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기본에 충실한 회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만 벌면 된다는 요즘 세상에 진정성을 가지고 정도를 걸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울림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중국의 젊은 부자들에 대한 가장 큰 편견과 오해는 뭘까요?
중국에서 사업에 성공했다고 하면 대단한 꽌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과거의 부자들이 꽌시에 많이 의존했다면, 지금의 젊은 부자들은 실력으로 승부합니다. 흔히 젊은 부자들이라고 하면 재벌 2세쯤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중국에는 흙수저 출신의 자수성가형 부자들이 훨씬 많습니다. 허름한 공부방에서 시작해 교육업계 최고의 부자가 된 사람도 있고, 후미진 골목에서 테이크아웃 매장 하나로 시작해 부자가 된 사람도 있습니다. 똑똑한 머리로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미국에서 유학해 첨단기술을 배우고 발전시켜 부자가 된 사람도 있고, 토종 국내파로 인공지능 검색기능 연구에 매달려 부자가 된 사람도 있습니다. 모두 부모나 집안 배경 없이 본인 스스로 개척해 부자가 된 경우입니다.
책을 쓰시면서 어떤 사람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셨나요?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 책을 처음 쓸 때는 젊은 청년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인사이트를 주고, 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청년들에게 ‘나도 하면 되겠네’라는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이 책에 나오는 중국의 젊은 부자들은 ‘혁신’적 사고로 기존의 시장 질서를 새롭게 재편하고, 중국을 넘어 세계를 향해 나아가면서 중국의 미래를 리드하고 있습니다. 이 점에서 기업가, 정책 입안자 등 다양한 사람들에게도 유익한 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산업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하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 중국 기업이 혁신하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은 위협받습니다. 따라서 중국 시장에서 기회를 엿보고, 세계무대에서 그들의 도전에 대응하고, 서로 협력 상생하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미래를 이끌고 나아갈 젊은 혁신가들의 사고방식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책의 부제가 ‘그들은 우리와 무엇이 다른가’인데, 교수님이 생각하시기에 그들은 우리와 무엇이 다른가요?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중국의 부자들은 인재 접근법, 회사 분위기, 사고의 유연성, 상호 윈윈하는 전략, 글로벌 지향 마인드 등등 우리와 다른 점이 너무 많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하면, 우리는 일반적으로 대기업과 같은 기존의 강자를 이길 수 없다고 단정하고 경쟁에서 이겨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젊은 부자들은 강자가 만들어 놓은 세상에 순응하기보다는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냅니다. 이런 사고방식은 빠르게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욱 필요한 덕목이라고 할 수 있죠.
외국인이 중국에 진출해서 성공하기는 힘들다고 합니다. 이 책에 보면 중국에서 성공한 외국인이 2명 나오는데, 우리나라 사람들도 가능성이 있나요?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러나 기존의 방식대로는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중국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부자들의 세대교체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고, 부자가 되는 방법도 변화하고 있지요. 중국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데 우리가 중국을 대하는 시각과 태도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중국에서 성공하기 더 쉬워진 측면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보이지 않는 꽌시의 작용이 컸다면, 지금은 책에 소개한 두 외국인처럼 온라인 활용 등 투명한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들이 이전보다 많아졌으니까요.
중국에 젊은 부자들이 많다는 것은 국가에서 정책으로 뒷받침을 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중국의 정책 중에 특이할 만한 것이 있나요?
몇 가지 정책만으로 중국의 젊은 부자들이 탄생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을 할 때만 해도 자본, 기술, 인재 아무것도 없는 나라였습니다.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여 돈을 벌어 세계 최대 외환 보유국이 되었고, 그 자본으로 해외 기업 M&A에 나서 기술력을 확보했죠.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글로벌 경제 위기로 중국은 수출에 큰 타격을 입었고, 이후 단순 제조업에서 첨단산업으로 산업구조 체질 개선에 나섰습니다.
그 과정에서 ‘인터넷 플러스’, ‘중국제조 2025’, 그리고 ‘천인 계획’, ‘만인 계획’을 통한 인재 영입과 더불어 ‘대중창업 만민혁신’이라는 구호 하에 창업이 경제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중국은 2049년 신중국 성립 100주년을 기점으로 미국을 능가하는 최첨단기술 강국이 되겠다는 장기적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데, 그걸 실현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젊은 혁신 인재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즉 국가의 장기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혁신 인재가 필요한 것이고, 모든 정책은 국가 혁신으로 귀결된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정부의 정책과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젊은 부자들이 탄생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김만기
중국투자전문가이자 성공한 사업가로서 최근에는 중국의 혁신기업과 유니콘 기업들을 연구 중이다. 한중수교 이후 첫 번째 한국인 유학생으로 중국과 인연을 맺은 그는 중국이 끊임없이 혁신하며 경제 강국, 테크 강국, 인재 강국으로 자리매김하여 G2 국가가 된 근원이 무엇인지, 우리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 그는 중국 베이징대학 학사, 영국 런던대학 석사, 한국외대 박사를 취득한 후 본격적으로 중국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헤럴드차이나 대표를 역임하고, ㈜랴오닝하이리더투자개발을 설립 및 사모펀드를 조성하여 중국 선양에 28층 쌍둥이 빌딩을 성공적으로 건립했다. 숙명여대 한중미래문화 최고경영자과정 지도교수를 거쳐 현재 숙명여대 중어중문학부 겸임교수 및 ㈜인사이드차이나와 ㈜퓨처잡의 대표를 맡고 있다.
박보현
박보현 박사는 숙명여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중국에서 김만기 박사를 만나 결혼 후 런던대학에서 같이 유학하고 한국외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학업뿐 아니라 사업, 강의, 집필 등 모든 활동을 함께하며 중국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중국 천재가 된 홍 대리 1, 2』(공저)가 있다.
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김만기, 박보현 저 | 앳워크
왜 중국에는 유독 젊은 부자들이 많은지, 그들은 우리와 무엇이 다르기에 성공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한편, 중국의 젊은이들이 할 수 있으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80년대생과 90년대생 부자들 13명의 성공 노하우가 담겨 있다. [도서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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